[독후감]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읽고(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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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어려운 요즘 사람들은 차라리 박정희가 다스리던 그 시절이 좋았노라고 이야기한다.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민주화의 과정도 경제성장보다는 중요치 않게 여기는 태도는 어쩌면 오늘날 이 땅에서 자행되고 있는 보편적인 인권에 대한 무관심과도 일맥상통하지 않나 싶다. 한국 국적을 가지지 않은 외국인 학생은 학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는 나라, 한국 핏줄을 가진 수많은 해외동포들을 스스로 저버린 대한민국. 그들에게 존재하는 것은 고귀한 자국의 문화가 변질되지 않고 그대로 후대로 전파되었으면 하는 이기심일까? 역사의 많은 과정에서 타 문화의 유입이 있었음을,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홀로 존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부인하면서까지 혼자만의 위대한 고립을 꿈꾸는 이유가 무엇일까?
파란눈을 가진 귀화인 박노자 그는 분명 흙내음 나는 한국 시골의 작은 길을 좋아했고, 아기자기한 산등성이를 즐겼으며, 이 땅에서 태어나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보다 한국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는 ‘우리’속에서 ‘나’를 잃고 생활하는, 보편적 인권보다도 우리 문화의 우월함 속에서 살고자 하는 대한민국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기 보다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직시하기를 바라고 있다. 어쩌면 이를 통해 그는 ‘당신들의 대한민국’이 아닌, ‘우리 모두의 대한민국’을 꿈꾸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비판으로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 책이다. 귀화 외국인의 모습에서 바라본 우리의 참모습 등을 엮었는데 읽으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한국인보다 더욱 더 우리말을 잘하는 외국인으로 알려져 있는 박노자 작가의 글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의 글 속에서 우리말 실력과 날카로운 논리는 강력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단어 하나하나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로 그의 문체는 나에게 강한 인상을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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