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물화, 정물들이 그려낸 화(話)의 향연 - 영화 <스틸라이프> 리뷰 (A+)

소개

지아장커 감독의 영화 <스틸라이프>에 대한 감상문(리뷰)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고통이 덕지덕지 묻은 공간에서 떠돌고 있는 이야기들은 시선을 멈추지 않으면 제대로 들여다볼 수 없다. 인물이 떠났음에도 그 빈자리를 조망하는 카메라의 시선이나, 주인공이 들어오기 전부터 촬영되고 있는 숏 등은 영화 중간중간 불청객처럼 끼어들어 그런 지아장커의 연민과 분노를 표현한다. 정물화처럼 멈춘 듯한 사건들은 결국 잊히지만, 적어도 오늘의 이 공간에는 과거와 미래에 우리가 지나쳤고 지나칠 삶들이 남아있을 거라고. 그 사실을 잊지 말고 함께 애도하고 곱씹으며, 그럼에도 나아가자고. 상처투성이 노동자들의 애환이 물처럼 흐르는 그곳에서.

< 중 략 >

그는 6세대 감독이자, 동시에 중국 내 상영금지 처분령이 떨어진 작품을 다수 보유한 감독이다. 예쁘기만 한 것들은 심심하다. 그렇기에 민낯의 중국은 오래도록 지아장커의 뮤즈일 것이다. 적어도 그의 눈에 비친 거대한 땅덩어리의 가장자리는, 아직 전혀 아름답지 않으니까.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