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의무화의 장점과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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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나는 생애 처음으로 투표를 해보았다. 부모님과 함께 가서 했는데, 지방선거였기 때문에 시장,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네 번을 투표해야했다. 후보자만 총 열 명이 넘었고, 가벼운 마음으로 투표소를 들렀던 나는 당연히 그들의 모든 공약을 다 알지 못했다. 결국 거의 찍다시피 투표를 마칠 수밖에 없었다. 어찌되었든 투표를 마치고 났는데 기분이 굉장히 묘했다. 이유는 두 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이제껏 내가 투표라는 행위를 너무 만만하게 보아왔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투표를 한다고 꼭 참정권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꼭 참정권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잘못된 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렇다면 후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바에야 차라리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까? 의무투표제를 실시하면 투표를 할 국민의 자유조차 억압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런 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우리 사회가 의무투표제를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하려한다. 투표를 한다고 꼭 참정권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과 의무투표제로 참정권 행사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 서로 모순되어 보인다는 사실을 잘 안다. 나는 의무선거제가 도입이 되고 이에 따라 투표율이 높아지게 되면 내가 겪은 문제들이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다 생각하기 때문에 이와 같이 주장한다.
일단 의무선거 도입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근본적인 문제점을 보자. 대체 투표율은 왜 낮아지는 것일까? 잔가지를 치고 보면 이유는 단 하나이다. 사람들이 투표를 하게 할 마땅한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본래 선거의 유인은 정책이 되어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내가 고른 사람이 선택되고 그 사람의 정책이 실현되어 내가, 나아가 우리 사회가 더 잘 살 것이라는 믿음이 선거를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그 믿음이 배신당하지 않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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