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여성 다시 읽기 - <조선의 여성 역사가 다시 말하다>를 읽고 -

목차

1. 들어가며
2. 어우동의 처벌과 남성의 배제
3. 여성의 역사는 여성의 삶을 변화시킨다
4. 마치며
5. 참고문헌

본문내용

내가 이전까지 알고 있었던 조선의 여성들은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열녀’였다. 남성에게 수동적인 여성, 유교적, 가부장적 덕목들을 체득하고 몸소 실천한 여성, 남편이 죽으면 따라 죽는 게 당연했던 여성, 정절을 지키는 게 목숨보다 중요했던 여성. 그 이름 ‘열녀’였다.
조선의 열녀들 때문에 내 삶이, 어머니와 할머니가 살아온 인생이 그런 줄로만 알았다. 나는 그동안 남성들이 작성한 열녀에 대한 기록만 보고, 그들을 판단해 왔던 것이었다. 나는 조선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도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책 속에서 만났던 조선의 여성들은 이전에 내가 알고 있던 조선 여성들과 사뭇 달랐다. 남성들이 기록 뒤에 숨기려고만 했었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기록 뒤에 진짜 사람이 있다. 사람이 없다면 역사는 있을 수 없다. 여성이 없었다면 역사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어딘가에서 본 글이 있다. 한 학생이 교수님께 “왜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지적으로 뛰어나다고 받아들여지느냐”고 물었고, 교수님은 “노벨상을 수상한 남성 5명과 여성 5명을 떠올려보라”고 했다. 이 일화는 우리가 왜 조선의 여성들을 발굴해내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우리는 왜 조선의 여성들을 열녀로밖에 기억하지 못하는가. 답은 우리가 아는 조선 여성은 열녀이기 때문이다. 다른 여성은 거의 알지 못한다. 우리는 훌륭한 ‘할아버지’들을 바라보면서 자랐고, 열녀와 현모양처인 ‘할머니’들을 바라보면서 자랐다.
책의 머리말에는 이런 글이 있다.
「어떤 기록도 과거의 사실을 완벽하게 재현해낼 수 없으며 역사가의 선택과 해석을 통해 부각될 뿐이다. 그래서 역사학은 결코 객관적인 학문이 아니다. 늘 역사가는 무엇을 또는 누구를, 왜,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지 ‘선택’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사실’이라 믿는 역사 안에는 사회 구성원 사이에 내재된 권력 관계가 반영되어 있다.」

참고자료

· 정해은, 『조선의 여성 역사가 다시 말하다』, 너머북수, 2013
· 박무영 김경미 조혜란, 『조선의 여성들, 부자유한 시대에 너무나 비범했던』, 돌베개, 2013
· 윤보라 임옥희 정희진 시우 루인 나라, 『여성 혐오가 어쨌다구?』, 현실문화, 2015
· Melissa Korn, “OECD 보고서 “여학생, 수학에서 남학생보다 여전히 뒤쳐져””, 월스트리트저널, 2015.03.09., http://kr.wsj.com/
· 김용래, “여교사에게 배운 여학생이 수학 성적 더 높아”, 연합뉴스, 2015.08.09., http://www.yonhapnews.co.kr/
· 김이진, “여학생은 수학에 약할까?”, EBS News, 2015.10.22., http://home.ebs.co.kr/ebsnews
· 이한기, “여성 수학자가 부족한 이유는 선생님 때문?”, 동아사이언스, 2015.02.17., http://www.dongascien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