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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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같은 책을 읽더라도, 어느 나이에 어떤 환경 속에 그 책을 접하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는 이 책을 누구나 그러하듯이 대학 입시를 앞둔 고교시절에 근현대 문학사의 대표 고전 한편으로 배웠더랬다.
우리나라의 근현대 문학 작품의 대다수가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군부 독재정권 하의 민주화 운동 등의 암울한 시대적 배경을 담았기에 어쩔 수 없는 암울함과 비장함 등이 배어있어서 재미로 읽기에는 숙연해져야 하는 마음의 부담감 때문에 지금도 쉽게 읽혀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 책의 제목은 심미적 관점에서도 전혀 매력이 없는 “난장이”가 등장하기에 더욱 그렇다. 단번에 난장이가 짊어진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
나이가 들면서 어렸을 때 권장도서로 추천 받았던 책을 뒤늦게 읽어보고 있지만, 소위 고전이라는 작품에는 문장 문장 행간에서 인간과 삶에 대한 작가의 애착과 성찰이 스물스물 배어나와 독자의 가슴속에 묵직하게 내리꽂히는 그 무언가가 있다. 이 작품 또한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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