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사회 논평

목차

1. 빨리, 오래 일하는 것이 미덕이 된 현실
2. 팔꿈치 사회가 만든 경쟁의 내면화
3. 공멸의 경쟁, 그리고 협동의 경쟁
4. 학교가 가르쳐야만 하는 것
5. 기업의 제도화된 무책임

본문내용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열심히 일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진다. 바로 ‘빨리빨리’문화와 ‘오래오래’노동의 뿌리가 사회의 밑바닥까지 내려져 모든 이가 당연하게 자신의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일한다. 이것이 해마다 한국에서 과로사로 쓰러져 사망한 사람들의 뉴스를 접하는 이유이다. 사람들이 이토록 길게 일하는 이유는 기업이 직면한 치열한 경쟁 압박이 개별 노동자들에게 그대로 전가되기 때문이다. 기업의 극심한 무한 경쟁이 노동자들에게도 생존의 두려움을 느끼게 만들고, 힘없는 노동자들은 결국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회는 빠르게 성과를 내고 많은 시간을 일하는 착실한 노동자를 칭찬하고 배울 점이 많은 인물로 치켜세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았을 때, 한국인들은 일중독증에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일에 대한 가치관에서도 심한 불균형을 드러낸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은 사람들에게 노동에 대한 가치관을 생각해 볼 여유조차 주지 않는다. 이제 돈의 논리가 삶의 논리를 대신하고, 마침내 삶 그 자체를 지배하게 되는 ‘경제와 사회의 이분법’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빨리, 오래 일하는 것이 과연 미덕인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내가 외국에 어학연수를 갔을 때,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이 무엇이든 빨리빨리 처리해 결과를 보려하는 태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급하게 행동할 때마다 그들은 과정이 더 중요한 것이며 여유를 가질 때 그 안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충고했었다. 성과주의에 빠져있던 내게 그러한 충고는 꽤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오래 일하는 우리의 끈기에 대해서는 칭찬했다. 당장 우리 아버지를 생각해보더라도 젊은 시절은 집에 있는 시간보다 회사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래서 학창시절 온 가족이 함께 식탁에서 밥을 먹은 적이 손에 꼽았다. 나는 학교에, 부모님은 회사에 묶여있었기 때문이다. 자라면서 오래 일하는 것이 꼭 좋은 성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님을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통해 배웠고, 노동의 시간이 인생 속에서 조화롭게 분배되었을 때 삶에 더욱 만족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