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 정복자 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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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륙 개척 시대 얘기를 예상하며 DVD를 집어 들었건만, 표지에 그려진 건 당혹스럽게도 때가 묻어 꼬질꼬질한 어린 아이와 노인의 얼굴이다. 그 밑에는 사람들이 농기구를 들고 결연한 표정을 짓고 있다.
어어? 농민 봉기에 관한 영화인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홀아비 라세 칼슨은 늦둥이 펠레와 함께 막 덴마크로 이민 온 스웨덴 노동자이다.
스웨덴은 1890년대에 들어서서야 산업혁명을 시작해 덴마크에게 경제의 여러 측면에서 뒤져 있었다는 사실이 이해를 돕는다. 라세 또한 새 땅에서는 열심히 일해 작은 집을 사고 일요일마다 커피를 마실 수 있을 거라는 소박한 꿈을 품고 건너왔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과 다르다. 항구는 이미 값싼 노동자를 찾는 노동주들과 몸만 믿고 건너온 이민자들의 흥정으로 시장바닥처럼 떠들썩하지만, 노동생산성으로 따질 때 ‘저품질’인 라세와 펠레는 냉대 당한다.
시장의 수요공급법칙에 따를 때 당연한 일이지만, ‘그곳에선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죠?’라는 펠레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 없음은 자명해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스톤 농장에 고용되지만 19세기 농장, 이곳의 노동현실은 현대의 그것과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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