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팔라닉 파이트클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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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한 남자가 자기 자신에게 총구를 겨눈 채 빈 빌딩 사무실 의자에 앉아있다.
그는 이중인격자다.
그에겐 자신에게 총을 겨누는 사람이 보인다.
이중인격이 남자에게 “이제 3분 남았어.”라고 조용히 말한다.
빌딩 지하에 설치해 둔 폭탄이 연쇄적으로 터져 궁극적으로는 국립 박물관을 부숴버리려는 계획이 3분 전이라는 말이다. 엽기적인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주인공이 자신의 이중인격을 없애버리기 위해 총을 입에 대고 쏜 것이다.
의도한 것인지 총알이 볼을 뚫고 나가게 해서 죽지는 않았다. 하지만 볼의 구멍을 막으며 커피를 마실 바에는 차라리 죽는 편이 낫다.
어떻게 자신의 입에다 대고 총을 쏠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이 장면은 읽을 때마다 너무 끔찍하다.
피가 솟는 볼의 구멍을 상상하니 내 입 안쪽이 따끔거려 오는 것 같다.
위 한 장면에서 볼 수 있듯 소설의 전체 내용은 극단적인 폭력과 파괴의 행위가 끝없이 이어진다. 위의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자 처음 장면이기도 하다.
빌딩 폭발 작전 중의 상황으로 금융회사의 빌딩을 전부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금융시장을 마비시켜서 문명을 다 파괴해버리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래서 911테러 이후 ‘척 팔라닉이 테러를 예언한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을 파괴하기위한 실제 테러리스트들과는 다르게 소설 속의 파괴는 ‘더 나은 세계로의 세로운 시작을 위한 것’이다.
이처럼 역설적인 철학을 담고 있는 발상은 내 뒷통수를 후려 치듯이 굉장히 기발하면서도 충격적이었다.
주인공은 굉장히 평범한 남자로 자신의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서 이중인격을 만들었다.
원하지 않는 것에 둘러쌓여서 완벽하게 보이지만 속은 텅 빈채로 살아가는 나를 벗어나기 위해서, 성장을 통해 새로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 스스로 이중인격을 선택한 것이다.
물론 의식은 알고있지 못했지만 말이다.
절실하게 세계에서 빠져나오기를 원하던 그는 결국 현실로부터 자신을 구원해 낸다.
직장에서 상사에게 치이고 아무런 즐거움도 없이 집에 와서 이케아 가구 전화구매로 텅 빈 마음을 달래던 과거의 자신을 벗어나게 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