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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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어렵다. 책을 읽어나가는 과정도, 다 읽고 책을 덮고 난 후에도 힘들었다. 머릿속의 뇌세포들이 레이저쇼를 할 때의 수많은 레이저처럼 엉켜있었다. 저자는 독자에게 수많은 물음과 사례를 던져줌으로써 의문의 해결을 명쾌하게 제시해 주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짐을 얹어주고 있다. 마이클 샌델의 엄청난 양의 정의에 관한 질문폭격으로 어쩌면 난 읽는 도중에 이미 심신이 넉다운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의 페이스에 말리게 된 것을 스스로 깨달은 나는 재무장하기위해 결국 두뇌를 닫아버렸다. 수면을 택한 것이다. 한 숨 푹 자고 난 뒤에 다시 읽어나가면 책과 내가 조금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었던 것이다. 깊게 자고 일어나서 다시 한 번 책을 두 손으로 잡아보았다. 일단 머릿속은 한층 맑아지고 개운해졌음을 느꼈다. 이만하면 내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조목조목 이해하면서 읽어나갈 수 있으리란 기대감을 품은 건 잘못이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처음에 고백했던 대로 최후의 작전으로 수면을 취해서 두뇌가 맑아진 상태에서 다시 읽어 나갔지만 힘든 건 그대로였다. 맑아진 좌뇌와 우뇌에 먹구름이 순식간에 드리워졌고 번개가 치는 것 마냥 머릿속이 찌릿찌릿했다. 읽는 도중에 수십 번씩 책을 내동댕이치고 뛰쳐나가고 싶을 만큼 너무나 답답했다.
이렇듯, 이 책이 나에게 어렵게 다가온 이유는 물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몇 가지만 이야기하자면, 우선 대사상가들의 이론이 쉴 틈을 주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등장한다. 벤담, 칸트, 로크, 루소, 홉스, 프리드만, 롤스, 아리스토텔레스 등등의 사상이 이 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쉽게 이해하고 싶은 생각자체가 욕심이 아닐까 판단된다. 두 번째 이유 또한 첫 번째 이유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겠는데, 정의를 각종 주의자들의 시선에서 다양하게 바라보는 것이 독자로 하여금 이해를 돕기 위한 취지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에겐 그것이 오히려 책을 읽어나감에 있어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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