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10편 분석레포트. 황인찬, 이영광, 문태준, 권혁웅, 나희덕 시 분석

소개

현대시 10편 분석레포트. 황인찬, 이영광, 문태준, 권혁웅, 나희덕 시 분석

목차

1. 황인찬, 유독
2. 황인찬, 나의 한국어 선생님
3. 이영광, 구름과 나
4. 이영광, 치매였을까
5. 문태준, 어머니는 찬 염주를 돌리며
6. 문태준, 옮겨가는 초원
7. 권혁웅, 호구
8. 권혁웅, 환절기
9. 나희덕, 식물적인 죽음
10. 나희덕, 어떤 나무의 말

본문내용

황인찬 시인이 20대 시인이라는 것을 놀라게 하는 작품 <유독>. 요새의 젊은 시인들의 시가 흔히 장황한 반면, 이 시는 최소한의 묘사 외에는 절제한다. 그의 시집 <구관조 씻기기>의 시들 대부분이 그러한 모습이었다. 일상을 서술하는 듯한 담백한 시구들이 이어진다. 그러나 <유독>이 시로써 내 눈에 몹시 뛰어나 보이는 이유는 그러한 담백한 시구들이 건조하지 않고 문장 사이사이에 이른바 ‘냄새’처럼 밴 정서가 몹시 서정적이고 철학적이기 때문이다. ‘꽃잎과 저녁이 뒤섞인, 냄새가 가득한 이곳’이라는 배경 설정은 아름답고 참 착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너’와 ‘냄새’ 사이에서의 관계와 정의에 대한 화자의 고찰 역시 철학적인 동시에 순수함을 자아내 시를 읽을수록 사랑하는 사람과 순수를 떠올리게 했다. 모던한 요즘의 시들 속 따뜻한 위로를 받은 것 같다.

<중 략>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어느 정도가 가장 이상적인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시 문태준의 <옮겨가는 초원>. 화자는 왜 굳이 언젠가 그리워할 ‘그대’와 자신 사이에 초원을 두려 하는 걸까. 사랑하는 ‘그대’라면 더 가까이 곁에 두고 싶은 걸 텐데. 나는 아직도 머리가 어려서 사랑하는 누군가라면 차라리 한 사람이고 싶을 때가 많다. 소유하는 사랑과 존재하는 사랑의 차이일 거라 생각은 한다. 다만 마음이 생각하는 대로 따라주는 게 아니라 철없이 사랑하는 내가 부끄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화자가 이야기하는 ‘그대’와 ‘나’ 사이의 초원이란 그렇게 멀기만 한 얘기가 아닐 것이다. 둘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것은 건널 수 없는 바다도 아니고, 황폐하게 말라붙은 모래먼지 부는 땅도 아니다. 둘 사이 가로놓인 것은 푸른, 생생한 초원이다. 서로의 저녁밥 짓는 연기는 멀찍이 보이는 거리. 그야말로 이상처럼 꿈꾸게 되는 성숙한 사랑이 저런 모습이 아닐까.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