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아리스토파네스의 '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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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을 가진 자는 다 행복하다.”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곡을 각색하여 연극으로 만든 ‘새’에 나오는 대사이다. 이 대사가 반복되어 나오면서 그 의미는 한층 더 심오해진다. 공사 현장에서 누군가 죽어나갈 때마저 ‘피스’는 이 구호를 반복해서 외친다. 행복을 말하는 구호가 속 빈 강정처럼 느껴지는 것은 실제로는 새들이 전혀 행복해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들의 현실이 우리의 현실과 겹쳐 보이는 것은 새들과 우리의 삶이 그다지 다르지 않은 탓일 것이다.
연극 ‘새’의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인 ‘피스’와 ‘에우’는 현실의 세계에 염증을 느끼고 그들이 꿈꾸는 나라를 찾아서 오디새에게 간다. 오디새는 그들이 꿈꾸는 것처럼 빚도 없고 아무 근심 걱정 없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라는 인간 세계에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자 피스는 새들의 나라를 세우는 건 어떠냐고 오디새에게 제안하고 이에 솔깃한 오디새는 다른 새들을 불러들인다. 다른 새들은 처음에는 인간인 피스와 에우를 죽이려고 하지만 새가 인간들과 신들의 조상이라는 피스의 꼬임에 넘어가 결국 희희낙락하며 새들의 나라인 ‘조국’을 건설하는 데에 앞장선다. 공사 과정에서 죽는 새까지 나오지만 ‘깃털을 가진 새는 다 행복하다’는 구호 아래에서 새들은 행복을 강요당한다. 피스는 점점 더 권력의 정점에 다가서게 된다. 성벽을 완공한 이후에 여신 이리스가 함부로 성벽을 지나쳐 가다가 걸려서 새들에게 모욕을 받기까지 한다. 신들은 인간들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져 제물을 받지 못하게 되자 결국 사절단을 보내 새들을 회유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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