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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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외면으로는 얼핏 불법적인 독재자의 말로나 한 이상적인 영웅의 출현에 의해서 삶의 질서가 개편되어 바로잡힌다는 지극히 세속적인 알레고리 소설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문열은 이 흔한 소재를 자신의 문학적 재능으로 전혀 새로운 형태로 바꿔 독자로 하여금 감동을 갖게 한다.
그것은 먼저 어린이 세계를 통해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작가가 의도적으로 어른 세계와 비유하고 있듯이 어른 세계, 즉 정치현실을 어린이 세계로 용해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비유적인 이해를 유도하여 인식의 폭을 넓히고 있다. 또한 독재자의 말로라는 도식적인 구조를 나레이터의 태도, 시각, 그리고 상황변화에 대한 독특한 해석 속에서 초등하교 교실이 한국 전체의 상황으로 확대되고, 엄석대의 일생이 한 정치사의 알레고리가 되어 단순한 도식성에서 벗어나게 된다.
따라서 작품의 중심은 권력의 본질과 붕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대응하는 나레이터와 행동과 의식변화에 있게 된다.
작품의 줄거리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진다. 첫째, 서울 출신으로 합리주의적 사고를 가진 '나'가 엄석대라는 독재자의 장악하에 있는 시골 학급으로 전학하면서 독재에 항거하는 나의 투쟁시기와 좌절, 둘째, 철저한 좌절 뒤에 독재자의 보호 속으로 내가 편입되어 가는 과정, 셋째, 새로운 담임 선생님의 출현에 의한 엄석대의 몰락과 나의 뜻밖의 대응자세.

이 소설은 자신만만한 합리주의자 '나' 한영태와 독재의 아성에서 마음껏 권력을 휘두르는 독재자 엄석대의 남에서 비롯된다. 자랑스레 다니던 서울의 명문 초등학교에서 볼품없는 시골 초등학교로 전학해 온 '나'는 기묘한 삶의 질서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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