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인간을 위한, 인간에 의한, 인간의 예술이다. 물론 다른 여타 예술들도 그 주체가 인간(人間)임에는 동일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 다른 도구나 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인간이 지닌 가장 직접적인 도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가장 인간적인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이때의 '가장 직접적인 도구'란 종이나 펜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言語)'를 지시한다. 언어는 우리의 일상을 구조 지워주는 가장 강력한 매개물이며 이데올로기의 산물이다. 우리는 언어를 떠날 수는 삶을 영위할 수 없으며, 인간이 사회적 동물로 문명을 이루어온 배경에는 언어라는 의사 표현의 수단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그리고 이 언어는 인종과 민족, 계급, 계층에 따라 수없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음악의 매개물인 '소리'나 회화의 매개물인 '그림', 조각의 매개물인 '조각'은 향유자가 어떠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가 와는 무관하게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공통된 매개물을 통해 예술로 표현하여 드러낸다. 그러나 언어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끊임없이 변천해 왔으며, 따라서 언어예술인 문학 역시 시공간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현현(顯現)할 수밖에 없다.
사회, 정치적 현상을 바탕으로 90년대 시의 전반적인 특징에 대해 조사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우선, 90년대는 이렇다 할 정치적인 큰 사건이 터지지도 않았고, 공산주의의 붕괴로 이데올로기 논쟁이 무의미해진 시대였기 때문에 정치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크게 두드러진 시가 없어 전반적인 사회적인 현상만을 가지고 시의 특징을 연구해야 했다. 또한, 80년대까지의 시문학계를 논한 글은 많지만 90년대를 지나온지 얼마 안되는 현 시점에서 90년대에 대한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에 대한 글은 찾기 힘들었다. 시의 특징상 분류도 평론가에 따라 제 멋대로인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세월이 많이 흐르면 90년대의 시문학 특징도 체계적인 정리가 이루어질 것이라 보지만, 지금 90년대 시를 논한다는 것은 좀 이른 감이 있다. 그런 이유로 조사한 내용이 뒤죽박죽이고 부실한 편이라도 교수님께서 많은 이해를 해 주셨으면 한다.
그래도 이런 조사가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90년대 시의 특징을 조사하면서 많은 시인과 많은 작품을 접하게 되었고, 가장 최근의 사례를 조사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 내용이 더 피부에 와 닿았으며 앞으로의 우리 시문학계에 대한 어떤 전망을 해 볼 수도 있었다. 이제 발표가 남았는데 반듯하게 잘 발표해서 훌륭한 수업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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