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사랑 글짓기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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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법정 스님의 수필을 묶어놓은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지난 뉴스에 법정스님 타계 이후 법정 스님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절판된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기 때문에 더욱 눈이 갔습니다. 그 중에 설해목이라는 생소한 제목의 짧은 수필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짧은 수필이여서 잠깐 소개하려고 합니다.
해가 저문 어느 날, 오막살이 토굴에 사는 노승 앞에 더벅머리 학생이 하나 찾아왔다. 아버지가 써준 편지를 꺼내면서 그는 사뭇 불안한 표정이었다.
사연인즉, 이 망나니를 학교에서고 집에서고 더 이상 손 댈수 없으니, 스님이 알아서 사람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물론 노승고 그의 아버지는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편지를 보고 난 노승은 아무런 말도 없이 몸소 후원에 나가 늦은 저녁을 지어왔다. 저녁을 먹인 뒤 발을 씻으라고 대야에 가득 더운 물을 떠다주는 것이었다. 이때 더벅머리의 눈에서는 주르륵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아까부터 훈계가 있으리라 은근히 기다려지기까지 했지만 스님은 한마디 말도 없이 시중만을 들어주는 데에 크게 감동한 것이었다. 훈계라면 진저리가 났을 것이다. 그에게는 백천마디 말보다는 따사로운 손길이 그리웠던 것이다.

<중 략>

나를 이렇게 변하게 해준 것은 성적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선생님의 따뜻한 배려의 말 한마디였습니다. 아무도 나의 편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 때 선생님의 말씀은 오아시스의 물한잔과도 같은 나의 시원한 생명수가 되었던 것이였습니다.
나는 제자입니다. 나는 그분의 제자입니다. 감히 제자라고 표현하기엔 너무도 부족하지만, 난 그분의 제자이고 싶습니다.
꽃피는 봄날, 개나리가 가득한 교정을 보고 있으면, 나를 아껴주셨던 OOO선생님이 생각납니다. 그분은 선생님이라기보다 나의 마음에 따뜻함을 선물로 주셨던 스승님이였습니다. 더벅머리의 학생에게 노승의 따뜻한 밥상과, 세족이 있었다면 나에겐 그 선생님의 따뜻한 전화 한통이 있었습니다. 지금에서 깨닫습니다. 놀라운 변화는 훈계와 회초리로 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말한마디라는 사실을 말이죠. 아마도 법정 스님께서 그런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싶어서 설해목이라는 수필을 쓰셨나 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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