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들의 도서관 시라노연애조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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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들의 도서관>>,
<<시라노 연애조작단>>
-독후감과 영화평-
1.
스포츠서울에서 축구기자를 하고 있는 이 군과 맥주를 마셨다. 최근에 우리는 간단한 알바를 함께 했다. 예전에 알게된 일본의 스포츠 잡지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에 대한 인터뷰를 부탁했는데, 이 군이 한글로 답을 적어주면 나는 그걸 영어로 바꾸고, 그걸 다시 일본 기자가 일본말로 바꾸는 작업이었다.
간단할 줄 알았던 번역에만 서너시간 이상 걸릴 정도로 생각보다 긴 작업이었지만 그만큼 보수가 짭짤했기 때문에 우리는 즐거웠다 (잡지사에서는 바라지도 않았는데 원래 주기로 했던 돈의 두 배를 주었다. 일본은 역시 잘사는 나라다). 알바비를 현금으로 인출해서 둘로 나누었고, 내 몫에서 조금 떼어 함께 생맥주를 마셨다. 우리가 공통으로 아는 또다른 친구가 하는 동네 술집에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 군과 내가 취향이 비슷한 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우리는 둘 다 30대 초반 싱글남이고, 둘 다 미니벨로를 가지고 있고, 전현직 축구기자들이며 특히 소설가 천명관을 좋아한다는 것이 그랬다. 요즘처럼 TV 드라마를 모르고서는 대화를 하기 힘든 시대에,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그것도 소설을 좋아하는 또래 남자를 발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그다지 유명하지도 않은 작가를 함께 좋아한다니!! 밍밍한 맥주 맛이 나쁘지 않았다.
나만큼이나 신이 난 이 군은 김중혁이라는 소설가의 <<악기들의 도서관>>이라는 책을 추천해주었다. 그 다음 날 술이 깰 무렵에 인터넷 서점에 주문해서 그 다음날 받아봤다. 기대했던 것 보다는 책이 작았다. 장편이라 생각했는데 단편집이었다. 아무래도 요새 세대들에게 어필하려면 분량도 짧고 쉽게 읽혀야 하나보다. 뭐 나도 두꺼운 책은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소설은 좋다. 너무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말장난과 유머에만 집중하는 이른바 인터넷 세대 작가는 아니다. 무엇보다 상상력이 상쾌하다. <<악기들의 도서관>>이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남미 작가 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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