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즈케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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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차즈케의 맛-
오즈와 노다 고고의 중년을 위한 멜로
`오즈는 결혼을 했던가?` `오즈가 몰래 결혼 생활을 했었던 걸까?`
유명 인사들의 비밀결혼으로 시끌해진 요즘이라 그런지,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오즈의 영화를 보면서 오즈가 미혼이었다는 사실이 자꾸만 의심이 갔다. 오차즈케의 맛은 이전의 영화들인 `청춘 남녀 결혼시키기` 라는 주제와는 조금 다른 결혼을 그리고 있는 영화였다. 이전까지는 청춘을 위한 멜로를 그렸다면 이 영화는 중년을 위한 멜로가 아닐까.
시종일관 나쁜 아내로 비춰졌던 타에코. 그녀는 잘나가는 기업의 부장급으로 일하는 능력 있는 남편 사다케의 부인이다. 맞선으로 만난 남편의 능력과 재력 덕에 그녀는 집 안에서 하녀를 둘씩이나 부리며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는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 마나님이시다. 친구들과 고급 담배를 피우며 온천 여행을 즐기고 남편에게 조카딸이 입원했다 거짓말하며 놀러 다니느라 바쁘지만 남편 사다케는 거짓말임이 뻔히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나무라거나 다그치지 않는다. 서로에게 무관심해 보이는 부부. 애뜻한 사랑은 고사하고 오랜 시간을 함께한 정이나 서로를 걱정하는 염려도 보이지 않는다.
오차즈케의 맛에서는 주인공 사다케와 타에코를 둘러 싼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 설정이 매우 구조적으로 탄탄했다. 주변 인물들의 상황 설정들을 주인공과 비교 혹은 대조할 수 있게 하는 여러 가지 장치를 통해 두 사람의 외로움이나 서로에 대한 감정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었다. 혼기가 찬 조카딸 세츠코는 자신의 집처럼 고모와 고모부인 사다케의 집에 자주 들이닥친다. 유일하게 그녀의 결혼 고민을 이해해주는 고모부와, 단호하게 그녀의 맞선을 주선하는 고모. 세츠코는 고모부의 흉을 시도 때도 없이 보는 고모를 보면서 자신을 꼭 정말로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맞선자리에도 당돌하게 나가지 않는다. 사다케와 타에코의 청춘을 들여다보게 하는 혹은, 그들이 돌아가고 싶은 그들의 처음 시작을 보여주는 세츠코의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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