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영화평

소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에 대한 다분히 주관적인 의견을 담은 비평문입니다. A+ 받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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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살인이 시작되었다. 이제 다시 혜원도 복남도 아닌 내가 되어 영화를 보자. 복남의 살인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영화는 전반부와 후반부 극명한 대비를 이루게 된다. 전반부에서 아주 자극적이고 잔인하고 분노를 치밀어 오르게 하는 장면들을 통해 왜 복남이 살인마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아주 분명한 이유를 제시해주었으니, 이제 후반부에서는 복남이 받은 바를 그대로 되돌려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인과관계가 매우 분명하지 않은가? 복남이 아주 잔인하게 낫을 휘두르는 통에 화면이 온통 새빨갛게 물들고 이제까지 그녀를 무시하고 착취해왔던 한 사람 한 사람이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복남과 한 몸이 되어 함께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다. 복남은 이제까지 너무나도 피해자였고, 복남의 난도질에 당한 이들은 이미 충분히 피해자가 될 자격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내 머릿속에 흘러들어와 지금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 너무나 통쾌하고 속이 시원해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내가 지금 이런 느낌을 가지다니 나 정말 미쳤나보다 싶다가도 벌벌 떨며 도망가는 섬 사람들이 전혀 불쌍하지 않고 소름끼치게 뻔뻔해 보였다. 또한 이러한 개인적인 감정들을 떠나 죽는 순간까지도 “이럴 땐 남자가 있어야 하는 법인데” 라며 복남을 무시하던 시고모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이런 쓰레기 같은 극단적인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로 인해 복남이 이제까지 당해왔던 남성들에 의한 갖가지 폭력 행위들이 조용히 정당화되어왔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