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보고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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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적 있던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라는 영화를 드디어 보게 되었다. 이 영화의 제목을 듣고서 옛날에 만들어 진 듯한 촌스러운 첫인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영화가 불과 3년 전인 2006년에 만들어졌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사실이었다. 교수님께서 이 영화를 보고나면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수학을 좋아하게 될 거라고 하셨다. 과연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라는 영화가 나에게도 그런 마법같은(?) 영향을 줄 수 있을 지 한껏 부푼 기대를 가지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는 맨 처음 물이 흘러가는 장면을 화면 가득 보여주었다. 영화볼 때에 내 버릇이 그런 느닷없는 장면이 나오면 꼭 감독의 의도를 알아내려고 하는 것인데, 이번에도 역시 내 버릇이 그 장면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일단은 영화의 마지막에 그 장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 다음 삐죽머리를 하고 있는 한 수학교사의 수업시간을 보여주었다. 그 수학교사는 여러 가지 수를 한자로 풀어서 설명하면서 예전 박사님과 함께했던 추억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본격적으로 ‘수식을 사랑하는 박사’가 등장했다. 박사는 옷에 메모지를 붙이고 다녔다. 그 옷이 마치 누더기 같이 보이기도 했다. 그 메모지 중 하나에 적힌 말. ‘내 기억은 80분만 지속된다.’ 박사의 깡마른 몸, 얼굴에 깊은 주름들을 보니 왠지 마음이 짠해졌다.
‘자네는 발사이즈가 몇인가?’
‘네? 저는... 24요.’
박사는 처음만난 가정부의 발 사이즈를 대뜸 물었다. 영화를 보고 난지 한참이 지난 지금도 가정부의 발 사이즈만큼은 잊혀지지 않는다. 박사가 수없이 되묻고 가정부가 수없이 대답한 탓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도 24는 4의 계승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소에 별 의미 없이 지나칠 수 있는 숫자인 24를 보고서 박사는 엄청난 숫자라며 감탄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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