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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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어느 여름. 서점의 책꽂이에서 색 바란 한복을 고이 입은, 그림이었지만 너무 생생하게 다가오는 가녀린 눈빛을 가진 여인이 있는 책의 표지를 보게 되었다. 책 제목은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 알 수 없는 호기심에 책을 샀다. 장편소설이라고 써져있는 겉표지를 보고 조선시대에 남녀에 관한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를 기대하며 무심코 책의 첫 페이지를 넘겼다. 책은 내가 생각한 내용과는 전혀 달랐다. 책은 일본의 무력침략으로 인해 강제병합 당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옹주로 태어난 여인에 대한 사무치도록 슬프고, 참담하며, 비극적인 일대기였다. 고종황제가 독살로 승하한 뒤 옹주의 인생은 서서히 비극으로 치닫는다. 강제로 일본에 볼모로 보내지고 머나먼 이국땅에서 일본이들에게 온갖 멸시와 괄시를 받으며 지내던 옹주는 언제 독살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살았다. 일본으로 건너간 옹주의 삶은 끝없는 비극의 연속이었다. 사랑하지도 않았던, 원수나 다름 없었던 일본남자와의 강제적인 결혼, 자신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믿었던 딸아이의 배신, 감옥 같이 쇠창살이 들창을 막고 있는 음산한 공기가 떠도는 정신병원에서의 15년간의 감금생활 그리고 하나 뿐인 딸아이의 자살. 해방되었지만 왕정복고를 두려워한 정부는 그녀를 외면했고 그토록 사랑했던 조국으로부터 버림 받은 옹주는 해방된 후 20년 가까이 되어서야 김을한 이라는 기자의 노력에 의해 고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그녀의 생애는 비참하게 버려졌다. 한나라의 황녀로서도 여인으로서도. 37년의 기나긴 방랑 생활을 한 옹주는 결국 그토록 그리고 바라고 원했던 조국ㅇ서 눈을 감았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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