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학습하기

소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어 학습에 대한 어려움과
그것을 철학적으로 극복할 수 있음을 서술한 리포트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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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좀 불어같이 발음해 보세요. 어, 뭐랄까... ‘나는 절대로 불어를 안 할 거야!’ 이렇게 결심한 사람처럼 그게 뭡니까?”
나는 선생님을 따라 하하하 웃었다. 속으로는 피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내 두 번째 불어 선생님은 정말로 좋은 분이었다. 칭찬할 거리가 있으면 남김없이 해 준다는 점이 특히 그랬다. 하지만 이 장점은 지적할 거리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어서 가끔씩 나를 울적하게 하곤 했다. 물론 나는 상상력이 아주 없는 편은 아니니까, 프랑스에서 수 해 동안 유학한 사람에게 내 발음이 어떻게 들리는지 쯤은 그럭저럭 짐작할 수 있다. 교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도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꼭 저렇게 다른 학생들 앞에서 남김없이 꼬집어야 하는 걸까? 불어의 r발음 같은 건 한국어에도 영어에도 없는데 좀 이해해주면 안 되는 걸까? 무엇보다, 돈 주고 시간 들여 배우러 온 건데 ‘절대로 불어를 안 할 거야!’ 따위의 결심을 할 리가 없지 않은가! 계속 이런 식이라면 나는 확신할 수밖에 없다. 외국어를 가르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금붕어 비슷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어서, 처음에 자신이 고생했던 기억은 싹 다 잊어버린 채로 초심자들을 들볶기 마련이라고.
영어를 시작으로 외국어를 배운 지 십 오년쯤 되었다. 꾸준히 해왔던 것도 있고, 중간 중간 공백이 있었던 것도 있고, 최근에 새로 배우기 시작한 것도 있다. 재미가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힘들었던 기억이 더 많이 남았다. 어렸을 때부터 또래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지나치던 선생님의 핀잔이나 지적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는 했기 때문이다. 일단 위의 일화부터가 두 달 전의 일이지만, 전부 기억해 내서는 차근차근 곱씹으며 적어 내려가고 있지 않은가. 외국어 학습이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이루어진다고 가정한다면, 이런 성격은 단번에 부적합 판정을 받을지 모른다. 학습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하기에는 지나치게 실수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데 있어서도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배우는 데도 제법 고통이 따를 것이 분명하다. 나 자신만 하더라도 퍽 많은 상처를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째서 익숙하지도 않은 발음에 고생해 가며 굳이 외국어를 배우려고 하는 것일까? 있는 둥 마는 둥 했던 자존심의 존재를 확인해 가면서?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