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탈송전탑/탈핵 운동 주체로서의 ‘여성’ - ‘밀양 할매’와 ‘여성 연대(the female solidarity)’ (A study on the representation of women as subjects of the movement against the installation of a transmission tower (765kV) in Miryang: the "old women of Miryang" and "female solidarity")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 수록지 정보 : 동방학지 / 182호 / 123 ~ 164페이지
· 저자명 : 김영희

초록

‘밀양 할매’는 밀양 지역에서 전개된 탈송전탑, 탈핵 운동의 주체인 고령의 여성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탈송전탑, 탈핵 운동에 참여한 ‘할머니’들을 가리키는 말에 머물지 않는다. 이 말은 밀양 지역의 ‘할머니’들과 함께 하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 ‘여성’ 연대자들을 아우르는 표현이며,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과 탈핵 운동 과정에서 형성된 ‘여성 연대(female solidarity)’를 상징하는 말이다. ‘밀양 할매’는 공적 담론의 장에서 배제되었지만 스스로 사회정치적 발언의 ‘장소’를 만들었으며, 그 장소를 지켜왔을 뿐 아니라 점점 더 크게 확장해 왔다.
‘밀양 할매’의 구술 발화가 그 어떤 구술 서사들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은 배제된 주변부에 머물러 소외감과 위축감에 젖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저항 운동 속에서 대안적 담론장을 만들고, 그 속에서 스스로 발언하고 행동하며 사회적 주체로서의 자긍심과 자존감을 일구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담론장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 바로 ‘여성 연대’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밀양 할매’로 표상된 여성 연대는 상호 주체성과 상호 지지(empowerment)를 구현하는 동시에 ‘여성’이라는 젠더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사회적 주체로 거듭나는 탈규범(de-normalization)과 재사회화(re-socialization)의 징후를 보여준다.
이 글은 사회적 담론의 장이 권력 관계와 위계 구조에 따라 비대칭적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논증하고, 이 비대칭적 담론장에서 소외되고 배제되었던 ‘여성’들이 사회적 연대(solidarity)를 통해 한편으로는 자본과 권력이 결합한 폭력적인 사회 구조와 산업 시스템에 저항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규범화된 젠더 역할에서 벗어나 사회 문제의 주도적 해결자이자 사회 운동의 핵심 주체로 자기 정체성을 재기술한 실천적 장면들을 구술 서사(oral narrative)를 통해 드러낸다.

영어초록

A movement to oppose the construction of a transmission tower has been ongoing for the past 13 years in Miryang. The participants in the movement are mostly women. Although their tents were broken in June 2014, their resistance has been continuous, and it has evolved into a movement against nuclear power plants. This paper is based on oral narratives obtained through interviews of the old women of Miryang and of the women who are solidary with them.
The women participating in the movement are referred to as “Miryang Halmae (“the old women of Miryang”), a nickname that symbolizes “female solidarity.” The solidarity between women is based on an intersubjectivity that allows them to empower one another. Through female solidarity, women have grown to become the resolvers of social problems, and have revealed themselves as leaders of the resistance rather than victims of violence. In fact, although the discursive field of societal discourse is inclinatory and asymmetric against local old women and women in general, they have overcome the imbalance in the field and have created a social place where they are able to make their own political statements.
The “Miryang Halmae” have been politically alienated, and have played the roles of house wives or mothers. However, through this movement, they have become agents who solve social problems as main actors in society, and not as women complying with the norms of gender roles. In this context, “Miryang Halmae” has become a symbol of women’s solidarity, conveying the sense of the de-normalization and re-socialization of the women participating in the movement.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