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 하나의 사건과 두 가지 재현 —거창사건의 기억과 문화적 재현과정— (State violence, One Incident and the Representation of Two Types —focused on momory and cultural representation process of Geochang Massacre)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 수록지 정보 : 민주주의와 인권 / 9권 / 1호 / 27 ~ 63페이지
· 저자명 : 김기곤

초록

이 연구는 국가폭력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지역공동체가 이를 어떻게 기억하고 어떤 방식으로 재현하는가를 살펴본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피기 위해 기억의 준거로 거창사건을 삼았다. 재현주체로는 거창유족회와 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를 설정했다. 이 두 주체의 재현활동을 통해 지역단위에서 국가폭력이 재현되는 양상을 밝혀보고자 한다. 재현체계의 의미, 재현을 규정짓는 구조적 요인 등은 국가폭력을 둘러싼 재현의 정치사회적 지형을 파악하고, 재현주체들의 분화와 연대의 동학을 가늠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유족회는 자신들이 겪은 내적 상처와 고통을 통해 거창사건을 기억하고자 한다. 이들의 공간적 재현물인 추모공원은 사실적 내러티브를 통해 거창사건의 객관적 실체와 공식적 기억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또한 각종 상징물을 통해 거창사건은 용서와 화해의 과정을 거쳤고, 새로운 의미화 작업은 종료되었음을 명시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재현체계 속에서 유족회는 희생-고통-추모라는 동일계열의 의미망에 갇혀, 물질적 보상이라는 현실적 이해를 중요시 하고 있다. 반면, 예술제위원회는 거창사건의 기억을 현재화하기 위해 사건의 의미를 평화와 인권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들은 매년 다양한 문화적 재현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거창사건이 공식적 기억에 제약되지 않고 현재의 지평 속에서 제도화된 기억과 다른 새로운 차이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한다. 유족회와 예술제위원회의 재현방식의 차이는 갈등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두 조직이 서로 다른 구성 과정, 활동 경험, 이념적 지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재현주체들 사이의 협력과 연대는 선택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유족회와 예술제위원회 사이의 갈등은 지역공동체의 보수적인 정치적 분위기와 연계되어 있다. 유족회의 재현활동을 지지하고, 예술제위원회의 재현활동을 반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거창사건의 기억과 재현은 지역공동체의 정치적 환경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국가폭력이 재현되는 일반적인 원리와 그것을 규정짓는 요인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는 지역의 정치환경 뿐만 아니라 재현주체들의 성격과 이념, 재현에 관한 문화적․기술적 역량, 지역공동체 구성원들의 동의 수준 등을 보다 면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영어초록

This study shows the memory and the representation about how the local community experienced state violence directly or indirectly. For the study, we take Geochang Massacre as example. The subjects of representation set Geochang are Bereaved Family Committee(GBFC) and Geochang Peace and Human Rights Art Festival Commission( GPHRAFC). Through their representations, we intend to show the aspects of state violence represented by the local community. The meanings and the fundamental factors of representation reveal the political-social conditions in state violence, the division of subjects, and mechanism of solidarity.
The summary of this study is as follows. GBFC wants to memorize the incident by their inner emotional injuries and sufferings. At the Memorial Park, we can observe the objective facts and official memories of the incident with realistic narratives. Also, various symbolic objects means that the incident went through the process of forgiveness and reconciliation, that the new sights of the incident are finished. In all these representations, GBFC is caught by the single concept of sacrifice-suffering-memory and emphasizes on the realistic financial compensation. On the contrary, to awaken the memory, GPHRAFC wants to extend the meaning of the incident to peace and human rights. Every year, they do many kinds of cultural events. They hope that the incident is not limited by the formal memory and do make differences according to contemporary sights. The differences between the two groups sometimes lead to the form of conflict. That's because their organizations, fields of working, and ideal purposes are different each other. As a result, the cooperation and solidarity by the two groups are restricted and optional. Also the conflict is related to the conservative atmosphere of the local community. It's obvious that they are for the representation of GBFC and against that of GPHRAFC. It seems that the memory and the representation of Geochang Massacre are closely related to the political view of the local community. However, to reveal the general principles and factors of representing state violence specifically, we need to analyze the local political environment, the character and ideal of the subjects of representation, cultural and technical ability of representation, and the views of community,and so on.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