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선, 키니네, 기관총으로 본 『과학기술과 제국주의』. 다른 역사가들이 이미 탐구해 온 요인들에 ‘기술’이라는 면을 덧붙임으로써 제국주의라는 주제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중국에서의 네메시스 호, 19세기 초의 무기와 식민지 전쟁, 무기 격차와 충돌, 인도의 철도, 효율적인 증기선으...
가난한 나라는 언제부터 가난해졌고, 왜 여전히 가난한가? 제국주의와 세계화가 만든 불평등한 세계의 구조를 연대기적으로 파헤친다. 아침에 먹은 신선한 바나나, 출근하며 마신 향긋한 커피, 오후에 즐기는 달콤한 초콜릿, 저녁으로 먹은 칵테일 새우, 이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것들에 숨겨진 빈곤의 역사를 알고 있는가?
막대한 다이아몬드 광산을 가졌음에도 기업의 눈치를 보며 몰래 다이아몬드를 팔아야 하는 짐바브웨, 콜탄으로 인해 내전이 지속되는 콩고민주공화국, 세계1위 카카오 생산국이지만 자국민은 굶주리는 코트디부아르, IMF의 잘못된 권고로 대량학살이 발생한 르완다, 다국적기업의 콜센터에서 일하는 필리핀 사람들, 새우양식을 위해 자신들의 삶터를 파괴해야 하는 맹그로브 숲 주민들.
이 책은 풍성하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가난한 나라가 처한 빈곤의 속성을 켜켜이 파헤치고 있으며, 제국주의의 식민정책과 지금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이 어떻게 빈곤을 확대 재생산하고 고착화했는가를 연대기적 맥락에서 선명하게 보여준다.
왜 가난한 나라는 계속해서 가난할 수밖에 없는가를 역사적으로 추적하는 과정에서 세계경제 체제의 불공정하고 불균형적인 단면을 면밀하게 살펴보게 되고, 그렇게 함으로써 국가간 빈곤 문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해준다. 아울러 약자를 배려하는 도시 쿠리치바, 연대와 협력을 통해 점차 빈곤에서 벗어나는 볼리비아의 이야기를 통해, 가난한 나라 스스로 진정한 대안을 찾아가는 희망 섞인 전망을 전해준다.
‘쇼와 연구의 일인자’ 호사카 마사야스의 쇼와 연구 결정판!
A급 전범 등 일본 군부의 주요 인사들을 독자적으로 인터뷰, 취재하고 태평양전쟁 관계자들의 증언을 기록해 일본 근대사의 실증적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 호사카 마사야스는 일본제국 육군을 연구하지 않으면 왜 일본이 철저히 무모한 전쟁으로 치달았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쇼와 육군의 병리적 체질이란 관점에서 그 조직과 그들의 역사에 새겨넣은 만행들을 철저히 검증해나간다.
쇼와 육군의 퇴폐적 부분을 고발하는 병사들이 많은 것은 “이 전쟁이 너무도 더러웠”기 때문이다. 고참병 중에는 ‘살인의 프로’, ‘도둑질의 프로’, ‘방화의 프로’를 자칭하는 자들까지 나타났다. 그리고 태평양전쟁의 모든 결론은 그때그때의 선택지 중에서 최악의 선택을 한 결과물이었다. 이 책은 허술하게 쌓아올린 목재 더미 같은 쇼와 육군의 핵심 조직을 해부할 뿐만 아니라, 부사관과 일반 사병들의 눈빛, 손짓, 목소리 하나하나까지 담아내고 있다.
2008년 개정판을 통해 지루는 우리의 일상을 규정하고 규제하는 원리로서의 신자유주의의 정체를 분명히 밝히는 가운데 어떻게 하면 신자유주의의 해악을 막고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극복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신자유주의에 저항하고 도전할 수 있을 때 민주주의의 미래가 담보될 수 있으며...
지구 위기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탐구
아미타브 고시는 《대혼란의 시대》의 야심 찬 후속작 《육두구의 저주》에서 오늘날 기후 위기의 기원을 인간의 삶과 자연환경에 대한 서구 제국주의의 폭력적 착취에서 찾는다. 역사·에세이·증언·논쟁을 아우른 강력한 이 책에서, 저자는 오늘날 지구 위기의 뿌리를 찾기 위해 신대륙 발견과 인도양 항해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러한 여정을 거치면서 그는 오늘날 기후 변화의 역학이 서구 식민주의가 구축한 수백 년 역사의 지정학적 질서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육두구 이야기는 저자의 작가적 상상력에 힘입어 환경 위기에 대한 은유로 거듭난다. 그는 육두구의 역사를 통해 인류 역사가 언제나 향신료, 차, 사탕수수, 아편, 화석 연료 같은 지구 물질과 얽혀왔음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백인의 역사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적 부를 쥐어짜는 기계에 필요한 자원을 추출하고 통제하기 위해 ‘권리를 박탈당한 자들’을 착취하는 소수 특권층의 역사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을 위해 책 앞머리에서 1621년 인도네시아 반다제도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그 사건이 일어난 것은 반다제도가 1600년대에 세계를 반쯤 미치게 만든 향신료인 육두구의 유일한 생산지였기 때문인데, 그 악마적 사건은 이어지는 수백 년 동안 지배적 세계 질서로 부상하는 유럽 식민주의의 전조였다. 저자는 오로지 기업적 이윤에만 사로잡혀서 지구를 정복하고 재형성하려는 인류의 발자취에 내재된 욕망과 탐욕을 발가벗긴다. 또한 식민주의, 토착민과 원주민에 대한 제노사이드, 노예제, 인종 차별적 자본주의 같은 더 큰 주제로 나아간다. 그러면서 그것들이 결국 오늘의 기후 위기로 귀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가 한창이던 와중에 책을 집필한 고시는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식민주의 역사와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보는 심각한 불평등을 연결 짓는 식으로 여러 역사 이야기를 다룬다. 저자는 세계 석유 무역사, 이주 위기, 전 세계 원주민 공동체의 애니미즘적 영성 등에 대한 논의를 아우름으로써 서구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인류 역사가 비인간 힘들에 의해 형성되는 놀라운 방식에 대해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