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의 두 번째 이야기.필사에 중점을 두었던 전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에 비해 읽을거리와 쓸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더해 더욱 새로워진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플러스』가 출간되었다. 감성적인 디자인과...
현대 사회는 쉼 없이 정보를 소비하고 감정을 소모하도록 강요하는 거대한 흐름과 같다. 우리는 수많은 글자를 눈으로 훑어 내리지만, 그 의미를 온전히 마음에 새길 여유를 잃어버린 채 살아간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한 권의 책이 우리에게 건네는 제안은 단순한 읽기를 넘어선다. 그것은 잠시 멈추어 서서, 언어를 눈이 아닌 손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호흡하라는 조용한 초대다. 김용택 시인이 엮은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단순한 시 모음집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가 시의 일부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책이다. 이 책의 본질은 필사라는 아날로그적 행위를 통해 흩어진 마음을 모으고, 타인의 아름다운 문장을 빌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데 있다.
책의 구성 자체는 지극히 단순하다. 한쪽에는 시 한 편이 자리하고, 다른 한쪽에는 독자가 그 시를 따라 쓸 수 있는 빈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비어 있음은 이 책이 독자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그것은 속도가 아니라 깊이를, 소유가 아니라 체화를 지향한다. 눈으로 읽는 행위가 지식과 정보를 머리에 채우는 과정이라면, 손으로 쓰는 행위는 언어의 감각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눌러 쓰는 동안 우리는 시인의 호흡을 느끼고, 단어의 무게를 실감하며, 문장이 품은 온도를 체감한다. 이 느리고 고요한 과정 속에서 복잡했던 머릿속은 차분히 가라앉고, 메마른 감정은 서서히 촉촉해진다. 이 책은 우리에게 잃어버렸던 감각을 되찾아주며, 언어가 지닌 치유의 힘을 다시금 믿게 만든다.
책을 읽을 때 종종 필사를 하곤 한다. 오랫동안 필사를 많이 한 경험 덕에 필사에 대한 거부감은 별로 없다. 공부할 때나 책 읽을 때 집중이 안 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필사를 해왔다. 한 글자씩 쓰다보면 어느 새 추상적인 내용이 구체적으로 의미가 쉽게 이해되었다.
이 책은 김용택 시인이 선별한 101편의 시와 자신의 시 10편을 더해 독자도 함께 필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엮었다. 왼쪽 페이지에 있는 시를 필사할 수 있도록 오른쪽 페이지는 여백으로 남겨두었다.
'바람의 노래를 들을 것이다, 울고 왔다 웃고 있을 인생과 웃고 왔다 울고 갔을 인생을',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멈추고 눈을 감고' 등 시 제목만 읽어도 충분히 감성이 자극될 정도로 저자가 시들을 잘 선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