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분석는 이와이 슈운지 감독 특유의 영상미로 가득찬 영화이다.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과감한 클로즈업 이 돋보이는 영화 는 마치 한편의 동화를 보는 듯하다. 영화에서 나카야마 미호가 회상하는 중학시절 일화들은 푸근한 웃음을 자아내는 영화의 핵심이다. 이름이 같아서 겪는 갖가지 해프닝과, 퉁명스러움 뒤에 감춘 소년의 짝사랑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감독 이와이 슈운지는 훌륭한 영상연출가이다. 그의 감각적 영상은 눈물이 시릴만큼 아름답다. 하지만 이와이 슈운지는 영상 스타일리스트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러브레터>는 다분히 신세대의 감각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 순정만화적 감수성을 억지로 현실과 연결시키려 하지도 않는다. 현실감을 살짝 비켜 가면서 다소 신비감마저 느껴지는 스토리를 유감없이 영상에 담고 있다. 그것은 일본 신세대들의 현실도피적인 성향과 매우 맞아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본다. 특정 집단의 감각, 특히 영상 속에 이리저리 배열해놓은 소품같은 배경들을 통해서 시각적 감성에 호소하는 것이 뮤직비디오나 CF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러브레터>는 순정 만화 같은 스토리도 훌륭하지만 영상을 빼놓고는 말하기 힘들다. 이와이 슈운지가 내용과 영상을 접목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는다.그러나 영상속에 스토리가 녹여지고 서로 엉켜서 영상이 또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지고 있다기 보다는 예쁜 영상 옆에 신비한 스토리가 나란히 붙어 있는 것 같다. 영상과 스토리에서 일어나는 시너지 효과도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의 영상만을 가지고 얘기하자면, 우선 감탄부터 나온다. 그만큼 의 영상은 앞서 얘기한데로 눈시울이 뜨거워질 정도로 아름답다. 한마디로 영화 의 영상은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을 만큼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우리는 눈을 보면 순수한 이미지를 곧잘 떠올립니다. <러브레터>에서는 눈 내리는 배경이 무수히 등장합니다. 그것은 순정 만화처럼 만든 스토리와 유일하게 부합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순정 만화같은 스토리보다는 눈의 순수한 이미지만 우리는 보게 된다.. 그 이미지를 통해서 그저 스토리를 느끼게 될 뿐,그것으로 인해 새로운 스토리가 형성되지는 않는다. 이러한 이미지의 영화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 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에서는 녹색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 녹색의 이미지는 희망과 영원한 생명을 상징한다고 한다. 우리는 이 영화에서 기네스 팰트로의 녹색 옷과 그리고 배경의 녹색이미지에서 사랑의 풋풋함 등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러브레터>의 하얀색 이미지에서는 그저 기계적으로 받아들이는 순수의 이미지 외에는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 '붉은 수수밭' 작품분석'붉은 수수밭'의 감독 장이모우는 첸카이거와 함께 대표적인 중국 5세대 감독으로 꼽힌다. 그러나 문화혁명 세대의 감수성과 그것의 변증법적 발전으로 이루어진 자기 반성과 철저한 작가정신으로 5세대 감독으로 머물지 않고, 6세대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손자가 말해주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물론 다 믿을 것은 못되지만, 그래도 삼대를 거쳐 전해 내려온 전설 같은 사실에 외적의 침입과 영웅담, 사랑, 그리고 수수 따위를 겹겹이 엮어 만든 영화가 바로 '붉은 수수밭'이다. 모옌이 쓴 원작 소설이 무궁한 서정과 바람 부는 수수밭 사이에서 일어나는 인간들의 원색적인 역자의 표현처럼 산동의 순종 인간들의 이야기로 처음과 끝을 이루었다고 한다면, 영화는 그 서정성이 붉은 색으로 표현되면서 사건이 펼쳐진다. 또 소설은 과거의 회상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기 때문에, 유의하지 않으면 그 줄거리를 놓치지 쉽지만, 영화는 전체 줄거리를 엄격한 시간의 흐름 속에 펼쳐 놓고 있기 때문에, 쉽게 그 핵심을 포착할 수 있다.이 영화에서 장이모우 감독은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고 신성시 여긴다는 붉은 색을 작품의 배경색으로 선택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화면 전체를 물들이고 잇는 붉은 색은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붉은 색이 사랑, 노동, 투쟁을 복합적으로 상징하는 언어라고 보기도 하지만 독자와 관객들의 생각에 따라 의미는 다양해진다.술은 흔히 중국인들에게 시적이며 낭만적이니 이미지로 비추어 진다. 이 작품에서도 고량주는 조부의 낭만적이고 남성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모티브로 작용하며, 봉건적 증후군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사회적 변역과 이탈의 징조,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나타내며, 병균을 물리치는 약의 역할과 일본군에 맞서는 폭탄의 역할까지도 한다. 즉, 고량주는 정열과 낭만, 생산, 활력, 단결, 의리의 상징이다.수수는 고량주의 원료이자 산둥 지방 사람들의 주식량이다. 이 작품 전체의 배경이 되는 수수밭은 쥬알과 위잔아오가 진정으로 해방을 맞이한 곳이며 루어한이 먼저 도피처로 생각한 곳으로서 임시 도피처 역할을 한다. 항일전쟁시 일본군이 이 마을 상징인 수수밭을 깔아뭉개는 것은 그들의 침략의 야만성을 상징하고 중국인의 저항의지를 꺾기 위함이다. 또한 일본군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맞이한 곳이기도 하다.이 영화에서 나타나는 쥬알의 여성상을 보면 쥬알은 한마다로 전통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나 있다. 나귀 한 마리에 팔려 가는 쥬알만 본다면 가부장제하의 다른 여성들과 별다를 바가 없다고 보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영화 속에서 그려지고 있는 쥬알은 의존적이며 남성의 권위에 복종하는 무능력한 여성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여성이다. 도적을 만난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대처하는 모습, 양조장 주인이 죽은 뒤 양조장 운영을 책임지는 가장의 역할, 나아가 일본 제국주의에 반대하여 그 세력에 저항하는 무리들을 이끌어 나가는 지도자의 역할까지 쥬알을 능동적이며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고 있다. 장이모우 감독은 영화 속의 쥬알을 통해 봉건적 예속에서 탈피한 진보적이며 능동적인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영화 속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상징들을 알아보자. 먼저 석문을 보면 단조로운 풍경을 차단하고 새로운 지평선 제시하고 있다. 흔들리는 수수밭은 영화 전편에 걸쳐 구속과 속박 그리고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나타내며, 일본군과의 싸움은 중국 해방 및 제국주의 세력의 종말 상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개기일식은 마오쩌뚱의 지배를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