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가정폭력에 대한 이해一. 서론폭력 없는 평화로운 사회, 이것이 모든 인류가 추구하는 이상향이다. 그러나 폭력은 없어지지 않고 계속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사사로운 대인관계에서의 폭력에서부터 가정폭력, 학교폭력, 나가서는 강간, 강도, 살인과 같은 폭력범죄 그리고 더 나가서는 집단폭력, 조직폭력, 사회폭력, 정치폭력 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 우리들의 실정이다.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가정폭력이 크나큰 사회적 쟁점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여러 가지의 폭력범죄중에서 가정폭력에 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二. 본론1. 가정폭력의 의미와 현황넓은 의미에서 가정폭력은 가족구성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신체적·정신적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일체를 포괄하는 현상으로 간주되고 있으나, 학술연구 분야에서는 정신적·신체적 위해를 통칭하는 학대의 하위 현상으로서, 주로 신체적 공격에 국한된 행위 범주로 규정하고 있다.이때 가족구성원이라 함은 혼인관계에 있는 배우자나 배우자 이었던 사람, 친자관계에 있는 직계 존 비속, 계부모-자녀관계 및 적모-서자관계, 그리고 친형제자매를 지칭한다. 그런데 가정폭력은 통상적으로 폭력의 주체와 대상이 모두 동거 상태에 있는 가족 구성원의 경우를 놓고 이야기하는 것으로서, 그것은 정도에 따라 경증폭력(물건을 던지는 행위/ 떠밀거나 움켜잡는 행위/ 뺨을 때리는 행위) 및 중증폭력 (발로 차거나 물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행위/ 물건으로 때리거나 협박하는 행위/ 지속적·무차별적으로 때려눕히는 행위/ 흉기로 위협하는 행위/ 칼·망치·도끼 등을 사용하거나 총을 쏘는 행위) 으로 구분되며 폭행의 발생실태에 따라서는 우발적·반복 규칙적·습관적·말기 중독적 유형으로 분류된다. 뿐만 아니라 피해대상, 가해방법 등 여타 기준에 의해 분류될 수도 있다.{) 김문조, 한국 가정폭력의 이해를 위한 시론 1998, 8면 이하1997년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상담통계에 의하면, 전체 상담가운데 89.5%를 차지하는 기사사건중 이혼에 관한 상담이 54 시작된다. 한국 가정폭력 문제에 대한 국가개입은 한국 가정폭력의 발생 및 원인에 관한 이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여기서는 우리나라 폭력이 어떻게 발생하게 되는지 살펴본다. 이러한 시도는 방법론적으로 통제되지 않은 2차 해석자의 주관이 많이 가미된 한국 가정폭력의 원인의 서술에 불과한 것이다. 여기서 다루어진 내용은 다음단계의 경험적 연구를 통한 검증절차를 거처야 함은 물론이다.{) 김병주, 한국의 가정폭력 -실상과 국가개입, 2002, 143면 이하가. 가정폭력 발생원인의 복잡성1) 가정구조의 이중성가정은 성혼을 통하여 부부관계를 맺고, 혈연에 따른 친자관계를 형성한다. 혼인은 남녀간 사랑의 결과이고 사랑을 근간으로 하여 부부관계가 지속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혼인에 따라 다수의 법적 권리를 부여받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혼인의 효력에 관한 민법 규정에 따라 부부의 동거·부양·협조 의무, 가사대리권, 부부간 계약 취소권, 가사로 인한 채무의 연대책임, 생활비용 공동부담 등 다수의 법률관계를 형성한다.친자관계와 달리 혼인에 따른 부부관계는 이혼으로 인하여 수년 내지 수십 년간 쌓아왔던 각종 법률관계를 일거에 해소시키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정략적 혼인이라고까지 얘기하기는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오늘날까지도 한국에서의 혼인은 혼인 당사자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가족 간의 중대한 행사이다. 남녀 두 사람만의 뜻에 따라 관계가 시작되었더라도 혼인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각자는 상대 배우자 가족과의 관계 형성과 유지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고, 특히 여성의 경우 시댁과의 관계 유지는 혼인의 성공적 지속에 있어서 중요한 관건이 된다.사랑이라는 남녀간의 정서적 감정을 배경으로 하여 관계가 개시되지만, 약혼과 혼인이라는 법적인 관문을 통과한 다음부터는 위에서 본바와 같은 각종 권리와 의무의 수범자가 되어야하고, 다시 이혼절차의 종료와 동시에 과거 부부는 완전한 타인으로 환원되는 것이다.사랑이라는 정서적 측면과 혼인이라는 법적 측면은 완전한 부부관계와 가는 시간이 많다는 것은 평온한 상황에서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갈등이 잠재해 있을 경우 폭력적 상황으로 진전될 소지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그 노출시간이 타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훨씬 많다는 점이다.나) 활동과 이해관심의 범위가정구성원 개개인은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타인에 비하여 많기 때문에 서로의 활동에 대하여 잘 알고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어 상호작용의 범위가 훨씬 넓다.다) 관여의 강도가족 구성원 사이의 상호작용의 질도 독특하다. 서로 사랑하고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충고나 논평에 비하여 훨씬 신랄하게 비판하고 질책하게 마련이다.라) 활동의 침해한정된 공간에서 서로 다른 취향과 관심을 가진 구성원이 한정된 재원을 이용하려할 경우 윈윈보다는 제로섬게임처럼 자원이 배분될 수박에 없다. 화장실이나 거실이용, 텔레비전 채널선택, 자동차 이용, 학자금 분배 등 많은 경우 승자와 패자로 양분될 수밖에 없어 다른 구성원의 활동을 제한한다.마) 영향을 미칠 권리한 가정에 소속되어 함께 살면 암묵적으로 다른 구성원들의 가치나 태도, 행동에 영향을 미칠 권리를 가지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경우 특히 친자관계에서의 수직적 구조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아직도 건재하고 있고, 민법상의 친권행사는 여전히 부모가 자식의 행동을 지배하고 제한하는 배경이 된다.바) 연령과 성차가족은 상이한 연령과 성으로 구성되어 있어, 세대차와 성차에 다른 불화의 가능성이 상존한다. 특히 오늘날 지식기반사회 내지 정보화사회에서 지식의 수명이 짧아지고 가치관과 유행이 쉽게 바뀌는 세태 하에서 구성원간의 의식의 골이 쉽게 메워질 수 없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기도 하다.사) 귀속지위가정에서 역할과 책임을 배분할 경우 능력이나 이해관심보다는 성이나 연령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며, 이때 부여된 역할이 능력과 상치되거나 본인의 관심 분야와 상이할 경우 가장과 구성원 사이에 갈등을 빚어낼 소지가 생긴다.아) 프라이버시가정은 세상의 눈과 귀, 국가의 규칙이나 통제 특히 사회의 주변 그룹들이 취할 수 있는 전형적인 태도하고 볼 것이다. 국가의 권위 부정은 곧 무정부적인 생존의식을 키우게 되고 이는 곧 폭력과 불법의 토양이 될 수밖에 없다. 폭력의 효과성과 관련하여 옳지 않은 문제를 합법적으로 고칠 수 없는 경우에는 폭력을 사용해서라도 고쳐야 한다 는 항목에 약 23%가 긍정하였고 폭력에는 폭력으로 대항해서 싸워야만 한다 는 항목에는 14%, 그리고 사회발전을 위해 폭력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는 항목에 약 22%가 수긍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권위주위 정부시절에 부정한 국가 공권력 행사에 대하여 저항하던 민주화 운동의 유산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며 상당한 시일이 결려야 치유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또한 훈육적 폭력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는 한층 허용 적인 답변을 하였는데, 필요한 경우에 교사의 심한 체벌도 허용되어야 한다 는 항목에 약 46%, 요즘 부모들은 자식들을 때려 키우지 않아 아이들의 버릇이 없어지는 것 같다 는 항목에 무려 약 69%가 각각 긍정하는 답변을 하였다.이러한 인식은 대법원 판례가 교사의 징계권 행사로서의 체벌을 원칙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정당행위로 인정받을 수 있는 체벌의 기준을 정하고 있고, 교육인적자원부도 최근 체벌을 허용하는 기준을 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일련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는 학교장의 징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고, 징계 내용으로서 교내의 봉사, 특별교육이수 등은 규정하고 있으나, 체벌에 관해서는 아무런 근거 규정이 없다. 학교장에 대한규정은 교사에게도 준용된다. 체벌에 관한 근거규정이 없다는 사실은 체벌금지 규정이 없기 때문에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라 체벌행위를 한 교사가 처벌받을 수 없다는 소극적 의미이지, 이러한 입법태도가 처벌을 허용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이러한 교육부의 대책은 최근 문제되고 있는 학교 폭력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그 대응 방안의 하나로서 입안된 것으로 보이지만, 학교폭력의 진단으로는 매우 단편적이라는 평부추기는 또 하나의 요소는 국가 스스로 형법의 보장적 과제보다는 보호적 과제를 지나치게 중시한다는 것이다. 무수한 특별형법의 제정을 통하여 가벌성의 범위를 확대하면서 동시에 구체적 사안의 법정형을 높게 설정하는 중벌주의적 형법정책을 취하고 있는 점도 폭력문화 배양에 일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국가 폭력의 경직된 행사는 범죄행위자를 극단으로 몰고 갈 뿐만 아니라 잠재적 범죄자 내지 일반시민까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온건하고 합리적인 접근대신 폭력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한다. 수범자는 고통과 불편함을 감내할 수 있는 만큼만 부담할 수 있을 뿐, 자신의 인내와 능력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느끼는 순간 극단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김병주, 한국의 가정폭력 -실상과 국가개입, 2002 157면 이하3. 한국 가정법률상담소 창구를 통해 본 가정폭력의 문제점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상담사례를 통해보면 가정폭력이라 할 때 그 주된 내용은 남편의 아내폭력이다. 물론 이 밖에도 부모의 자녀폭력, 장성한 자녀의 부모폭력도 있지만 현재 한국 가정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폭력은 대부분이 남편의 아내폭력으로 일컬어진다고 볼 수 있다.한국가정법률상담소 통계에 의하면 총 상담건수 8279건중 이혼이 4469건이고 그중 배우자 폭력이 1389건으로 전체 이혼건수의 31.1%를 차지하고 있어서 현재 한국 가정에서 가정폭력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는 이와 같이 가정 파탄의 가장 큰 원이 중의 하나가 가정 내 폭력이며 폭력의 형태가 날이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잔인하여 더 이상 가정폭력의 문제를 가정만의 사적인 문제로 방치해 두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 하에 가정폭력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역설해온바 있다.다음은 그와 같은 취지에서 가정법률상담소가 지난 96년 서울 본부를 비롯한 전국 23개 지부에서 상담한 여성들 322명을 대상으로 가정폭력에 관한 실태조사를 벌인바 있어 그 내용을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첫 번째, 설문기간이 1996년 7월 한 달간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