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蘇武牧羊 (소무목양), 塤 (쉰).① 蘇武(소무 BC 140 ~ BC 80)蘇武牧羊(소무목양)의 한자의 본래 뜻은 ‘소무가 양을 기른다.’ 는 뜻이다. 蘇武(소무)는 한나라 시대 때의 명신으로서 자는 자경(子卿)이다. 소무는 한나라 제7대 황제인 무제(武帝)의 명을 받아 흉노 지역에 사신으로 갔을 때, 흉노족에 붙잡혀 복속할 것을 강요당하였으나 이에 굴복하지 않고 절개를 지켜 북해(바이칼 호)의 황량한 땅에서 양이나 기르면서 살겠다며 19년간 유폐되었다. 유폐 기간에 고향을 그리워하면서 쓴 시가 소무목양이며, 중국 민족주의자들 사이에서 굉장히 인기 있는 시다.② 塤 (쉰)塤(쉰)은 한국 이름으로 ‘훈’으로서 고대 씨족 사회 부터 부족국가 시대 때에 변방 민족들의 악기이자, 신호를 할 수 있는 통신 악기였던 훈은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와 일본에 까지 아시아 각지로 퍼져나갔다. 우리나라에선 고려 예종 때부터 아악기로 연주되었다. 보통 기와 흙을 구워 만들거나, 황토에 솜을 섞어 속이 비어있는 저울추 모양이나 큰 복숭아 모양으로 만드는데, 밑을 평평하게 하고, 겉은 검은 칠을 한다.2. 황병기, 미궁.① 황병기 (黃秉冀 1936 ~ 현재)황병기 교수님은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이며, 가야금 명인이며, 최초로 현대 가야금 곡 “숲”의 작곡가 이다. 주요작품으로는 “비단길”, “미궁”, “침향무”등 주옥같은 작품을 발표하여 전통음악의 현대화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고, 국악 애호가를 늘리는데 크게 기여 하고 있다. 1964년부터 세계 각지에서 가야금 연주와 음반 취입, 방송 출연, 한국음악 강의를 함으로써 한국음악의 세계화에도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② 미궁 (The Labyrinth)미궁은 황병기 교수님께서 작곡하신 75년 작품이다. 가야금, 장구 연주는 황병기 교수님, 목소리는 현대 무용가 홍신자씨, 작시는 서정주, 남창은 김경배, 대금은 홍종진, 거문고는 김선환씨가 연주한 곡이다. 미궁은 1975년 10월 공간사 주최 현대 음악제에서 황병기 교수님과 현대무용가 홍신자의 인성으로 초연되었다. 미궁은 총 7 단락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제 1 단락은 우는 소리, 제 2 단락은 웃고 우는 소리, 제 3 단락은 허밍(Humming) - 입을 다물고 코로 소리를 내어 부르는 창법 -, 제 4 단락은 신문기사 낭독이다. 이것은 연주하는 날에 아무 신문 기사나 선택해서 읽는 것이기 때문에 연주할 때마다 가사가 달라진다. 제 5 단락은 다시 웃는 소리, 제 6 단락은 쉬 하는 소리, 제 7단락은 반야심경(般若心經)의 주문이다.3. 감 상.① 蘇武牧羊 (소무목양)소무목양은 쉰으로 연주한 곡이기 때문에 쉰의 특징인 저음이 곡에 잘 반영 되어 있다. 교수님께서 쉰의 소리가 음산하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 곡에 사용된 쉰이 저음 악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 된다. 그러나 쉰도 악기이기 때문에 저음을 내는 악기도 있고, 고음을 내는 악기도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에겐 쉰은 음산한 소리가 아닌 자연의 소리인 바람이 노래하는 소리로 들렸다. 그 이유는 ‘오카리나’ 때문이다. 오카리나는 쉰과 같이 흙으로 비저서 구워 만든 악기이다. 오카리나 소리는 보통 ‘바람의 소리’ 라고들 한다. 여기서 ‘바람의 소리’는 오카리나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국악가이자 훈(塤) 연주자인 김영동(56·경기도 도립 국악단 예술 감독) 선생님의 1999년 발매된 앨범 제목 또한 ‘바람의 소리’이고, 타이틀 곡 역시 훈으로 연주된 ‘바람의 소리’이다. 개인적으로 오카리나 연주를 좋아하고 즐겨 부르는 사람으로서 오카리나와 비슷한 쉰으로 연주된 소무목양은 나에겐 음산하기 보다는 소무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처럼 나의 고향과 학교를 그리워하게 만든 곡이다.② 미궁 (The Labyrinth)미궁 초연 당시 한 관객이 비명을 지르며 공연장을 뛰쳐나간 일화와 ‘세 번 들으면 죽는다. 이미 세계적으로 3,000명이 죽었다’는 웃지 못 할 루머가 퍼졌던 것처럼 음산함의 극을 달리고 있는 곡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전통 예술의 대가라고 소개 받은 분의 곡에서 귀신 소리 같은 소리가 난다는 것은 듣기에 많은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미궁은 75년 작품이라고 생각 할 수 없을 정도로 21세기인 지금도 신선하고 파격적인 음악임에는 틀림없다. 틀림없는 사람의 목소리이지만 귀신목소리라고 느낄 수밖에 없던 것은 이 곡에서 나오는 소리가 내 귀에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 일 것이다. 보통 부모님들에게 데스메탈(Death Metal)처럼 음산하고 시끄럽기만 한 노래를 들려주면 이런 음악 듣지 말고 공부나 하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데스메탈 또한 하나의 음악 장르이며, 유럽에서는 데스메탈 축제도 있을 만큼 일부 데스메탈 리스너 에게는 사랑 받는 음악 장르이다. 그리고 이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들에겐 이 음악이 삶의 활력소가 될 수도 있다. 70년대 서양 음악에서 새로운 음악을 탐구하던 핑크플로이드(Pink Floyd)처럼, 황병기 교수님은 항상 새로운 음악에 대한 탐험정신과 개척정신이 투철 하셨던 한국의 핑크플로이드라고 생각 하게 만드는 곡이 미궁이다.③ 두 곡의 비교 감상.소무목양, 미궁 이 두곡은 전혀 느낌이 틀린 음악이다. 소무목양은 고향을 생각하는 어찌 보면 고리타분하고 뻔한 이야기이다. 그에 반해서 미궁은 초현대적이고 시대를 앞서가는 곡이다. 전혀 상이한 이 두 곡의 공통점 이자, 감상 포인트는 음산하지 않다는 것에 있다. 소무목양은 악기에서의 음산함이 느껴지고, 미궁은 목소리에서 음산함이 느껴지지만 그것은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면 쉰은 바람의 소리이고, 미궁은 우리가 듣지 못했던 신비롭고 새로운 소리 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