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둑에 대한 나 자신의 생각...나는 이번 강좌를 통해서 바둑의 아주 기초적인 룰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배워나가는 중 이다. 나이는 27살. 군대도 다녀왔고 1년 간의 사회생활을 거쳐 지금 4학년 졸업반인 현재 바둑을 배워나가고 있다. 학교 생활 중 마지막 학기에 바둑강좌를 듣는 것은 수강신청을 하면서 이번만은 내게 꼭 필요한 교양강좌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사실 처음 수강신청을 하면서 인터넷강좌가 아닌 정규강좌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전공시간과 겹치는 바람에 신청을 하지 못하고 인터넷강좌를 듣게 되었다. 솔직히 바둑의 기본적인 룰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텍스트 파일을 읽고 동영상을 보면서 배우려니 나 자신의 문제지만 좀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수업이다 취업준비다 하면서 이리저리 시간에 쫓기다 보니 항상 이 과목은 뒤로 미루다 야간에 듣곤 한다. 그러다 보니 집중도 잘 안되고 자연히 처음의 자세와는 달리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나간 텍스트파일들을 모두 저장하여 시간 날 때마다 읽으며 공부하고 있고 언젠가는 자랑스럽게 나 바둑 둘 줄 안다고 말할 날이 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사실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바둑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시간이 나면 영화를 보거나 좀 더 활동적인 스포츠를 즐기는 편이었던 나는 가끔 심야시간에 개그맨 엄용수가 바둑프로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는 저 사람이 바둑을 잘 두나 보네 하고 생각은 했지만 흥미는 나지 않았다. 뉴스에서 이창호니 조훈현이니,,일본에 우리나라 출신의 조치훈이라는 사람이 무슨 대회에서 우승하였다는 기사를 보면서 바둑에도 프로가 있구나하고 생각하면서 프로가 있으면 바둑도 스포츠인가? 하고 의구심을 가진 경험은 있었다. 내가 관심이 없어서 그렇지 주위에 의외로 바둑을 즐기는 이가 많았던 것 같다. 아버지는 바둑보다는 장기를 즐기셨지만 동네 분들 중에서는 바둑을 즐기시는 분들이 꽤있었던 것 같다. 또래에는 별로 없었지만 같이 어울리지 않아서 이지 특기란에 바둑을 적는 이가 있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그 친구는 군대에서 고참들이나 장교들과 바둑을 두면서 아주 편하게 생활을 했다고 한다. 짧지만 1년 정도 생활한 사회에서 그리고 군대생활을 겪으면서 사람을 소개받거나 처음 친분을 맺을 때 묻는 말 중에 빠지지 않고 들었던 말이 바둑 둘 줄 아느냐? 바둑 몇 급 두느냐? 하는 것이다. 어떤 분은 혼자 있는 시간이 날 때마다 기보책과 바둑판을 가지고 혼자 골똘히 생각에 잠기곤 하였다. 그런 광경을 보면서 서서히 흥미가 생기기 시작하여 어떻게 바둑을 한번 배워볼까 하고 바둑을 잘 두는 이에게 부탁하여 앉아보았지만 평소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고 급한 성격 탓에 잘 되지 않았다.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엄청난 스포츠광이다.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등등 모든 스포츠를 좋아하고 유명선수의 특징이나 버릇 등을 외우며 승부를 즐기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알고 있다. 그 중 야구를 가장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모든 스포츠가 다 그렇겠지만 알면 알수록 그 매력이 커지는 점과 흔히들 얘기하는 야구경기에서는 인생이 느껴진다고 하는 말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는 야구는 멘탈스포츠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투수와 타자의 엄청난 심리전과 수싸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과 기회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와 기회를 놓치지 않는 과감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정신이 흐트러지면 절대 실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 야구이다. 그런데 언젠가 술자리에서 내가 야구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열심히 떠벌이고 있을 때 함께 있던 이가 바둑도 그런 점이 엄청나게 많고 내 얘기를 듣고 보니 바둑과 야구가 비슷한 거 같다고 얘기하여 그때는 그 말이 어처구니가 없게 여겨져서 약간의 언쟁을 벌였던 기억이 있다. 프로바둑 기사들과 야구선수들을 비교하면 일단 외모에서 너무나 차이가 난다. 엄청난 체력의 야구 선수들과는 달리 프로기사들은 솔직히 좀 꾸리꾸리하다. 요즘은 외모에 신경 쓰는 신세대 기사들도 여러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프로기사들은 국적을 막론하고 흐트러진 머리에 조그만 체구, 오랫동안 앉아 있어 잘 안 움직일 것 같은 분위기가 확난다. 그러나 뛰어난 야구선수와 프로기사들의 외모를 평소 때가 아닌 승부 중일 때는 자세히 비교해 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너무나 매서운 눈매이다. 야구선수들도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눈빛이 두드러 지고 프로기사들도 반상에서 바둑판을 노려보는 눈매는 무서울 정도이다. 그리고 야구선수에 비해 볼품 없어 보이는 체격도 오랜 시간동안 생각을 집중하고 앉아 있을 수 있는 체력 또한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야구에 비교하면 바둑은 보다 완전한 멘탈스포츠라고 볼 수 있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고 상대와의 치열한 싸움 속에 진정으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끝없이 자신과 싸워나가야 한다. 이러한 자아를 기르는 정신수양이 필요한 것이 바둑의 진미라고 생각되어 진다. 바둑과 비슷한 서양의 체스에서 컴퓨터가 이미 인간을 넘어섰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바둑은 아직 힘들다고 한다. 정신적인 수양이 필요한 바둑에서 컴퓨터가 인간을 뛰어 넘기는 앞으로도 힘들 거라고 여겨진다.근래 들어 바둑이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에서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어 올림픽의 정식종목으로도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교통공학과인 나는 같은 건물에 있는 바둑학과에 다니는 러시아 유학생을 자주 마주쳤다. 벽안의 백인아이가 멀리 한국까지 와서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바둑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나조차 자부심을 느꼈었다. 그 학생의 기사를 신문에서 본 적이 있는데 러시아에서는 어린 나이에 최고의 실력을 갖췄다는 기사를 읽고는 매우 놀랐었다.이미 바둑은 동네 어르신들의 시간 죽이기 놀이가 아닌 승부를 겨루는 세계적인 스포츠로 성장한 것이다. 활동적이고 화려하지 않으면서 조용하지만 그 어느 스포츠보다 취열한 승부를 겨루는 바둑은 그 저변만 세계적으로 보급된다면 그 어느 스포츠 못지 않게 큰 인기를 거둘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어 지며 앞에서 거론했듯이 바둑의 진정한 의미는 스포츠로서의 승부보다는 끝없이 힘든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자기수양의 도구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2. 바둑을 공부하면서 얻을 수 있는 교훈..바둑을 잘 두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뛰어난 지략이나 상대방의 수를 읽는 실력보다는 좀 더 끈기를 가지고 생각을 할 줄 알아야 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같은 이는 꿈도 못 꿀 엄청난 인내심과 신중함이 아닐 가 생각된다. 언젠가 신문에서 본적이 있는데 이창호 9단의 별명이 돌부처이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도 안 건넌다고 한다. 그 어린 나이에 얼마나 신중하면 그런 말을 할까. 쉽게 상상이 되질 않는다. 항상 끈기가 없다느니 성격이 급해 좀 참을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길 듣는 나에게는 단순히 오락이나 스포츠라기 보다는 어떻게 보면 정신적인 수련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현재 이 강좌를 들으면서 바둑을 배우고있는 나는 처음에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하는데 쉽게 적응을 하지 못해 갑갑함을 느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돌아다니기가 부지기수였다. 무엇보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우선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참을성 없이 주위가 산만한 나로서는 바둑을 배우면서 무엇보다도 이러한 성격상의 단점을 고칠 수 있을 것이다. 이점이 나 자신한테는 다른 무엇보다도 큰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바둑은 또한 예를 중시한다. 단순하지만 정확한 룰이 있고 아직까지 내가 알기로는 별다른 반칙을 찾아볼 수 없다. 이점은 다른 스포츠처럼 치졸한 반칙이 난무하는 것이 아닌 깨끗한 경기를 벌일 수 있다.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바둑을 두는 순간만큼은 서로를 존중하고 예를 갖추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TV에서 보는 프로기사들의 대국에서부터 동네어르신들의 심심풀이 대국, 심지어 서로 얼굴도 모르고 두는 인터넷대국에서 조차 상대방의 존중을 기본 룰로 삼고 있다. 항상 대국을 시작할 때는 깍듯이 인사를 나누고, 늘 겸양의 자세로 대국에 임하며 승부가 갈렸을 경우에도 겸손한 자세로 대국후담을 나누는 모습에서 승부의 세계의 진정한 면모를 느낄 수 있다. 항상 최선을 다해 매사에 임하고 나 자신뿐만이 아니라 주위의 모든 상대를 존중할 수 있는 자세를 배울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