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서론리어카에 걸린 스피커에서 터져나오는 낯선 일본 노랫말, 순정만화의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동성애적 분위기의 호리호리한 몸매의 긴머리 록밴드 포스터, 팬시점을 점령한 일본 에니메이션 캐릭터, 물들인 머리에 귀걸이로 치장한 사내들....이러한 풍경은 서울의 신촌,압구정동 등 젊음의 거리에서만 볼 수 있는게 아니다.이제는 어느 거리에서나 발견된다. 일본 문화의 향유층은 세대와 계층을 넘어섰다. 일본문화즐기기는 더 이상 비밀스러움이 지배하는 소수 마니아만의 전유물이 아니다.어느샌가 우리 생활 속으로 가랑비에 옷젖듯 스며든 일본문화.일본문화의 전면개방을 놓고 찬반 양론이 들끓었지만 일본 대중문화는 이제 서서히 그 거대한 실체를 들어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다른 나라의 문화를 별 저항없이 받아들여 왔던 일에 비해 일본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남다르다. 물론 과거 역사에 대한 두 민족간의 남다른 감정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역사적 감정이란 색안경을 쓰고 일본문화를 대해야만 할까?빗장은 풀어졌다. 더 이상 개방문제를 놓고 찬반을 논할때가 아니다. 거대한 시장규모를 가지고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일본, 그 매력적인 시장을 공략하기위해 우리는 그들의 문화를 정확히 알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나는 이글에서 일본 대중문화의 특징과 우리의 실태. 그리고 우리의 대응책에 대해 서술하려한다.Ⅱ.국내 일본 대중문화의 침투상황과 그 특징1. 국내 일본 대중문화의 침투 상황얼마전 일본 대중문화의 3차 개방계획안이 확정 발표되었다. 예전 1.2차 개방때보다 그 폭이 예상보다 상당히 큰 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대중가요의 전면 개방,18세 이하 관람불가를 제외한 모든 영화의 국내상영이 가능해졌으며 음반,게임,방송부문은 처음으로 부분 개방되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애니메이션의 경우 국제영화제 수상작에 한하여 국내상영을 허용하였다. 일본 대중문화의 개방 시작후 2년만에 모든 분야에서 금기의 빗장이 거의다 풀린 셈이다. 이제 한-일 두나라 사이에 싫든 좋든 대중문화의의 유일한 잣대는 '재미가 있다, 없다' 이다. 일본 문화에 대한 인식도 이중적이다. 한 청소년 대상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일본 만화를 탐독한다고 응답한 설문대상자 87.6% 가운데 71.4%는 일본 문화 편식이 '제 2의 식민침략'이란 모순된 의식을 보였다.일본문화를 단지 상품으로서만 바라보려는 일면이다. '일본 상품은 예스. 일본 문화 노'란 역설은 일본문화 이해를 헷갈리게 하는 주요인이다. 나또한 이점에 아주 공감한다. 이는 청산할 수 없는 일본에대한 막연한 적대감과 열등감이 우리의 내면에 꽈리를 틀고 있어서 일본 영화.음악.만화는 좋지만 일본은 싫다는 아이러니를 낳는 것 같다.현재 우리문화는 과연 일본 문화의 영향력에 대해 어떠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가? 이번장에서는 크게 음악,애니메이션 그리고 작게 방송과 광고로 나누어 현 우리나라 문화계 전반에 나타나는 일본문화의 영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1-1 대중음악J-POP의 '무서운 다양성'지난 6월말 발표된 일본 대중문화개방 3차 개방 조처는 국내 대중음악에 큰 영향을 끼칠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2천석 이상의 공연장엥서 일본어로 된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1.2차 개방 이후 클럽 등의 소규모 공연장이나 대중음악 페스티벌에서 간간이 일본의 '언더'밴드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이제 잠실 올림픽경기장 같은 대규모 공연장에서 일본 주류가수들의 인기곡을 들을 수 있게 됐다.J-POP은 일본 스타일의 팝음악, 즉 서구의 팝음악을 일본화시켜 발전된 일본의 대중음악이다. 디즈니나 다른 서양의 애니매이션과 구별되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아니메'라고 부르듯 일본 대중음악에만 독특하게 붙이는 용어이다. 이것은 일본 대중음악이 큰 변화를 겪던 70년대 만들어진 신조어다. 시장을 휩쓸던 엔카의 위력이 약해지고 서양에서 들어온 팝음악에 일본색에 의해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면서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기시작하자 이를 가리키는 현대적인 일본 대중음악을 J-POP이라고 부르게 된것이다.따지고 보면 일본 대중음악의 위력은 대단하다. 일본 아이돌 스타의 대표격인 스마프, 스피드, V6, 맥스, 스즈키 아미, 아무로 나미에등은 텔레비젼쇼와 10대들의 잡지 표지를 장식하며 팬군단을 몰고 다닌다.하지만 J-POP에서 독보적인 가수라는 말은 성립되지않는다. 록음악,R&B,테크노,댄스 음악등 장르가 다양하고 장르마다 정상급의 가수들이 수백만장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가수 한둘이 무림천하에 군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다양성 가운데도 90년대 이후의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자신들의 음악을 직접 만드는 록밴드들의 강세를 들수 있다. 일본 음악은 우리에 비해 록음악이 잘 발달해 있어 젊은이들의 감각에 맞는 감각적인 록을 선보이는 기술이 뛰어나다. 9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에서도 팬클럽이 만드어지는 등 큰 인기를 모았던 X-JAPAN은 록음악의 광범위한 인기몰이에 도화선이 된 그룹이다. 이들은 여성적인 옷차림에 손톱을 기르고 짙은 화장과 색색으로 물들인 머리를 한 채 무대위에서 악기를 부순다거나 누드쇼를 벌이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현란한 몸짓으로 유명해졌다. 마치 순정만화의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동성애적 분위기의 호리호리한 몸매와 긴 머리의 남자들이 아름다운 멜로디의 노래를 불러 '비주얼 록'이라는 독특한 일본 음악의 한 장르를 탄생시켰다. 그 뒤로 그레이, 라크엔씰, 뎔엔그레이, 샤즈나, 페니실린, 말리스 미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비주류 록과는 그 스케일도 스타일도 판이하게 다르기에 우리젊은 청소년들이 열광하지 않을 수 없다.아이돌 스타, 탁월한 기획상품- 한국가요 마케팅은 일본 판박이80년대보다 사장 장악력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기획 상품인 10대 아이돌 스타는 여전히 J-POP의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아이돌 스타의 탄생과 성공전략은 한국과 일본 대중음악산업이 매우 흡사하다. 우리나라 대중음악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이 바로 이 아이돌 스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려한 외모가 그 중심에 놓이고 기획자에 의해 훈련받은 가수들은 텔레비젼의 각종 쇼 적이고 세련된 음악에 젖어들게 되며, 공연실황 비디오나 뮤직비디오를 통해 환상적인 영상을 접하고 나면 이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일본대중가요팬들의 이야기이다. 게다가 일본가요는 서양의 팝과는 달리 정서적으로 우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쉽게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1-2 영화 및 에니메이션(에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치고자 한다.)언론을 통해 일본 영화사들은 이미 한국에 50년간 수출할 물량을 충분히 준비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구로자와 아카라의 작품들과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이와이 순지, '동경의 주먹'의 쯔카모토 신야, 애니메이션의 대표주자인 미와자키 하야오등에 대해 그들의 명성만으로도 당장 한국 영화시장이 대단히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처음으로 일본영화의 두껑을 연 '카케무샤', '하나비'등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자 이에 다들 일본문화에대해 "지나친 기우였다." "일본문화는 거품에 부과하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허나 이들 영화는 영화제에서 검증받은 작품성위주의 영화였기에 그리 대중들의 주목을 받지못했다. 얼마전 개봉된 '러브레터'나 '셀위댄스' '춤추는 대수사선' 과 같은 영화는 작품성과 함께 흥행성 즉 대중성을 모두 갖추어 많은 한국대중들의 관심과 애정을 받았다.실제 작년까지 0.7%에 불과했던 일본 영화 점유율이 올들어 12%이상 증가했고 일본 영화의 수입이 배로 늘었다. 그리고 일본과 합작영화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이제 일본영화는 막연한 호기심이 아니다. 사람들은 금지되었던 일본영화라는 이유로 일본 영화를 찾지 않는다. 탄탄한 구성력의 시나리오와 영상이 많은이들로 하여금 극장을 찾게 만든다. 이제 대중들이 좋은 작품을 판단할 수 있는 문화적 식견과 안목을 높여야 할 것이다.이번 개방 문화가운데 파급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에니메이션이다. 개방이 허용되는 국제 영화제 수상작 30여편 중에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97년작(원령공주)처럼 일본은 물론, 미국 개봉에서도 큰 화, 철학적인 메시지, 거기다 절묘하면서도 뛰어난 배경음악... 한국청소년들이 이에 매력을 느끼지않을 수없다.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대개 국내 초중고등학생의 40%가 일본만화가 재패니메이션에 함몰돼있다고 볼 수있다.이러한 문화적 스필오버(spill-over:국경범람현상)은 이미 심각한 지경에 와있고, 결국 그러한 현상의 연쇄작용으로 나타나는 일본문화의 대중화가 암시장이 아닌 공식적 시장에서도 범위를 확대하게 된다는 것이다.일본만화와 재패니메이션의 관련자료 전문매장이 강남일대를 중심으로 우후죽순 신설되고,기존 영화잡지와 대중문화관련 비평서들 또한 망가와 재페니메이션의 환상에 불을 당기고 있다. 일본 상품이 국내 상품보다 질적 우위를 담보하고 있다는 것은 오래전 이야기이다.현재 문구와 완구에서 국내 상품과 질적차이를 발견하기 힘들지만 지금의 청소년들은 일본상품 선호도를 버리지 못하고 더욱 강화시켜가고 있는 형국이다.일본은 또한 만화산업을 만화, 그 자체로만 보지않는다. 우리는 만화방 문화 속에 갇힌 만화책만을 만화산업으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일본문화의 사회적 원인을 범람하는 일본복제만화와 재페니메이션(일본산 애니메이션의 통칭어)의 암시장 메커니즘만으로 간단히 생각하려 할뿐, 만화산업으로 시작되는 캐릭터산업과 전자오락게임시장, 그리고 테마파크로 연계되는 사이버문화로까지 시각을 확대시키지 못하고 있다.이제 한국만화산업은 만화책에 갇힌 조그만 비전을 깨고 다양한 미래사회로의 비상을 설명해야한다. 올바른 미래지향적 목표지점을 창출하기 위해 컴퓨터 영상접목과 캐릭터 비즈니스,그리고 전자게임산업으로 연계되는 사이버테크놀로지의 가상문화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캐릭터 상품은 만화는 곧 캐릭터라는 말을 실감나게한다. 캐릭터 강대국인 일본의 경우 만화가 끝난이후에도 캐릭터산업으로 연간 수십억원의 이득을 챙긴다. 단순하면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잡는 캐릭터. 얼마전 키티로부터 시작해 요즈음 유행을 타고있는 타레판다(축늘어진 팬더)에 이르기까지 그 열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