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영화 "여고괴담"은 성장기 여고생의 불안한 정서를 전통적인 괴담방식으로 구성된 영화이다.늦은 아침, 지각을 한 민아는 담을 넘어 간신히 학교 들어선다. 수돗가를 지나던 중 민아는 문득 자줏빛 일기장 하나를 발견한다. 무심코 일기장을 펼쳐 들자 순간 이상한 소리와 짧은 환상이 스쳐간다. 민아가 주은 것은 효신과 시은이가 돌려가며 쓰던 교환일기이다. 극중 효신(박예진)은 동급생들의 행동을 유치하다고 여기는 조숙한 여학생이다. 반면 효신의 오만한 태도는 동급생들에게 '공주병'으로 비친다. 이로 인해 동급생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효신은 이른바 '왕따'의 대상이다. 효신이 유일하게 좋아하는 친구는 중성적인 매력을 가진 육상선수 시은(이영진)이다. 두 사람은 일기장을 교환해서 쓰면서 동성애적 우정을 나눈다. 그러나 아이들의 수군거림을 견디지 못한 시은은 효신에게서 등을 돌린다.일기를 훔쳐보고 싶은 마음에 민아는 양호실에 들어서다가 우연히 효신과 시은의 재회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효신과 시은의 자신들만의 공간, '학생금지구역' 팻말을 거스르며 올라가면 나오는 옥상에서 재회하여 일기장이 사라지고 대화가 단절된 지 '31일하고 6시간 만'에 다시 만나서 대화의 시간을 갖지만 그들의 대화는 서로 어긋난다." 너는 나를 보고 고개를 돌렸어. 내가 창피해?" "넌 하나도 안 특별해. 난 네가 창피해." "난 죽을 수도 있어."그들의 관계는 회복되지 않은 채 시은은 교실로 돌아오고 한편 점심시간을 지나 어수선한 신체검사 시간, 비명소리와 함께 효신이 자살하여 죽은 모습이 발견된다. 효신의 죽음에 얽힌 갖가지 소문이 떠돌기 시작하고 시은 효신의 사물함에서 효신의 물건을 꺼내간다. 학교에서 민아는 시은의 뒤를 쫓아다니면서 시은의 동태를 살펴보다가 그만 놓쳐버린다. 시은은 학교 운동장을 울면서 달리고 민아는 영혼이 던진 자주빛 일기장의 지도를 따라 하루동안 효신의 죽임 이전의 발자취를 밟게 되고 일기장에 적혀 있는 지시에 따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게 된다. 학교에서 이상한 징조들이 학교를 뒤덮다.효신의 죽음에 대한 아이들의 죄의식은 효신의 영혼을 불러내고 학교는 아수라장으로 변한다.2. 초점 (자살)자살은 미국의 정신분석학자인 메닝거(Karl Menninger)가 분석한 바와 같이 자신을 죽이고(자살), 죽임을 당하고(타살), 죽는(피살) 행위라고 규정할 수 있다.한겨레 신문 2001-08-03 일자 사회면 기사에 의하면 우리 나라 청소년의 3분의 1 이상이 우울 증상을 보이고 20%정도는 상담 등 정신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남학생 3.3%와 여학생 7.3%가 실제 자살 시도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2001년 한해만해도 이미 자살해서 죽은 청소년의 기사가 10건도 더 된다. '왕따'를 당해서, 성적에 대한 압박감으로, 성폭행, 구타 등 여러 가지 이유와 동기들이 우리의 청소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자살 인터넷 사이트까지 생겨 그 충동을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이 영화 속에서도 국어선생을 좋아하던 여고생이 임신의 중압감, 친구들로부터의 따돌림 등의 복잡한 감정을 견디지 못해 학교옥상에서 투신자살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지만 자살사건의 이면에 감춰진 여고생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한 심리상태는 '일기장'을 통해서 더 세밀하게 나타난다. 여기서 '일기장'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소재로 10대에게 자유롭고 비밀스러운 사유의 공간이며 금기와 규율로부터 이탈을 제공하는 중요한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친구들로부터는 이상한 아이로 따돌림당하고 중성적인 성향의 친구 시은(이영진)과는 교환일기를 나누며 마치 연인들처럼 둘만의 감정을 나누며 더 이상 아이도, 그렇다고 성인도 아닌 효신은 선생님의 어깨를 다독이며 친구처럼 대화를 나눈다. 사소하지만 효신에게는 소중한, 이런 특별한 인간관계는 그러나 학교에선 금기시된 관계에 이다. 이러한 관계속에서 갈등을 겪는 효신이 선택한 길은 '죽음', 곧 '자살'이었다.일반적으로 자살이란 본인의 자유의사에 따라 자신의 생명을 끊는 행위를 말한다. 자살의 동기는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흔히 고통으로부터 도피하려는 의도에서 시도된다. 고령자일 경우 삶에 대한 희망이 소실될 때, 정신분열증(schizophrenia)환자들이 망상이나 환각(hallucination)에 의해 지배될 때 자살을 기도한다. 그밖에도 실연당했을 때, 가정불화로 인해 인생의 의미를 상실했을 때도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 "여고괴담"에서 효진의 자살의 원인은 복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은의 외면으로 인한 좌절과 임신의 중압감등으로 빚어진 도피성 자살이라 생각된다. 효신의 대사 중에 "몸무게 몇 킬로, 키 몇 센티, 이런 숫자들이 내 성장을 설명해 줄 수 있을까?"라는 대사가 있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대목으로 성적위주의 주입식 교육과 입시 압력이 교육의 주가 되고 있는 한국 교육현실 속에서 청소년들로 하여금 당연히 터져 나오는 의문이라 하겠다.자살은 개인적인 문제로 간주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변천하는 현대사회 풍토 속에서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고통을 받아 욕구좌절을 경험할 때, 그 책임을 자기 탓으로 돌리는 경우, 그 결과로 자신을 공격하게 되기 때문이다. 즉 극단적인 자기파괴 행위가 자살이라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 속 효신의 경우도 친구와의 불화와 선생님과의 관계 속에서의 갈등이 자신이 살아 가야하는 이유보다 더 컸기 때문에 결국 자살을 택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3. 자살 심리 - 청소년의 다양한 자살심리- 문제해결의 기미가 전혀 안보이거나 대처할 능력이 없을 때, 세상에 혼자 던져졌다고 느낄 때 자살을 택하게 된다. 청소년의 자살 심리를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첫째 어려운 상황을 피하기 위한 도피성 자살 불량청소년의 협박에 못 이겨 학교 가기가 두렵고 학교를 안가자니 부모의 야단이 두려운 상황, 혹은 나쁜 짓 한 것이 부모에 탄로가 날까 두려운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소위 딜레마 상황에서 문제해결 방법으로 죽음으로써 도피해 버리는 경우이다. 대개 수동적이고 타인과 의사소통이 단절된 청소년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둘째 보복심리에 의한 자살'남은 1등을 하는데 너는 왜 이 모양이냐?'는 부모의 꾸중에 대한 반발로, 혹은'돈을 네가 훔쳤지?'하는 교사의 추궁에 결백을 주장하기 위하여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로, 저변에는 부모나 교사에 대한 복수심, 적개심이 강하게 포함되어 있다. '내가 죽음으로써 너희도 고통을 받아라'라는 보복적 내면심리가 있다. 대개 가족 내 갈등이 많은 청소년에게서 볼 수 있다.셋째 자기 처벌로서의 자살성취욕이 높은 아이가 자신의 기대수준에 현실이 못 미칠 경우, 자신의 능력에 대한회의로 인한 절망감, 주위 사람에 못 미치는 죄책감으로 '못난 자신'을 응징하기 위해'못난 나를 용서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는 경우이다. 입시 경쟁이 심한 우리나라 청소년의 자살 특징으로서 본래 우울증이 있거나 자식에 대한 과잉기대를 하는 가정에 많다.넷째 욕구좌절에 의한 자살'생일 파티를 안 해줘서','청바지를 안 사주어서'등 어른이 보기에 대수롭지 않은 일로자살을 하는 경우이다. 청소년기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소아적 의존적 욕구가 아직 많이 남아있음을 단적으로 엿볼 수 있다. 이는 욕구좌절시 마치 새장에 갇힌 새가 자기성질을 못 이겨 창살에 머리를 부딪치는 행동과 유사하다. 성질이 급하고 욕구좌절이 심한 분노발작을 흔히 보이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 품행장애 청소년에서 흔히 볼 수 있다.다섯째 저승에서의 재결합을 위한 자살현실생활이 어렵고 불행하여 지친 나머지 차라리 먼저 세상을 떠난 부모, 형제를 따라 고통이 가득 찬 이 세상보다 저 세상으로 가서 죽은 사람과 재회를 하려는 의도로 자살하는 경우이다. 청소년의 경우 친구의 즉음 혹은 유명 연예인의 자살에 영향을 받는다. 대개 정신적으로 의지할만한 대상을 상실한 소외된 청소년으로서 결손 가정 청소년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4. 청소년 자살의 원인청소년들의 자살의 원인은 뚜렷하게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자살현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자살위험 요인을 밝히는데 주력해 왔다. 자살을 일으키는 위험요소를 알아낼 수만 있다면 자살 현상을 미리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자살의 유발요인을 보면 부모간의 불화, 부모와 청소년간의 불화, 부모상실, 부모의 이혼, 진학실패 및 성적부진, 친한 친구로부터 거절당했을 때, 학생 신분으로 성관계를 맺고 임심이 되었을 때, 사귀던 이성친구에게 버림을 받았을 때 등 생활 사건이 많은 청소년들을 자살로 이끈다.한 가지 주의할 점은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성적을 비관해서 자살하는 아이들보다는 가정불화 등 가정내의 문제 때문에 자살하는 아이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성적이 떨어질 때도 성적 불량 그 자체보다는 성적 때문에 일어나는 부모와의 갈등이나 무력감 때문에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외형적으로 성적비관, 입시걱정과 관련되어서 자살한 것으로 보고되나 그 기저에 깔려있는 정신역동적 측면과 전신과적 진단을 살펴볼 때 이들의 상당수는 이미 우울증에 걸려있거나 또는 정신분열의 초기 또는 가정으로부터의 정서적 지지의 상실을 심하게 경험한 청소년들을 알 수가 있다. 위험요소를 몇개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