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의의국가작용은 권력분립의 원리에 따라 입법·사법·행정으로 나누어지는 바, 광의의 행정 중에는 보통의 행정과 구별될 수 있는 특수한 성질을 가진 것으로 통치행위 또는 정치행위라는 것이 있으며, 이는 입법도 사법도 또한 보통의 행정도 아니기 때문에 제4종 국가작용이라고 한다.통치행위라 함은 단순한 법집행작용이 아니라 국정의 기본방향을 제시하거나 국가적 이해를 직접 그 대상으로 하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행정기관의 행위로서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하기에 부적합한 성질의 것일 뿐만 아니라 비록 그것에 관한 판결이 있는 경우에도 그 집행이 곤란한 성질의 행위를 말한다. 이 개념은 실정법상의 개념이 아니라 판례와 이론에 의해서 형성된 개념으로서, 합리적 관념의 소산이라기보다는 순전히 경험적 관념의 소산으로 평가될 수 있다. 통치행위에 관한 논의는 법치행정의 한계와 관련되는 것이므로 법치행정이 비교적 완비되어 공권력 행사에 대한 사법심사제도가 제대로 인정되고 있는 경우에 그 논의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왜냐하면 법원의 권한이 한정되어 정치성이 강한 행위가 미리 사법심사에서 제외되어 있으면 이 관념을 논할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Ⅱ. 외국에서의 통치행위 논의프랑스나 독일 또는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법치주의가 일찍부터 발달한 국가에서도 그의 헌법구조·법치주의·권력분립의 형태·사법제도 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통치행위에 상당하는 관념이 판례법상 또는 학설상 인정되어 왔다.1. 프랑스통치행위의 개념은 프랑스에서 최초로 논의되기 시작하였으며, 19세기초부터 최고 행정재판소인 국사원(Conseil d'Etat)의 판례에 의해서 인정되어 왔다. 프랑스에서는 행정재판제도가 고도로 발달함에 따라 원칙적으로 모든 행정기관의 행위가 행정재판소인 국사원의 통제를 받게 되었으나, 일군의 정치성이 강한 행위를 정치적 합목적성의 고려에서 행정재판의 대상에서 제외하게 되었다.현재 통치행위에 관한 논의는 국사원과 관할 행정재판소 판결에 의해 나타난 일정한 목록(통치행위표)에 의해서 설명되고 있으며, 전는 행위의 동기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행위의 본질적 성격에서 찾아야 한다는 입장, 국가활동의 보장과 적법성의 요청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재량행위의 법리로 이해하는 입장, 독자적인 법적인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 혼성적 행위(즉 정부와 의회, 정부와 외국과 관련되는 행위)로서 이해하는 입장 등이 있다.2. 독일독일에서는 통치행위의 논의가 비교적 늦게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다. 즉 제 2차대전 전까지는 행정소송사항에 대하여 열기주의 를 채택하여 고도의 정치성을 가진 문제는 이러한 사항에서 제외되었으므로 통치행위의 개념은 이론상 논의되었을 뿐 실정법 운영상으로는 문제되지 않았다. 그러나 제 2차대전 후 개괄주의 가 채택됨에 따라 특히 헌법재판의 한계문제와 관련하여 비로소 실제상의 문제로 등장하고 이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었다.독일의 학설은 바호프(O. Bachof)와 같이 공권력에 의한 기본권침해에 대하여 포괄적인 재판청구권을 보장한 기본법 제 19조 제 4항을 근거로 통치행위의 개념을 부인하는 견해도 있으나, 통치행위를 인정하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 근거로는 통치행위는 행정행위가 아니므로 행정재판소의 관할에 속하지 않는다는 비행정재판소관할설, 통치행위는 자유재량행위이므로 사법심사에서 제외되었다는 재량행위설, 권력분립의 견지에서 심사할 수 없다는 권력분립설, 사법권의 자제라고 하는 사법부자제설 등이 유력하게 주장되고 있다.통치행위의 예로는 하원의 소집, 연방장관의 임면, 연방수상의 정치기준의 설정, 사면권 행사, 연방하원의 해산, 연방정부불신임결정 등이 언급되고 있다.3. 영국영국에서는 통치행위에 해당하는 관념을 국사행위, 순정치문제 또는 대권행위라 하여 고도의 정치성을 띤 일군의 행위를 사법심사에서 제외하고 있다.영국에서는 군주주권사상하에서 일찍부터 왕은 제소될 수 없다(The king is immune from suit)라는 원칙이 확립되었고, 1947년의 국왕소추법(Crown Proceedings Act)이 제정됨에 따라 이 원칙이 크게 수정되었으나, 왕에 대하의 통치행위는 정치적 문제 또는 정치적 행위로 표현되고 있으며, 그 개념은 헌법이 권력분립원칙에 입각하여 다른 기관의 판단에 위임하였거나 또는 법원의 자율적 자제에 의해서 자신이 판단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한 타 기관의 행위가 존재함을 인정한 행위들을 의미한다. 일찍이 1803년의 Marbury vs. Madison사건에서 Marshall 판사가 어떤 정치적 성격의 문제에 대해서는 헌법이 대통령의 자율적 재량에 위임하였기에 대통령이나 행정부의 결정이 최종적인 구속력을 가진다고 선언함으로써 정치적 문제의 존재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 것을 시초로 하여, 최초로 정치적 문제의 존재를 인정한 판례인 1849년의 Luther vs. Borden 판결 등을 통하여 이 이론이 확립되었다.한편 판례나 학설상의 검토에 의하면 정치적 행위는 헌법의 명시적인 규정이나 헌법의 기능론적 해석에 입각한 법원의 자율적 자제에 의하여 다른 기관의 정치적 판단에 위임된 문제에 한정되고 있다. 그러나 헌법이나 다른 법규범에 의하여 그 행위의 적법성을 판단할 기준이 존재하거나, 기본권 특히 본질적인 권리가 관련되는 경우에는 정치적 행위로서가 아니라 사법심사의 대상이 됨을 인정하고 있다.5. 일본일본의 경우도 독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제 2차대전 전까지는 행정소송사항에 대하여 열기주의를 채택하여 고도의 정치성을 가진 문제는 미리 제외되었으므로 통치행위관념은 이론상 논의되었을 뿐 실정법 운영상으로는 문제되지 않았다. 그러나 제 2차대전 후 개괄주의가 채택됨에 따라 비로소 실제 문제로서 등장하고 이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일본에서는 최고재판소의 미·일 안보조약에 대한 판결, 중의원해산처분에 대한 판결 등에서 통치행위의 관념이 인정되었으며, 학설은 긍정설과 부정설이 대립되고 있으나 긍정설이 우세하다.Ⅲ. 우리나라에서의 통치행위(학설과 판례)헌법은 국회의 국회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징계·제명처분은 법원에 제소할 수 없다고 하여 사법심사에서 제외시키고 있다.(제64조 제4항) 이는 그러한 행위를 통치행위로 본치행위의 이론적 근거에 관한 우리 학설은 긍정설과 부정설로 나누어져 있으며, 전자가 통설적 입장이며 판례도 이와 같다.이를 긍정하는 입장도 그 논거에 있어서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입장으로 대립하고 있다. 우선 내재적 한계설은 사법권에는 그에 내재하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데서 통치행위에 대한 사법심사를 부정하는 이론적 근거를 찾고 있다. 이 견해에 의하면 동태적인 정치문제는 그 지위가 독립되어 있고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는 법원이 심사하기에는 부적합한 것이며, 정치문제에 관한 최종적인 판단은 행정부나 국회 또는 국민의 여론에 맡기는 것이 적당하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와 같은 정치적 문제에 대한 불개입이 바로 사법권에 내재하는 한계라고 한다.둘째, 권력분립설은 헌법상 입법·사법·행정이 분립되어 있고 통치행위는 행정부의 전속적 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한다.셋째, 자유재량행위설은 통치행위는 정치문제이며 정치문제는 행정부의 자유재량에 속하는 행위이므로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그러나 행정행위 중 자유재량행위가 처음부터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이론은 과거 행정소송사항에 관하여 열기주의를 채택한 독일이나 일본의 경우에 통용된 고전적 이론이라 할 것이다. 오늘날은 자유재량행위도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며, 재량을 단순히 그르친 때에는 부당에 그쳐 소송은 기각되지만, 재량을 일탈·남용한 때에는 위법이 되어 인용판결을 받게 된다. 그리하여 오늘날은 자유재량행위는 사법심사의 대상의 문제가 아니고 사법심사의 범위(한계)의 문제로 다루어진다. 그런데 통치행위는 그 자체를 사법심사에서 제외한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일단 통치행위로 인정되면 비록 남용하거나 일탈되더라도 사법심사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견해에서는 통치행위는 사법심사의 대상에 관한 문제인 데도 불구하고 사법심사의 범위의 문제인 자유재량행위로 설명하려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하겠다.넷째, 사법부자제설은 통치행위가 사법심사에서 제외되는 것은 법원이 다른 국가기관곧 어느 쪽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된다는 비판이 있다.한편 부정하는 입장은 법치주의와 권력분립, 헌법 제107조 제 2항의 행정소송의 개괄주의와 기본권보호를 근거로 통치행위를 부정한다. 사법적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의미에서의 통치행위를 인정하게 되면 헌법이 인정하고 있는 명령·처분에 대한 법원의 위헌·위법 심사권을 부인하게 되고 정치의 무법상태를 허용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행정소송의 개괄주의가 바로 통치행위의 부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또한 법률문제가 내포되어 있다고 하여 모든 정치문제를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하는 경우 야기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법정책론적 측면에서의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우리 판례는 1964년 6월 3일 이른바 6·3사태를 수습하기 위하여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선포, 10·26사태를 수습하기 위하여 1979년 10월 27일 선포한 비상계엄선포를 통치행위로 보아 온 이래 계속하여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즉 대법원은 사법기관인 법원이 계엄선포의 요건의 구비여부나 선포의 당·부당을 심사하는 것은 사법권의 내재적인 본질적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되어 적절한 바가 못되고, 이를 판단할 권한과 같은 것은 오로지 정치기관인 국회에만 있다고 판시하였다.한편 헌법재판소는 1993년 8월 12일에 발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재정경제명령 의 발령에 관하여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의한 행위로서 그 결단을 존중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는 행위라는 의미에서 이른바 통치행위의 개념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일종의 국가긴급권으로서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요하고 가급적 그 결단이 존중되어야 한다 고 하여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통치행위의 관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른바 통치행위를 포함하여 모든 국가작용은 국민의 기본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한계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고, 헌법재판소는 헌법의 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사명으로 하는 국가기관이므로 비록 고도의 정치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