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란 무엇일까? 언어란 어떤 보이지 않는 사회적 약속, 혹은 합의에 의해 특정한 사회 구성체에 속한 구성원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일종의 상징적 기호체계이다. 즉, 간단히 말해서 '의사소통의 도구'라는 것이다. 언어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다. 이제 우리는 이런 언어의 중요성에 관해서 논해 보도록 하자.먼저, 언어는 생각과 느낌을 전달해 주는 도구로서,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형성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무릇 무엇인가의 중요성은 있음 그 자체의 본질이나 속성을 나열하기 보다 없음으로서의 그 영향력을 느낄 때 더 확실히 나타난다. 만일에 모든 사람이, 집안 식구들이나 이웃 사람들과 단 하루라도 말을 하지 않고 지낸다고 가정해 보자. 나아가서, 온 세계 인류가 하룻동안 완전히 의사 소통(意思疏通)을 중지한다고 생각해 보자. 아침에 일어나 꿀 먹은 벙어리처럼 멀뚱멀뚱 쳐다만 본다. 텔레비전도, 라디오도 침묵을 지킨다. 물론, 전화통도 울리지 않고, 신문도 배달되지 않는다. 이처럼 인간 사회에서 언어가 사라지고 나면, 결국 인간의 모든 활동은 마비되고 정지된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둘째, 언어는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는 척도이며, 사람을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요건이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 짓는 요소에는 도구 사용, 직립 보행, 사회 구성, 욕구 억제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인간과 다른 동물을 구별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특징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도 다 그들 나름의 의사 소통체계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꿀벌은 여러 가지 춤의 모양으로 꿀이 있는 방향, 거리, 그리고 꿀의 질을 표현하며, 침팬지, 돌고래 등 다른 동물들도 소리나 몸짓 등을 통해 그들 나름의 신호 체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물의 의사소통의 체계에서는 자기가 경험할 수 있는 외부세계에 관한 제한된 사실에 대해서만 어떤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 뿐이다. 꿀벌의 경우, 꿀벌이 전달하는 정보는 어느 방향으로 얼마만한 거리에 꿀이 있다는 것 한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침팬지도 역시 전달되는 정보의 종류도 제한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러한 정보의 복합적 표현이 허용되지 않는 고정적 체계이다. 그러므로 이런 동물의 신호 체계를 우리는 언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들의 신호 체계가 너무 단순하고 제약적인 유한 체계이다. 동물들의 신호 체계에 비해 인간의 언어는 매우 복잡하다. 그러면서도 매우 체계적이고 기능적이다. 그리고 무한수(無限數)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무한한 기호 체계이며, 인간의 언어는 먼 과거의 일을 회상해서 말할 수도 있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미래에 관해서도 말할 수 있으며, 이 세상에 수 없는 공상적인 일에 대해서도 얘기할 수 있다. 또 자기 생각이나 남의 말을 인용 전달할 수 있다. 이처럼, 언어는 인간과 동물을 구별지어 준다.셋째, 언어는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하나의 사회적 인격체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 필연적이고도 근본적인 방식으로 관여한다. 언어가 없다면 사회적 인격주체로서의 인간의 존재 형성자체가 불가능해 진다는 것이다. 늑대소년은 언어를 가지지 못함으로서 인간이 밟아야할 사회적 성장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전혀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알 수 있다. 인간의 사회적 성장이 한 언어의 습득과 더불어 시작되는 것이다. 언어를 배우지 못한 아주 어린 아기는 아직까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의 세계를 자신과 분리된 대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의식의 미분화 상태에 놓여있다. 그러나 아이가 언어를 배우면서 -'엄마'라는 말이 지칭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부터- '나'라는 주체에 대한 자각이 싹트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아기가 말을 배워나가는 과정이란 곧 그 말이 지칭하는 대상의 사회적 의미를 습득해나가는 과정이며 또한 한 사람의 사회적 인격주체로 성장해 가는 본격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