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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세기 프랑스문학] 마담보바리
    보바리부인은 평범한 한 시골 의사의 아내였다. 그녀는 매우 몽상적이고, 감상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녀는 그녀를 에워싸고 있는 평범하고 따분한 생활부터 모든 것이 이 세상에서 혼자 동떨어져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상황에 운나쁘게 자신만이 붙잡혀 억지로 끌려 들어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면 항상 무언가의 사건이 일어나 있기만을 기다렸고, 고독한 그녀의 생활을 절망하며, 항상 그 생활을 벗어날 탈출구를 찾았다. 피아노를 치고, 바느질을 하는 이 모든 것이 보통의 여자들에게는 하루의 일과이고, 취미생활이겠지만 그녀에게는 평범한 일상의 연속에 지나지 않았다. 시골 구석에서 앞날 없는 의사생활에 만족하는 샤를르는 아내의 어떠한 욕구를 채워줄 수도, 소설적 환상을 함께 나눌 수도 없는 무능과 둔감으로 그녀를 다시 권태속에 가둬버린다.그래서 그 무기력함을 이겨내기 위한 탈출구로 그녀가 택한 방법은 바로 또다른 애인을 만나는 것이었다. 그녀는 남편인 샤를르 몰래 독신자인 지주 로돌프, 공증인 사무소의 서기인 레옹을 상대로 정사를 거듭한다. 그녀는 꼭 그런 방법을 택해야만 했을까? 삶의 무기력함을 떨치기 위해 부정을 저지르고, 분수에 맞지 않을 정도의 사치와 허영으로 빚을 지고.. 여기서 나는 19세기 엠마의 이야기나, 현대에 있어서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해본다. 오히려 '일상의 반복'이라는 것은 예전보다 더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더 많이 겪지않을까? 하지만 누구나가 다 엠마처럼 살지는 않는다. 왜 그녀는 그런 방법으로밖에 해결하지 못했을까? 만약 내가 엠마였다면, 다른 식으로 대처했을것이다. 하다못해 삐걱이는 문의 소리가 거슬린다면 당장 문을 고쳤을것이고, 물기가 스며나와 얼룩진 벽이 싫다면 당장에 공사를 해서 좀 더 밝고 아늑한 집을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엠마는 일말의 노력도 하지않고 그냥 당장 주어진 것들에 환멸을 느끼고, 거부하기만 했다. 그녀가 처한 환경에 대해 개선하려는 노력을 조금만 했다면 그녀의 삶이 그렇게 무기력하지 않았을텐데... 물론 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하지만 인간이 동물이 아니라 인간으로 따로 분류되는 이유는 그런 환경을 바꾸고 극복해나갈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그녀의 남편 샤를르는 정말 그녀를 사랑했다. 바보스러울만큼 그녀를 위했고, 그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했다. 내가 생각할 때 이 보바리 부인이라는 작품에서 희생자는 보바리부인이 아니라 샤를르인 것 같다. 혹자는 세상어디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없고, 단조로운 일상에 갇혀버린, 결국은 파멸해버린 보바리부인이 희생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샤를르야말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지만, 단지 그 환경이 도와주지 않았을 뿐이다. 그가 그녀를 괴롭히기 위해 일부러 시골의 의사라는 직업을 택한 것도 아니었고, 둔한 감각을 소유하고, 무능력함을 인정하고, 촌스러운 복장을 한것도 아니었다. 그는 엠마의 권태를 극복하기 위해 용빌르로 이사를 가는 노력도 보였고, 시골에서의 반복되는 일상에 지겨워하는 아내를 위해 그녀가 사치로운 생활을 하는 것도 방관하며, 그녀가 더 사치로운 생활을 할 수 있기위해 더욱 일을 열심히 해야했다. 엠마가 로돌프와 더 친해진 계기가 되었던 승마생활도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 그가 준비한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떠한가? 그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조금도 사랑받지 못했고 심지어 그녀는 샤를르를 '복잡한 혁대의 구멍에 끼우는 날카로운 철사같다'고까지 표현했다. 비록 일의 결과가 나쁠지언정 샤를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 만약 당신이 샤를르였다면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있었을지 생각해보라. 나로서는 그런 샤를르를 비판한다거나, 미워할 수 없다. 그저 샤를르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인내심에 존경을 표할 뿐이다.그렇다면, 그녀의 첫 번째 정부였던 로돌프는 어떤가? 그는 요즘말로 하자면 바람둥이라고 할 만한 인물이다. 그는 거친 성격을 가졌고, 머리가 좋으며 여자관계가 아주 복잡했다. 그는 그녀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단순한 호기심과 정복욕에서 시작하여, 그녀가 하는 생각들 -시골의 평범함에서 오는 숨막힘에 대해, 평범함 속에서 상실되어 가는 꿈에 대해- 맞장구치며 그녀를 유혹했다. 단조로운 생활에 지루해하던 순진한 엠마에게 그는 백마탄 왕자님과 같았다. 그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것만 같았던 생활의 무기력함을 이해해주었고, 샤를르는 모르는 문학적이고 우아한 화제거리로 항상 그녀를 즐겁게 해줬다. 그런 생활속에서 엠마는 자신이 그러게 부러워하던 사랑을 하는 여자의 틀 속에서 자기를 발견하고, 그녀가 젊었을 때 언제나 그리던 그 몽상을 실현시켰다. 그 환상의 한 부분에서 그녀는 이제껏 누리지 못했던 자유와 즐거움에 대한 복수의 쾌감까지 느끼며 점차 아무런 양심의 가책이나 불안없이 이 사랑을 즐기게 되었다.하지만 그녀가 그 사랑에 빠져들수록 로돌프는 더욱 냉담해지고 더 이상 자상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세련된 바람둥이일뿐이었고 결국에는 엠마를 점령해버려서 이제 엠마는 그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녀는 샤를르를 사랑할 수 있다면 그 편이 더 행복하겠다고까지 생각했지만 그것은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로돌프는 점점 엠마가 귀찮아졌고, 그녀가 한낱 남녀간의 사랑에 이렇게까지 정신을 잃어버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더구나 그녀 때문에 도망을 간다거나, 아이를 떠맡고 싶지않았다. 그는 처음부터 비열했고, 진정한 사랑따위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결국 로돌프는 엠마를 버렸고, 이제 엠마를 기다리는 것은 일상으로부터의 구원이 아니라 배신과 환멸과 환상을 채우기 위한 애정행각으로 생긴 엄청난 경비목록과 고리대금업자로부터의 빚독촉 뿐이었다.그래서 엠마는 결국 음독자살을 하기에 이른다. 무엇이 그녀를 죽음에까지 몰고 갔는가? 그녀의 환경이 그녀를 그렇게 만든것인가? 아니면 그녀가 그런 환경을 만들어낸것인가?엠마가 수녀원에 있던 그 무렵은 얼마나 행복했던가. 얼마나 자유롭고 희망에 넘쳐있었고, 얼마나 많은 꿈을 지니고 있었던가. 엠마 자신도 종종 그런 생각을 하곤했다. 하지만 그녀에게 그것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것처럼 느껴졌고, 자신에게는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어떠한 미소에도 권태의 하품이 숨어 있고, 어떠한 환희에도 저주가 스며있고, 어떠한 쾌락에도 혐오가 숨어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만약 그때의 엠마가 나였더라면 난 그녀처럼 한순간에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행위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생활이 정말 마음에 안든다고 할지라도, 모든 것을 포기하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의 돌파구를 찾았을 것이다. 설령 그 다른 방법도 탐탁치않은 것이라 할지라도 앞으로 남은 인생중 그 어느 날에는 나에게도 진정한 행복을 느낄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인문/어학| 2003.11.27| 2페이지| 1,000원| 조회(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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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 모던뽀이 경성을 거닐다
    "조선의 식민지적 근대, 난장이가 쓴 큰 갓"1930년대 경성. 일제의 탄압속에서 언론이 할 수 있는 것은 파고다 공원에서의 의미없는 탄식뿐, 직접적으로 사회를 비판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종전 시사 만화는 만문만화라는 새로운 장르로 등장한다. '만문만화'란 말 그대로 '흐트러진 글과 난삽한 그림'이란 의미로 직접적인 서술을 피하여 일제의 검열과 사상 탄압을 피하기 위한 우회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을 취하는 만화이다.조선에 있어서 1930년대는 급격한 서구문명의 유입으로 근대와 전근대의 이중적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는 절름발이 시대이다.서구의 화려한 근대의 환상은 우리의 모던걸, 모던뽀이들을 유혹하지만 정작 식민지속 그들의 생활 현실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해서 더욱 절망스럽다. 여기서 우리의 모던걸, 모던뽀이는 근대를 이끌어가는 주체의 표상이다. 이들은 식민지 조선 우리의 생활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모던걸이 보이는 몰개성은 근대 조선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어느 만문만화의 모던걸들의 똑같은 황금시계와 똑같은 보석반지는 근대라는 유행의 무한한 복제이미지와 미디어가 만들어 낸 강제된 욕망을, 모던걸뒤로 길게 늘어진 그림자는 이 욕망뒤의 식민지 시대의 가난과 슬픔을 잘 표현해준다.조선에 근대가 잠입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특히, 활동사진과 유성기는 조선이 근대로 이행하는데 절대적인 시간도 뛰어넘게 했다.활동사진과 유성기를 거쳐 신문이나 라디오에 이르기까지의 미디어가 유행을 형성시키고, 그 유행은 근대로의 이행을 가속화시켰다. 서구에서 넘어온 미디어와 근대 과학의 또 다른 산물인 유선형 교통기관은 사람들을 속성 세계인으로 변모시켰지만 경성 모던걸의 유행은 뉴욕걸의 유행과 근본적으로 같을 수 없었다. 경성 모던걸과 뉴욕걸의 패션은 같을지 모르지만 그네들 주변의 풍경은 빌딩과 초가집만큼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이 중 서양문화를 가장 충실하게 전달한 것은 근대의 전도사라 불리는 '영화'이다. 영화는 근대라는 이름으로 서구자본주의를 문화적으로 완성시켰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좁은 대문은 생각하지 않고 커다란 피아노를 들여놓았고, 이렇게 미디어가 부추긴 욕망으로 모던걸, 모던뽀이들은 결국 과잉소비를 하게된다. 은행과 고리대금업은 이런 과잉소비를 보증하는 장치로 작용하여 일제의 유혹과 감시와 통제를 은밀히 행하게 해주었다. 결국 일제에게 더욱더 식민지화 되어가는 조선이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영화는 그들에게 근대문화는 곧 백인중심의 서구문화라고 여기도록 만들었는데 이에 대해 안석영은 만문만화를 통해 자기정체성을 묻는 민족주의적 분노를 드러낸다. 이 분노는 작자가 말하는 '네거리로 나선 산책자'로서의 비판이다. 단순한 눈의 지각작용인 '시각'이 아닌, 주체의 지향성을 담은 '시선'으로 작품에 참여하여, 단순한 객관적 사실의 기술이 아닌, 같이 고민하고 아파하는 참여자의 입장으로 서술하는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골목길을 거니는 산책자'의 시각 역시 놓치지 않는다. 때로는 근대의 풍경을 가장 충실히 담고 있는 인공적으로 계획된 근대 도시의 거리에서 구체적인 일상을 지극히 사실적으로 포착해내는 것이다.식민지 근대도시 경성은 소비공간이나 근대공원에서부터, 영화, 음악, 춤, 스포츠, 패션에 이르는 대중문화 모두 왜곡된 중층성을 보인다. 한 예로 모던걸의 모던한 패션과 노출에 대해서 때론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대개는 비판적이다. 모던걸의 패션을 짧은 치마와 작은 양산으로 표현하여 쓸모있는 것은 점점 작아지고, 쓸데없는 것은 점점 커지는 모던한 패션 유행을 비판한다. 또, 모던보이가 화장을하는 모습과 여성의 치마처럼 펄럭이는 바지를 입은 모습으로 남성성이 제거된 모습을 비판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에서 우리는 근대의 중층적인 사고방식을 볼 수 있다. 근대는 여성은 늘 정숙하고 남자는 강하고 거칠어야한다는 남성중심적 규범을 가지지만 그 이면에는 전근대적 관습, 규범으로부터의 일탈성에 대한 경탄도 숨어있는 것이다.조선의 근대에도 서구문화의 하나인 '자유연애, 결혼문화'가 유행한다.이는 연애와 결혼을, 나아가 여성을 상품화시킨다. 여성은 자신의 미모나 처녀라는 상품가치를 내세워 값진 상품이나 화폐로 자신을 교환한다. 상품이나 화폐를 위해서라면 문제될 것이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전근대적인 결혼 문화가 변모함에 따라 가족관계도 역시 많은 변화를 겪는다. 여기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아내의 위상변화다. 가부장적인 남성중심의 관계에서 서구 문명을 받은 신여성 아내의 목소리는 점점 커진다. 하지만 작가의 눈에 이건 변함없는 가부장적 태도밑에서 아내들의 왜곡된 여성 해방, 자기평등 주장에 불과한 것이었다.
    인문/어학| 2003.05.12| 2페이지| 2,000원| 조회(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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