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명사의 와 경덕왕 19년 국난을 타개할 산화공덕을 베풀라는 왕의 당부에 월명이 도솔가를 지어 읊으니 그 가사는 이러하다.오늘 이렇게 산화가(散花歌)를 부를 제뽑히어 나온 꽃아 너희는참다운 마음 시키는 그대로부처님 모시어라오늘 이에 산화가 부를 제뿌린 꽃아, 너는곧은 마음의 명(命)을 따라미륵좌주(彌勒座主) 모셔라!노래를 해석하면 이러하다.청양루에서 부른 이날의 산화가를한 송이 꽃인 양 하늘로 보냅니다.지극한 정성 다하여멀리 도솔천의 부처님 모시려고지금 세상에서 이것을 두고 산화가라고 함은 잘못이요 도솔가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도솔가라는 이름의 도솔이란 말은 도솔천에서 나온 것이다. 이는 욕계중 장차 부처가 될 보살이 사는 곳이며 석가도 현세에 오기 전 도솔천에 머물며 수행했다고 전한다. 현재는 미륵보살이 설법하며 성불할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정토이다. 그런데 이 도솔천이라는 곳은 인간세상과 가장 가까운 하늘이다. 곧 그곳에 사는 미륵도 사람과 가장 가까이 지내는 부처이다. 이는 미륵보살 자신의 선택이다. 다른 이들의 고통을 다른 이의 것으로 생각할 수가 없었기에 더 먼 하늘로 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해석에서 나온 ‘은중직심지소사’란 은중한 직심의 소사라 하여 간곡한 곧은 마음이 부리는 바를 뜻한다. 곧 나와 남을 구분하지 않고, 나를 없애고 남이 되어 사는 삶을 가장 훌륭한 것으로 여기는 미륵의 지향이다.광덕과 엄장의 이야기에서도 주제로 부각되었지만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와 같은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야함을 힘주어 역설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나와 남을 구분하지 않고 남이 곧 내가 되어 사는 삶이 미륵이 사는 도솔천의 정토의 삶이다. 서방정토는 우리와 먼 곳에 있어 가기 힘든 거창한 곳이 아니라 삶 속에 존재하는 친숙한 곳이다. 이는 당시인들의 사상기반으로도 이미 자리 잡고 있었던 듯한데 월명사를 찬한 시에 이르기를바람은 종이돈을 날려 죽은 누이의 노자를 삼게 하고젓대 소리 저 달에 울려 항아(姮娥)의 걸음을 멈추게 하네.하늘 저쪽 도솔천이 멀다고 하지 말라.만덕화(萬德花) 한 곡조로 즐겁게 맞으련다.하였다.월명사는 처음 경덕왕의 간청에 출신이 미천하여 전아한 불교노래 같은 것은 모르고 향가만 지어 부를 줄 안다고 하며 뒤로 물러났었다. 그러나 결국 그의 노래는 천지와 귀신을 감동시키고 나라를 구해내기까지 하였다.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는 일연은 신라 사람들이 향가를 숭상한 지가 오래되었으며 때때로 천지귀신을 감동시킨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논평을 덧붙였다. 이는 당시 신라인들의 향가에 대한 인식이 어떠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특정시대, 특정인들이 생각한 구원이나 극복에 이르는 길이 바로 향가에 고스란히 스며있다고 할 수 있다.이야기 뒷부분에는 몸차림을 깨끗이 하여 무릎을 꿇고 차와 염주를 받아 서쪽의 내원 탑 속으로 사라진 아이가 나온다. 이는 이야기가 사실인 것처럼 믿겨질 수 있도록 스스로 구성된 자기증명의 서사원리로 이해된다. 이러한 서서원리는 이야기가 믿을 수 없는 기이성을 가지고 있음을 저자도 알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다. 이야기 속에서 아이는 미륵부처의 화신으로 등장하여 월명사의 신이함을 극대화 시키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월명은 또 일찍이 죽은 누이동생을 위하여 재를 올리고 향가를 지어 제사를 지냈더니 갑자기 광풍이 불어 종이돈이 날려 올라가 서쪽 방향으로 사라졌다. 노래에 일렀다.생사 길이란 여기 있으려나 있을 수 없어나는 간다는 말씀도이르지 못하고 가버리는가어느 가을날 이른 바람에이리저리 떨어질 나뭇잎처럼한 가지에서 떠나선가는 곳 모르는 구나아아, 미타찰(彌陀刹)에서 만날 것이니내 도(道) 닦아 기다리리라.삶과 죽음의 길은 예 있으매 머뭇거리고나는 간다는 말도못다 이르고 어찌 가나닛고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이에 저에 떨어질 잎처럼한 가지에 나고가는 곳 모르온저아마, 미타찰에서 만날 나도 닦아 기다리겠노라불교에서 설파하는 교리 중에 ‘오직 모를 뿐으로 정진하라’는 지침이 있다. ‘오직 모를 뿐’이란 생각 이전의 마음을 갖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생각 이전의 마음은 모두 똑같은 것으로 그것이 우리의 본체이며 하나가 된다. 이와 같이 항상 모를 뿐인 마음을 지녀야 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순간에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가라는 사실을 영겁에 걸친 현승들은 우리에게 깨우치고 있다. ‘정념진여’라는 것도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바로 보는 것을 말하며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는 마음의 창과 같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곧 ‘오직 모를 뿐’이란 이 세상은 꿈과 같은 것이고 꿈은 이 세상과 같은 것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우리가 꾸는 꿈과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결국 모두 환상이며 그러므로 꿈과 세상을 구분할 필요도, 그것에 매일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욕계라는 것도 욕망으로 가득 찬 세계를 뜻하며, 따라서 욕망이 만들어낸 환상으로 가득 찬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세상 모든 것이 환영임을 깨닫고 나를 버리면 꿈도 꾸지 않게 될 것이다.
미륵사와 서동설화미륵사는 한국 석탑의 시원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당시의 백제문화가 전반적으로 또 다른 차원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미륵사의 창건은 백제의 미륵신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런데 미륵사라는 사원공간 전체에서는 탑이 특히 강조되고 있다. 미륵사를 조성하고 거기에 대탑을 세운 시기가 못에서 미륵삼존이 용출한 데에서 비롯된 것은, 법화경에서 탑의 용출과 같은 맥락의 수사적 표현이다. 더욱이 미륵이 법화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점이나 미륵사의 거대한 탑의 건립의 사상적 배경이 법화경의 조탑공양과 연결될 수 있다고 본다.『삼국유사』 무왕 조는 완전한 하나의 불교적 상징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동의 신분은 빈천하나, 그가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태어날 수 있었던 데에는 용의 정기를 받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용은 설화 후반부에서 출현하는 미륵삼존과 수미쌍관을 이루는 미륵불과 관련된 용이다. 서동이 용의 아들이라는 전제는, 결국 미륵사라는 거대한 가람을 지어 불법을 홍포하는 대역사의 임무를 부여받았다는 암시가 깔려 있다.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는 미륵선화와 연관을 가지며, 미륵인 불교신앙과 선화인 토착 신앙을 아울러 갖춘 무불 융합신앙을 상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당시 백제가 미륵신앙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하고 있었기에 이런 설화가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선화공주가 진평왕 부부의 딸로 설정된 것도 그들이 석가의 부모 이름을 따서 이름을 지었을 정도의 열렬한 불교적 신앙을 서동설화에 반영한 것이다. 서동설화의 본질은 불교적 상징이기 때문에 당시 백제와 신라 사이의 원수관계는 별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한 현실적 차원은 더 높은 차원의 불교적 상징으로 대체ㆍ승화되어 표현되고 있다.선화공주를 만나기 위해 서동이 머리를 깎은 것은 구도의 불교적 상징이다. 서동은 선화공주와 혼인하기 이전까지 능력이 뛰어난 영웅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미륵선화를 상징하는 선화공주를 만난 다음부터는 거의 바보형의 인간으로 역할이 전락한다. 이런 설화구조는 서동이 불보살에 귀의하고, 그 불보살의 인도를 받아 열렬한 신앙으로 마침내 큰 공덕을 이룬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명법사는 법화경과 밀접한 관련성을 보이며, 그가 상징하는 바는, 법화경에서 표현된 불보살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보아 무방할 것이다.서동의 성취 모두가 자신의 역량이나 노력으로 이룬 것이라면, 서동의 이야기는 영웅설화가 될 것이다 그러나 미륵과 법화신앙을 상징하는 선화공주와 지명법사가 등장하고 또 그들이 서동보다 훨씬 커다란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서동이 선화공주를 만나는 것도 종교적 신비체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이 자율성은 축소되고 신령스러운 종교적 구원자의 처분에 따라 타율성이 확대되는 것이다.백제에서는 미륵신앙과 법화신앙 그리고 관음신앙이 크게 유행하고 또 신앙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 신앙들은 타력적인 성격을 강하게 지닌다. 당시 이런 성격의 불교를 신앙하였다는 사실은 그것이 곧 백제인들의 종교적 정서와 심성을 반영한다. 따라서 이러한 성격은 백제의 종교적 상징이나 미술에 보편적으로 표현되어 있을 것이고, 서동설화의 경우에도 그렇다고 본다.
신충(信忠)이 벼슬을 그만두다효성왕이 아직 왕위에 오르지 않았을 때에 한번은 신충이라는 어진 선비를 데리고 바둑을 두면서 말하기를, “이 다음에 그대를 잊어버린다면 저 잣나무를 두고 맹세를 하겠다”고 하매 신충이 일어나서 절을 하였다.몇 달 뒤에 왕이 즉위하여 공로 있는 신하들을 표창하면서 신충을 잊어버리고 차례에 넣지 않았다. 신충이 원망스러워서 노래를 지어 잣나무에 붙였더니 나무가 갑자기 누렇게 시들어버렸다.왕이 괴상스럽게 여거 알아보도록 하였더니 노래를 가져다가 바쳤다. 왕이 깜짝 놀라 말하기를, “정사에 바쁘다보니 가깝게 지내던 사람을 잊어버릴 뻔하였구나!”라고 하고 곧 그를 불러 벼슬을 주니 잣나무가 그만 도로 살아났다. 노래에 일렀으되?? 자시?? 안? 이우리 디매너 엇뎨 니저 니신울월던 ?치 겨샤온??그림제 녯 모샛녈 믌결 애와티??? ?라나누리도 아쳐론 뎨여뜰의 잣이가을에 안 이울어지매너를 어찌 잊어? 하신우럴던 낯이 계시온데달 그림자가 옛 못가는 물결 원망하듯이얼굴사 바라보나누리도 싫은지고!뜰의 잣이가을이 되어도 여물지 않는구나너를 어찌 잊어? 하시던우러르던 낯이 계셨는데,달 그림자가 옛 못의가는 물결을 원망하듯이(왕의)얼굴을 바라보지만세상도 그저 싫구나갓 됴히 자시?? 안?곰 ??디매너를 하니져 ?시?론울월던 ?? 가?시온 겨?레여?라리 그르메 ?린 못?녈 믉겨랏 몰애로다즈?? ?라나누리 모?갓 여희온?여질 좋은 잣이가을에 말라 떨어지지 아니하매너를 중히 여겨 가겠다 하신 것과는 달리낯이 변해 버리신 겨울에여달이 그림자 내린 연못 갓지나가는 물결에 대한 모래로다모습이야 바라보지만세상 모든 것 여희여 버린 처지여질 좋은 잣이가을에 말라 떨어지지 아니하니너를 소중히 여기겠다 하신 것과는 달리낯이 변해 버리신 이 겨울에(나는)달이 그림자 내린 연못 가에지나가는 물결에 닿아있는 모래로다(왕의)모습이야 바라본다마는세상 모든 것 여희여 버린 처지로구나라고 하였는데 뒷구절은 없어졌다. 이로부터 그는 두 왕대에 걸쳐 왕의 총애로 높은 벼슬을 하였다.경덕왕 22년 계묘(763)에 신충이 두 친구와 서로 약속하고 벼슬을 그만두고 남악으로 들어가매 왕이 다시 불렀으나 가지 않고 머리를 깎고 중이 되었다. 그는 왕을 위하여 단속사(斷俗寺)를 세우고 그곳에 살면서 종신토록 속세를 떠나 왕의 복을 빌겠다고 청하니 왕이 이를 허락하였다. 그의 화상은 이 절의 법당 뒷벽에 있다. 절 남쪽에 있는 마을 이름이 속휴(俗休)인데 지금은 잘못 불러 소화리(小花里)라고 한다.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감상하기어부사시사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정서어부의 한가로운 생활과 그에 대한 만족감- 삼공을 불리소냐 만사를 생각하랴- 어부의 생애는 이렁구러 디낼로다- 어옹이 한가터냐 이거시 구실이라- 믈외예 조한 일이 어부의 생애 아니러냐그림 같은 자연에 대한 칭송- 안류뎡화난 고븨고븨 새롭고야- 연강 텹쟝은 뉘라셔 그려낸고- 백빈홍료난 곳마다 경이로다- 셕양이 바애니 쳔산이 금슈ㅣ로다- 홍슈쳥강이 슬믜디도 아니한다- 압희난 만경류리 뒤희는 쳔텹옥산거부할 수 없는 흥취의 유혹- 탁영가의 흥이나니 고기도 니즐로다- 나믄 흥이 무궁하니 갈길흘 니젓딷다- 긴 날이 져므난 줄 흥의 미쳐 모라도다- 낙시질도 하려니와 취한 거시 이 흥이라고사를 통해 던지는 화두- 학발로옹 만나거든 뢰택양거 효측하쟈- 다만 한 근심은 상대부 드르려다간간이 나타나 신경쓰이게 하는 조류들- 갈며기 둘식 세식 오락가락 하나고야- 우난 거시 벅구기가- 무심한 백구난 내 좃난가 제 좃난가- 벽슈앵셩이 곧곧이 들리나다- 그러기 떳난 밧긔 못보던 뫼 뵈나고야- 자라 가는 가마괴좋은 고기를 잡고자 하는 약간의 집착- 슈국의 가알히 드니 고기마다 살져 읻다- 은슌옥쳑이 몃치나 걸녇나니- 밋기 곧다오면 굴근 고기 믄다 한다- 거구셰린을 낟그나 못 낟그나애주가적 성향- 탁쥬ㅅ병 시릿나냐- 딜병을 거후리혀 박구기예 브어다고어부사시사에는 위와 같이 고산 윤선도의 다양한 정서가 드러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40수나 되는 노래이니, 더욱이 특별한 목적이나 수단으로 쓰인 작품이 아니니 꽤 세밀한 감정들을 읽을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 중 내게 각별히 다가온 정서들을 중심으로 감상을 적어보겠다.고산 윤선도는 일생의 대부분을 유배지에서 보냈다. 그를 그렇게 만든 당쟁과 그 배후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암투에 진저리가 났을 것이다. 자연에 그야말로 파묻혀 ‘홍딘’으로 상징되는 인세를 멀리하고자 한다. “돌아보니 인간이 멀어 더욱 좋다”거나 “세상을 가려주는 자연을 탓하지 말” 것을 역설하는 부분이 그것이다.또한 여러 고사들을 인용하여 자신이 지닌 한의 감정을 비치기도 한다. 참소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오자서와 굴원의 고사를 통해 그는 아마 자신의 억울함과 결백함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들과 동병상련인 자신의 처지를 스스로라도 가엾게 여기고 달래보려 했음일 수도 있다.한편, 자신이 살고자하는 삶의 본보기를 소나무로 상정한 듯 윤선도는 소나무에 대해서 얼마 언급한다. ‘믉가의 외로온 솔 혼자 어이 싁싁한고’하며 홀로이지만 씩씩한 자태로 같은 자리를 지키는 소나무를 동경하는 모습을 보인다. 수많은 모함과 참소에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그로 인해 외로이 지내야 했던 날이 많았던 까닭이 소나무에게서 각별한 감정을 이끌어낸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이는 앞부분의 ‘만고심’과 상응될 수 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선비의 마음이 바로 소나무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는가. 자신이 옳다고 여긴 부분에 있어서 절대 변절하지 않는 그 푸르른 기세가 바로 윤선도로 하여금 자신의 삶에 있어 동경의 대상으로 소나무를 삼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그러나 내게 있어 가장 돋보인 정서는 바로 윤선도가 느끼는 외로움이었다. 작품 속에는 스스로를 어옹이라 칭하고 자연의 흥취를 고스란히 누리는 여유로운 삶에 대한 만족감이 많은 부분 드러난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이 드러나는 자신의 뼈저린 고독감을 그는 간간이 보여주고 있다. 그 고독감은 한결같은 임금의 사랑을 얻지 못하고 여러 날을 유배지를 떠돌며 지내야 했던 그의 삶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이것이 바로 윤선도가 속세와 단절된 삶을 살며 세상을 스스로 멀리 하고자 했던 가장 직접적인 연유가 된다. “임금이 계신 곳이 묘연하도록 먼 곳에 있으니 이 맑은 달빛과 귀한 약을 어떻게 바칠 수 있을까”하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에서 그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애절한 것인지,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 것인지 엿볼 수가 있다.이현보의 어부가와 다른 점이 바로 이부분이다. 두 작품 모두 인세와 자연이 ‘십장홍진’과 ‘청정강호’로 상징되며 대비되는 구조를 보인다. 하지만 재지양반으로 독자적이고 안정된 기반을 갖춘 이현보의 작품에서는 세상에 대한 반감의 뿌리가 그리 깊지는 않아서 이내 평정심을 찾고 여유롭게 강호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에, 윤선도의 작품은 그가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임금 가까이에서 총애를 받았던 존재라는 과거를 쉬이 놓아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시의 자연에 감탄하고 어부로서의 삶에 만족을 느끼는 듯하지만 사실 세상과 서울과 임금을 향한 끊을 수 없는 갈증을 숨기지 못한다. 그래서 윤선도의 속세에 대한 증오와 경멸은 그 뿌리가 아주 깊다.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어휘교육의 방법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어휘교육의 방법1(1) 의미 지도 그리기1(2) 자유 연상법2(3) 유의어, 반의어, 다의어를 통한 지도 방법3외국어 교육에는 사회적 상황, 교육적 조직, 교사, 학습자 등의 변수가 있다. 이외에도 근래에는 다양한 학습 스타일, 의사소통전략, 성격, 심리학적 과정 등의 새로운 변수가 추가되고 있다.어휘는 언어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언어 학습 시, 가장 먼저 습득하는 것이 어휘이고, 이를 바탕으로 두 어휘 문장, 세 어휘 문장으로 발전되어 간다는 것에 주목하자. 어휘는 언어 습득의 시작이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외국어 학습이 어려워지는 것은 어휘 때문이다. 독해 및 듣기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학습자들이 그 원인을 어휘로 돌리고 있다는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즉, 언어 학습의 마지막 역시 어휘에 있는 것이다.따라서 언어 학습의 시작이자 마지막인 어휘를 보다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어떻게 효과적으로 외국인 학습자에게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본고에서는 한국어 어휘를 외국인 학습자에 효과적으로 교육하는 방법에 대해 모색해보고자 한다.(1) 의미 지도 그리기이 방법은 주어진 대상 어휘에 대해 몇 개의 영역을 분할하여 범주화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재승(1996)은 이 방법의 예를 〈그림 1〉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무색, 무향, 무맛,투명함, 파도, 차가움,시선함, 오염, 푸르름물물이 있는 곳물이 이용되는 경우물의 성질물에서 볼 수 있는 것강, 바다, 연못, 시내호수, 비, 집, 사막음료, 수영, 목욕, 요리식물 재배, 전기 발생고기, 조개, 가재, 바다사자, 해초, 수초, 금붕어〈그림 〉 의미 지도 그리기그는 위와 같이 물에 대한 의미 지도를 제시해 놓고, 이 방법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이 방법은 학생들의 사전 경험이나 지식(스키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주제에 대한 개념을 형성하는 데 유용하다. 또한 많은 양의 어휘를 접하게 하련성을 파악하게 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또한 발표를 많이 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여 적극 참여하게 할 수 있다.그러나 이 방법은 다음과 같은 단점이 있다.대상 낱말에 대한 최소한의 개념적 지식을 학습자가 알고 있어야 이 방법의 활용이 가능하다. 위에 제시한 ‘물’과 같은 낱말은 많은 학습자들이 기초적 개념을 인식하고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어휘 교수?학습 활동이 개념의 확장과 어휘량의 증가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면, 이 방법은 유용하다할 수 있겠으나, 어휘 학습의 목적이 모르는 어휘의 인지에 있다면 이 방법은 적절하지 못한 것이다. 이 문제점은 사전 찾기 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되리라 본다. 따라서 의미 지도 그리기를 통한 어휘 학습은 사전 찾기를 병행해야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이와 아울러 ‘의미 구조도 그리기)’와 ‘의미 자질 분석법)’도 같은 맥락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이와 같은 방법은 인지적 과정 중심의 어휘 지도법으로 사고력을 증진시킬 수 있고, 개념을 확장하는 데 유용하다. 그리고 의미상 어휘들을 변별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주며, 용법에 대해 학습자들에게 정확성을 더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학습자들이 대상 어휘에 대한 기본적 지식을 알고 있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의미 자질 분석법은 의미 자질의 항목을 어떻게 정하고, 어느 정도까지 정하느냐는 문제와 학습자들이 이것을 정할 수 있느냐의 문제를 안고 있다. 고도로 숙련되거나 대상 어휘와 주변 어휘에 대한 충분한 지식 없이는 이 방법의 활용이 불가능할 것이기에 이 방법은 특히 나이 어린 학습자들에게는 비효율적이다.(2) 자유 연상법이 방법은 대상 어휘에 대해 생각나는 것을 자유롭게 연상하여 어휘끼리 연관성을 짓는 것이다.) 이것은 학습자의 배경 지식을 활성화하고, 사고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다양하고 많은 양의 어휘를 접할 수 있게 되어 어휘량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자유롭게 연상해 나가기 때문에 흥미를 증가시킬 수 알아내기에는 부족하고, 텍스트를 이해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는 부적절하다. 즉, 이것은 텍스트의 내용 이해 과정에서 활용하기에는 효율적이지 못하다. 왜냐하면, 텍스트의 내용을 이해하려면 일단, 텍스트 상황 맥락에 중심을 두고, 제한적 연상 활동이 이루어져야 하고, 자유 연상에서 제한적 연상 활동으로 이어진다 해도 어휘 연상 활동에 치우쳐 텍스트와 동떨어진 어휘 학습 활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활동은 교과 학습 활동 중에 이루어지는 활동이라기보다 어휘 학습만을 위한 시간을 할애하여 텍스트와 무관하게 행하였을 때, 그 효과가 최대화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이 방법을 활용하려면, 역시 대상 어휘에 대한 기본 지식을 학습자가 알고 있어야 활발하고 유익한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3) 유의어, 반의어, 다의어를 통한 지도 방법이 방법은 그 동안 많이 해 온 전통적인 방법으로 그 적용 양상은 많이 변하였다. 이전에는 이것을 과제물로 제시하여 조사해 온다든지, 사전을 찾아 유의어, 반의어, 다의어를 조사하는 학습의 형태로 실행했었으나, 근래에는 다양한 절차적 형태들을 창안하여 활용하고 있다.한철우(1992)는 유의어를 지도하는 방법으로 ‘의미 자질의 특성에 따라 순서를 정하기, 학생들에게 단어를 말하게 하고 이를 사용하여 짧은 글을 짓기, 여러 단어들 중에서 두 개의 유의어를 고르고 그에 알맞은 그림을 그리고 유의어를 사용하여 그림을 묘사하기’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반의어 지도에서는 ‘문장 속의 단어를 반의어로 바꾸기, 반의어 말하기, 두 반대되는 낱말 사이에 들어갈 수 있는 낱말 말하기’를 제안하고 있다. 다의어 지도는 ‘낱말의 여러 가지 뜻을 말하기’ 방법으로 한 낱말에 대해 다양한 의미를 쓰거나 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김현숙(1993)은 한철우의 방법을 수용하여 ‘1단계: 연상하기’에 유의어를 통한 지도를, ‘2단계: 이해하기’에 반의어 쓰기와 다의어 및 동음이의어의 뜻을 구분하는 활동을 넣어 단계적 어휘 지도를 통해 어휘력 신장과 독였다. 한철우나 김현숙의 유의어, 반의어, 다의어 지도에서 다루고 있는 방법은 그 활용 면에서 텍스트를 이해하는 활동에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예전의 과제물 제시 방법이나 반대말, 비슷한말, 낱말의 여러 가지 뜻을 사전에서 찾아 기술해 놓는 방법에 비해 이 방법은 학습자들의 사고력을 증진시킬 수 있고, 낱말의 개념을 확장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그러나, 이 방법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 면에서 단점을 지니고 있다.첫째는 낱말에 대한 기초 지식을 모르고서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낱말의 기본적 의미를 알고 있는 상태의 학습자 수준이거나 일반적으로 학습자들이 낱말에 대한 기초 정보를 알고 있으리라고 예상되는 수준의 낱말을 대상으로 이 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김현숙(1993)은 ‘3단계 : 일반화하기’에서 사전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것도 의미 있는 활동이겠으나, 사전 찾기는 오히려 낱말에 대한 기본적 의미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활용되는 것이 좋을 듯싶다. 물론 사전 찾기의 활용 단계는 대상 낱말의 수준이나 학습자들의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둘째는 텍스트에서 다른 낱말들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텍스트를 이해할 때 발생하게 되는 어려운 낱말은 그 기초적 지식을 바탕으로 문장과 텍스트에서 다른 낱말과 어떻게 연합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그 낱말의 의미적 상호 관련성이나 사용의 실제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텍스트 외적 용법이나 의미의 다양성 이해로 확장되어 낱말에 대한 폭넓은 개념을 형성하도록 기반적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유의어, 반의어, 다의어에 국한시켜 어휘를 지도하는 것은 그 외의 어휘의 다양한 관계적 요소들을 제한하게 되어 낱말에 대한 폭넓은 개념 형성을 어렵게 만든다.지금까지 우리는 기존의 어휘 지도 방법들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았다. 위의 장?단점들을 종합하여, 여기서 알아보아야 할 것은 어휘 지도 방법 자체가 안고 있는 일반적인 문제점들이다. 새로운 어휘점들의 일부분이나마 해결할 수 있다면 실제 어휘 지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다음과 같다.첫째는 지금까지의 어휘 지도 방법이 일회성)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어휘는 그 자체로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있으나, 대부분의 어휘는 의사소통하고 있는 상황과 그 어휘와 관련된 많은 다른 어휘들의 상호 관련 속에서 사용된다. 사용 상황이 이렇다면, 어휘 학습에서도 이러한 것들을 고려하여야 한다. 예컨대, 한 텍스트에서 ‘공존하다’란 낱말이 지도 대상 낱말이라면, 이것의 지도는 먼저 그 텍스트 안에서 이 낱말이 쓰인 상황인 ‘태고의 모습과 현대 문명이 공존하는 아프리카’에서 ‘태고의 모습’, ‘현대 문명’, ‘아프리카’를 검토하고, 이 낱말과 관련된 ‘존재하다’, ‘망하다’ 등을 찾아, 사전적 의미인 ‘두 가지 이상의 일이나 물건이 있거나 살아가다’만을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것과 함께 쓰일 수 있는 ‘생물, 상태, 물건, 사람 등에서 공존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아는 활동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리하여, 그 어휘가 쓰인 상황과 그 어휘와 서로 관련하는 다른 어휘들 간의 관계를 아는 것이 곧 어휘 학습이며, 이렇게 학습된 것이 다른 상황에 전이되어야만 완전한 어휘 학습이 이루어졌다 할 수 있을 것이다.둘째는 독해력 향상을 위한 도구적 방법들이 주로 어휘 교수?학습 상황에서 활용되어 왔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도구적 방법이란, 예를 들어 사전을 찾아 직접적인 어휘의 의미를 알아 독해 과정에 활용한다든지, 반대말이나 비슷한말을 찾는 활동이 일회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뜻한다. 어휘가 그 자체로 개념을 갖고 있다는 인지적 관점)에서 볼 때, 어휘 교육은 그 개념을 형성해 나아가기 위한 과정 활동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대상 어휘의 뜻을 일회적으로 찾아 사용하는 것도 상황에 따라 필요한 방법일 수 있겠지만, 진정한 어휘 교육은 대상 어휘에 대한 다양한 관련 의미와 상황, 경험, 대상들과 연관 지어 가는 과정으로 행해지는 것이 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