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영화를 보는데 우선 익숙한 배우들이 나와서 더 반가웠다. 제레미 아이언슨 이라는 배우는 물론 중국 경극 배우 송릴링을 열연한 존 론 모두 예전에 본 영화에 나온 배우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보통 ‘나비부인’ 이라 하면 오페라를 떠올리고 나또한 마찬가지였다. 오페라의 내용을 모두 알고 있진 않았지만 동양여자와 서양남자의 비극적인 사랑이라는 대략적인 줄거리는 알고 있었던 터라 영화를 보면서 비슷한 구성이라고 생각하며 봤다. 그런데 중반 이후 영화의 포인트는 여자와 남자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이러한 표면적인 사실 속에는 단순한 동양 사람과 서양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성’ 이라는 것의 정체성은 무엇이며 대체 누가 그것을 결정하는지에 대한 물음이 제시되고 있었다. 또 ‘착각’을 통해 보여주는 일련의 사건들로 동양과 서양인의 사고의 차이와 진정한 사랑에 대한 물음이 깔려있다고 생각한다.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를 살펴보자. 영화의 배경은 1964년 북경, 프랑스 대사관 회계사 르네 갈리마드는 푸치니의 '나비 부인'을 공연하는 중국 경극 배우 송 릴링을 보고 반한다. 서로 어느 정도 호감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르네와 릴링은 각자 스파이 활동을 한다. 그러던 중 문화혁명으로 헤어지게 되는데. 르네는 자신이 알고 있던 정보들이 판단착오였음이 밝혀져 본국으로 송환되고, 릴링은 예술가라는 이유로 문화혁명 축출대상자의 이름으로 수용된다. 그리고 몇 년 후 중국에서의 생활을 회상하며 아파트를 동양식으로 꾸며 놓으며 혼자 살고 있던 르네 앞에 릴링이 나타나고, 자신의 아이를 위해 스파이 역할을 한 르네는 체포되고 만다. 법정에서 르네 앞에 남자의 모습으로 나타난 릴링. 르네는 당황해 하고 릴링과 잠시 대화를 한다. 결국 릴링은 본국으로 송환되고, 르네는 ‘나비부인’ 공연을 끝으로 자살하고 만다.영화를 보면서 줄곧 남자 주인공인 르네가 바보스럽기도 하고 답답해 보였다. 자신은 동양에 문화에 능통하다고 자부하며 상관에게 대답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르네도 다른 서양인들과 마찬가지로 착각을 거듭하며 결국 지위를 박탈당하고 본국으로 소환되고 만다. 동양인들의 특징을 파악하지 못한 표면적인 착각은 아무것도 아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머릿속을 스친 생각은 어떻게 남자였는데 둘 사이에 아이의 존재를 인정하고 믿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영화가 끝나고 곱씹어 보니 여기서도 르네의 착각은 지속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연히 대사관의 파티에서 만난 서양여인과 외도를 하게 되는 르네는 자신 앞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옷을 벗는 그녀를 보며 상대적으로 릴링이 보여준 동양여인의 수줍음이 높이 평가 된 것이 아닐까. 그날 밤 르네는 릴링을 찾아가 그녀의 몸을 보기를 원하지만 결국 보지 못하고 그들은 서로 섹스를 한다. 이후 문화혁명이 일어나고 아들을 보여주는 릴링에게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드리는 르네. 그가 가졌던 왠지 신비스런 릴링 이라는 여인의 이미지와 그녀가 항상 이야기하는 동양의 정신과 동양의 문화. 결국 그는 자신이 그녀에게서 찾고자 하였던 릴링의 오리엔탈리즘 타령에 발 맞춰, 행하지도 않았던 삽입섹스를 했다라고 착각함으로써 중대한 과오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결국 마지막의 반전에 나타는 르네의 충격은 그가 자신한 동양적 사상에 대한 허상의 대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