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실과 광장의 개념.'광장'이나 '밀실'이란 말이 의미하는 바는 다양하여 다소 모호하게 여겨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광장'의 의미만 보더라도 그것이 인간적인 만남의 의미를 가지는 경우도 있고, 닫힌 사회로서의 '밀실'에 대립하는 열린 사회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광장'은 사회적 삶의 공간을 의미하며, 이에 비해 '밀실'은 자신만의 내밀한 삶의 공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 명준은 철학도로서 자신의 밀실에 들어앉아 현실을 관념적으로 편협하게 인식하고 있었던 인물입니다. 그는 밀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광장을 찾아 월북을 하게 되는데, 그곳에서도 진정한 삶의 광장을 찾지 못합니다. 그 광장에서 절망한 후 은혜라는 여인과의 밀실을 기도하게 되고 다시 전쟁이라는 광장으로 나아가지만 또 다른 밀실인 중립국을 택하게 됩니다. 남북 어느 쪽의 이념도 선택할 수 없었던 그였기에 중립국은 이념이 배제된 밀실이며, 그가 최후로 선택한 바다는 그만을 위한 광장이자 동시에 밀실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 글의 줄거리주인공 이명준은 이북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버지가 있음이 알려지자 치안당국 취조실에 끌려가 혹독한 고문을 받은 후 월북하여 국립극장 무용수 은혜를 알게 된다. 6·25전쟁이 터지자, 명준은 서울에서 옛 은인의 아들 태식과 결혼한 옛 애인 윤애를 만나 그녀를 농락하고 태식을 처형한다. 그런 후 낙동강 전선으로 나가 거기에서 간호원이 된 은혜를 만나 사랑을 맹세하지만 다음날 은혜는 나타나지 않는다. 명준은 포로로 잡히고 휴전이 성립되어 포로 수용소를 나오자 중립국으로 갈 것을 희망하지만, 그를 태운 송환선에서 자살하고 만다. 이 작품은 이념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전쟁과 그 속에서의 인간의 삶을 사회적·역사적 흐름에서 파악했다는 점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분단문학남북 분단의 원인에 대한 탐구, 분단으로 인한 상처와 아픔, 분단을 극복하기 위한 의지 등 분단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 문학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이 분단문학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로, 학자에 따라 범위나 시기 등 규정이 약간씩 다르기는 하지만, 남북 분단 상황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지닌다. 문학평론가 임헌영은, '8·15광복 뒤 분단시기에 우리 민족이 겪는 모든 갈등과 고뇌를 극복하고자 올바른 민족의식에 입각해서 창조하는 일체의 문학행위'로 분단문학을 규정함으로써, 분단으로 인해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모든 민족 내부의 근본적 갈등과 모순을 다룬 일체의 문학을 분단문학으로 보았다.반면 문학평론가 조용한은, '광복 이후의 문학 중에 분단의 원인 탐구, 분단으로 인한 상처와 아픔 등을 다룬 것을 분단문학'으로, '분단 극복의 의지를 형상화한 것은 분단극복문학'으로 나누어 분단문학의 폭을 좁게 보고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위의 모든 요소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이런 넓은 의미에서 볼 때 1948년 발표한 염상섭의 소설 《효풍》, 4·19혁명 직후에 씌어진 최인훈의 《광장》을 비롯해 1970년대 이후 발표된 윤흥길의 《장마》, 이병주의 《지리산》, 황석영의 《한씨 연대기》, 전상국의 《아베의 가족》, 조정래의 《태백산맥》, 이호철의 《남녘 사람 북녘 사람》, 송기숙의 《당제》, 이문열의 《영웅시대》《아우와의 만남》 등이 모두 분단문학의 범주에 든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