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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 부산 비엔날레 보고서
    비엔날레는 과제를 떠나 훌륭한 볼거리와 여러 상황들을 나에게 안겨 주었다.2007년 졸업 예정인 난 일명 졸업반이다. 너무나 바쁜 상황, 촉박한 시간, 그리고 여유롭지 않은 나의 마음이 보는 즐거움과 느끼는 즐거움을 빼앗아 간 상태였다. 이런 시간의 흐름 속에서 비엔날레 라는 사건이 있었고, 멀리서 진동하던 그 메아리 속에 “그래 한번 떠나자!”라는 마음으로 발을 옮겨 그 속에 빠져 보았다.색다른 장소 색다른 만남부산은 처음이었다. 부산 비엔날레도 처음이었다. 부산에 도착하는 순간 도시촌년이 된 것이다. 항구가 있고 빌딩도 있고 집들도 많았다. 그 곳은 육지가 아닌 섬에 온 기분이었다.이 곳 저 곳 전시를 보러 다니면서 부산의 경치에 흠뻑 취해 있었다.처음 간 곳은 이 열리고 있는 시립미술관 이였다.부산비엔날레 현대미술전은 '카페 (CAFE: Contemporary Art For Everyone)'라는 이름의 5개의 프로젝트들로 구성되어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cafe 1과 수영만 요트경기장 계측실에서 열리는 cafe 2, 부산의 특정 지역에서 열리게 되는 아웃도어 프로젝트 cafe 3이 있으며 cafe 4와 cafe 5는 각각 CJ Cable Net 해운대 기장 방송과 미니 FM(소출력 라디오 주파수 권역)을 통해 진행된다.다섯 개 프로젝트 가운데 부산시립미술관 전관을 전시장으로 활용하게 되는 cafe 1은‘두 도시의 이야기 : 부산-서울/서울-부산(A Tale of Two Cities: Busan-Seoul/Seoul-Busan)'이다. 현대미술전 답 게 처음 문부터 설치작업이 있었고 영상과 사진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 전시는 박만우 큐레이터 의 계획으로 개최 되었다. 이 번 비엔날레는 근대화 이후 도시의 문제와 도시간의 소통, 도시 속 인간을 탐색해 보자는 의도이다. ‘두 도시 이야기’는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의 소설에서 차용했다고 한다. 1848년 프랑스 민중계급의 좌절된 꿈이 디킨스가 소설을 쓴 동기였다. 런던과 파리 두 도시를 배경으로 프랑스혁명 시기부터 다루고 있지만 정치적, 역사적 소재를 직접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사회사,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 등으로 우회하면서 암시하는 디킨스의 글쓰기 방식을 받아 박만우 큐레이터도 미학적인 비엔날레를 만들고자 함이 있다. 허나 이런 주제가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먹혔는지는 의문이다. 광주 보다는 작은 규모여서 광범위 하게 펼쳐지는 인상은 없으나, 주제와 작품 대비의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전시장에는 8개 정도의 대형 설치작품들이 전시 아이콘의 역할을 하게 되며 이들을 중심으로 영상과 회화, 사진작품들이 설치된다. 현대미술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이 전시문맥의 주된 흐름을 형성하게 된다.cafe 1에서 좋은 작품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 몇 가지를 말하고자 한다.첫 작품으로 Roland Boden 의 3D작품이다. Roland Boden은 과거 동독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도시의 공간적 경험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데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는 작가이다. 영상은 어두운 도시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전개 된다.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제작된 작품의 제목은 < 잠자는 이의 꿈 > 이다. 10개 내외의 짧은 시퀀스로 이루어진 이 영상은 인적이 없는 황량한 도시 풍경을 담아낸다. 사람들의 집단적 기억으로 하여금 우범지역을 쉽사리 떠올리게 해주는 공공장소들 예컨대 빈집, 상점, 계단 , 버려진 땅이 그 안에서 보여 지는 주요 대상이다. 간간이 삽입되는 다양한 종류의 사운드트랙이 완전히 암흑으로 묘사되는 장면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꼭 범죄가 일어 날 것 같은 긴장감이 맴도는 도시를 연출하였다. 영상을 보는 내내 조마조마 하며 사건이 터졌거나 터지겠다는 생각으로 영상에 집중했었다.두 번째 작품은 Mika Rottemberg 의 < Tropical breeze > 라는 작품이다.나무 컨테이너 박스 안에 영상이 있고 상품이 있었다. 자본주의를 배후로 한 노동의 소외는 아르헨티나 태생의 영상작가 Mika Rottemberg의 일관된 주제라고 한다.영상내용을 보자면 한 여인은 페달을 밟으며 차 뒤에 있는 휴지를 운전하는 사람에게 건 낸다. 운전사는 휴지를 받고 땀을 닦은 후 다시 그 여자에게 건 낸다. 여자는 그 땀 묻는 휴지를 휴지박스에 담아 하나의 상품을 완성한다. 운전사는 레몬음료를 먹으며 땀을 흘렸으므로 휴지는 레몬 향 휴지가 된다. 공장에서의 제품생산을 위해 필수적인 신체적 노력은 생산력의 주된 요소지만 이 작가의 영상을 통해서는 시체의 모든 개별적 동작들이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 페달을 밟거나 비틀거나 잡아당기거나 문지르거나 하는 모든 신체 행위들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은 비만한 체구를 가졌거나 유색인종들이지만 파편화와 비개성화가 지배하는 이 시대에 총체적 인간상들과 단일한 개성을 지닌 사람들로 묘사된다. 가지의 순환이론이 지배하는 오늘날의 경제동향을 의식한 이 작가의 영상작업은 땀과 같은 신체의 생리적 분비물이나 자라난 손톱과 같은 신체의 불필요한 부분을 생산제품의 주원료로 활용하는 허구적 생산 공정을 제시한다.세 번째로는 정만영과 박이소 이다.박이소는 평소에 좋아하는 작가라서 이렇게 비엔날레에서 빛을 내고 있음에 감격했다.정만영의 작품은 < White forest > 이다.정만영은 부산작가라고 한다. 빛과 공간의 문제에 관심을 돌리면서 다양한 설치미술로 작업영역을 넓히는 작가는 그 연장선에서 태나무와 같은 지역의 특수한 재료를 뼈대로 사용한 조형설치와 영상프로젝션을 활용한 미디어 설치를 통해 도시의 야경과 같은 도시공간의 문제를 집중 탐구한다. 비엔날레에서 선보이는 < 하얀 숲 >은 부산의 지형적 특성을 반영한 고층건물들을 석고조각으로 재현한 후 부산 시립미술관 내부 현관 입구 전체를 숲처럼 뒤덮는 대형설치 작업이다. 이를 처음 보았을 때 정말 부산을 잘 표현 한 설치라 생각했다. 부산을 처음 와본 나로써 부산엔 참 집이 산처럼 빼곡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네 번째로 Honore D'O 의 라는 작품이다.이 작품은 아마 많은 사람들의 걸음을 멈추게 했던 흥미로운 작품이라 생각된다. 특히 맥주병 바닥이 인상적이다. Honore D'O 는 2층과 3층을 관통하는 대형 멀티미디어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원래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벨기에관에서 처음 소개된 작품 의 기본형식을 유지하되 부산의 전시 장소에 맞게 변형된 것이다. 1만개가 넘는 맥주병은 때로는 그 위로 밟고 지나갈 수 있는 무대로 꾸며지고, 때로는 동물모양의 조각으로 곳곳에 진열된다. 바닥과 벽면 그리고 공중에 설치된 PVC 파이프들과 끝없이 쌓아올린 빈 플라스틱 맥주박스는 무한히 확장된 조각물로서 보는 이의 신체중력을 잠시 잊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아울러 공중에서 사방으로 투사되는 영상 이미지들은 이 작품이 공간 속에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공간을 떠메고 있는 것 같은 시각적 효과를 자아낸다.cafe 2는 수영만 요트경기장 내의 대형 창고 형태의 계측실 2개의 건물에서 '두 도시의 이야기: 비장소성(Non-Place)'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꾸며진다. 고속도로의 휴게소, 주유소, 공항, 버스터미널, 놀이공원 등과 같이 특정 장소의 고유한 자연 환경이나 역사적 기억이 실종된 공공장소들의 일반적 성격들이 전시공간의 분위기를 지배하게 된다. 출품작의 대부분은 '컬처재밍(Culture Jamming)'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대중매체의 문화를 새롭게 해석하고 소화해내는 예술적 시도들로 이루어져 있다.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을 꼽자면 오인환의 만남의 장소 이다.여러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사람을 찾는 방송을 들을 수 있었다. 허나 내 이름이 없었기 때문에 관심은 금방 사라지고 없었다. 마지막 공간에서 그 방송의 의의를 알게 되어 흥미로운 작품이라 보았다. 오인환은 공적인 활동 영역을 설정하여 관람객들이 그 속에서 인간간의 관계 설정, 정체성, 익명성 등을 직접적으로 체험하고 반응하게 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작품에서 작가는 한국인 중에서 가장 많이 쓰는 이름을 전화번호부상에서 순위 20명을 열거해 그들을 찾는 작업을 한다. 방송을 통해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것을 듣고, 그 이름을 가진 관람객들이 직접 작가의 부스로 찾아가 본인임을 알리고, 이름 석 자로 인해 형성된 공통적인 관계의 개인들은 다시 사진 찍기를 통해 외형적으로 비춰진 타자와 그 정체성을 구분하게 된다. 이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참여 관람객들은 익명이 아닌 체험을 통해 동질성과 이질성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 것이다.cafe 3은 '두 도시의 이야기: 서울?부산'이라는 제목으로 부산의 야외지역에서 개최된다. 이 전시장소는 서울시의 문화정책으로 개발된 서울-중앙지역과 유사한 상황의 특정 야외지역으로서 cafe 3 의 장소 선택 자체에서부터 시사하는 바가 많다 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서울에서 바라 본 부산에 대한 이미지들을 '대동소이(大同小異)'라는 관점에서 부산의 현실과 대비하고 그 차이를 서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대동의 정신이 요구됨을 암시하기 때문이다.cafe 3에서 가장 흥미로운 재미난 작업을 한 작가는 Kurt Perschke 이다.이 작가는 를 선보였는데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사진 상으로 또 영상으로 그의 즐겁고 재미있는 작업을 느낄 수 있었다. 지름 4.5미터의 빨간 공을 도심의 특정한 장소에 일시적으로 설치하는 퍼포먼스로 우리들이 살고 있는 현대의 건축적 풍경 속에서 조각적인 공간을 창조하는 프로젝트다. 작가는 약 2 주간 부산대학교 인근과 온천천, 부산 시립미술관 내부에서 전시한다. 도시 공간에 개입하는 이 낯선 공의 존재는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일상 공간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공은 그 크기에 딱 맞지 않는 비좁은 곳에 설치되어 그 주변부에 대한 시각적 구두점을 찍어주게 된다. 사람들은 그 공간을 공을 통해 느끼고 공을 밀거나 건들면서 변화를 느끼는 참여하는 미술을 선보였다. 참여하는 미술은 내가 이루고자 하는 작업 중 하나여서 이 작업은 참 인상적이었다.
    예체능| 2006.11.22| 7페이지| 4,000원| 조회(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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