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북한관지난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당시, 북한은 우리나라대회에 참여 한다 안한 다로 정말 안타깝게 했었다. 그뿐이었나. 파송한(?) 어여쁜 아가씨들뿐인 응원단은 버스타고 가던 중 나무에 걸려있던 현수막에 김정일 최고위원장의 사진을 보곤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울기 까지 하며 현수막을 내리기도 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분단 후, 남침하여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게 하였고 우리를 속이고 땅굴을 팠으며, 도끼만행, 수많은 간첩침투와 서해상에서의 교전, 미사일실험, 최근에는 핵문제까지 북한은 민주주의라는 체제하에 살고 있는 나에게는 믿을 수 없는, 또 이해할 수 없는 존재임은 분명하다. 나의 이런 불신이 북한이 한 행동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색깔 론에 빠져 ‘빨갱이’라는 단어를 만든 것은 우리나라다.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빨갱이’라는 단어 정도는 알고 있다. 분명 북한과 친밀(?)한 단어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는 그냥 이 단어만 들어도 치를 떠시는. 나는 전쟁을 겪지도, ‘빨갱이’로 몰린 적도 없다. 그러나 북한은 나에게 왠지 모를 불신감과 적대감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나의 이런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은 최근 들어 많이 변하고 있다. “저를 생각하는 마음이 아름다웠습니다.” 지난 수업시간 북한의 신혼부부를 인터뷰할 때 신랑이 우리 남측 프로듀서에게 한 말이다. 그들도 분명 우리와 한 민족이다. 어쩌면 우리보다 더 순수해 보이는 동네 아저씨 아줌마 같은 인심 좋아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북한 사람들 하나하나 또 그 거리의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와 다를 것이 없다. 언제나 내가 보고 듣고 배워왔던 북한은 분명 이런 평범한 모습은 아니었던 것 같다. 비디오에 나오는 조 박사의 추억어린 표정과 그곳의 풍경들은 정말 정겨웠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언제 저런 평범하고 정겨운 모습들을 비춰주었는가. 항상 내가 보아왔던 북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굶고 있었고 땅은 가물었으며 대규모 카드 섹션연습에 분주했으며, 수많은 군중 앞에서 박수갈채를 받으며 형식적인 웃음 짓는 김정일 위원장의 모습들이었다. ‘북한’ 하면 미사일, 군대, 가난, 핵이 먼저 떠오르지 않았나 싶다.언젠가 이산가족상봉을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기억이 있다. 나에게는 이산가족이 없기 때문에 그들의 진정한 아픔을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 또 같은 민족으로서 진한 감동과 슬픔이 몰려왔던 기억이 난다. 가슴 아프지만 우리나라는 ‘약한 나라’로 강대국들에 의해 정말 아픈 과거 역사가 있다. 그 과정 가운데 우리는 희생될 수밖에 없었다. 북과 남, 남과 북. 그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그들을 남이라 말할 순 없다. 그들도 어쩔 수 없는 우리와 한 민족이며 선량한 인간들이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제목이 생각난다. ‘냉정과 열정사이.’ 바로 이것이 내가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엄연히 지금은 두 나라로 갈려있다. 바보처럼 언제까지나 당하고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마냥 그들을 욕하고 손가락질 하는 것도 누워서 침 뱉는 행동이다. 지혜를 써서 이 난국을 해쳐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언젠간 합쳐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다. 분단 비극의 시작은 결국 우리의 연약함이었다. 힘을 길러 통일 문제를 우리 스스로 이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멀리 걸어온 만큼 벌어진 문화차이를 민간교류로 차츰 해결하고 기업들이 북한에 계속 진출하며 외교적으로 그들을 개방시킨다면 문은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하루아침에 반세기동안의 분단을 모두 회복시킬 순 없다. 서두르지 않고 인내한다면 우리 한 민족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