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언상속결격이라 함은 민법이 규정하는 상속순위자가 일정한 부도덕행위나 상속에 관한 유언의 행위를 했을 경우에 그 상속자격을 박탈하는 민법상의 제도이며 또한 호주승계결격도 규정하고 있다. 호주승계나 상속은 피상속인과 상속인간의 기본적 상속질서, 즉 혈연?인격?정신?가풍?가법?신뢰 등 정신적 협동관계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재산승계의 윤리적?경제적 협동관계로 이루어진 질서이며 이 질서는 형법에 의해도 담보하면서 형성?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며, 그것은 개인적 자의에 의한 왜곡이 용납되어서는 안 되므로 이 기본적 상속질서를 침해한 자에게는 상속권을 부여?보장할 가치가 없는 것이다. 상속질서의 침해는 생명침해와 같은 반인륜적 부도덕행위인 경우도 있고 상속에 관한 유언방해행위와 같은 재산취득질서의 교란행위도 있어 민법은 이러한 행위를 한 자는 원칙적으로 상속자격자임에도 불구하고 상속결격자로 보아 상속권을 법률상 당연히 박탈한다. 한편 호주승계결격은 오로지 생명침해라는 반인륜적 부도덕행위만을 문제 삼을 뿐이다. 상속결격제도는 우리나라에는 현행민법에서 제도화되어 시행해 왔는데 실제로는 가능하지 않은 탓인지 연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대법원 1992.5.22선고, 92다2127 판결이 나오게 됨으로써 주목을 끌게 되었다. 이에 본고에서는 위의 판례를 평석하면서 상속결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Ⅱ. 사안의 개요(붙임1 참고)1. 소외 갑이 1989. 8. 16. 피고의 불법행위로 사망하였는데, 당시 그의 처인 제1심 공동원고 을은 그의 태아를 잉태하고 있었다.2. 그런데 을은 1989. 9. 18. 태아를 낙태하고 말았다.3. 을이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자, 소외 갑의 부모인 상고인들도 뒤늦게 손해배상청구를 하였고, 두 사건은 제1심에서 병합심리되었다.4. 제1심은 을의 상속분을 3/7, 상고인들의 상속분을 각각 2/7로 인정하였는데, 을의 승소부분은 확정되었고, 상고인들만이 항소하였다.5. 상고인들은 원심에서 “을은 상속의 동순위자인 태아를 낙태하였으니, (붙임2 참고)1. 원심의 판단(1) 낙태를 하면 구민법 제1004조 제1호에 해당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2) 상속결격제도의 중심적 의의는 개인법적 재산취득질서의 파괴 또는 이를 위태롭게 하는 데에 대한 민법적 제재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이상 상속결격자라고 하기 위하여는 구민법 제1004조 소정의 범죄를 범한 자의 ‘고의’안에 적어도 그 범행으로 말미암아 ‘상속에 유리하게 된다는 인식’도 함께 있을 것을 필요로 한다.(3) 그런데, ① 을은 남편이 사망하자 태아를 출산할 경우 결손가정에서 키우기 어려우리라는 우려와 남편의 사망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 및 신체적 쇠약 때문에 고민하다가 낙태한 사실이 인정되고, ② 또한 동인이 낙태를 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동인은 호주상속을 할 태아와 공동상속인이 되어 그 상속분은 1/2이 되고, 낙태한 경우에도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과 공동상속인이 되어 그 상속분은 역시 1/2이 된다.따라서, 그가 낙태죄를 범한 이유는, 그 범행으로 말미암아 자신이 재산상속에 유리하게 된다는 인식 없이, 오로지 장차 태어날 아기의 장래에 대한 우려 등에 기인하였으므로, 동인은 상속결격자에 해당하다고 할 수 없다.2. 상고이유상속결겨자에 관한 구 민법 제992조 제1호, 제1004조 제1호 소정의 ‘고의’에 ‘상속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포함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이 점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상속결격자의 요건으로서 원심 판시와 같이 ‘상속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을에게는 그 인식이 있었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Ⅳ. 본 판례에 대한 검토1. 관련 민법 규정들(소외 망인의 사망 및 이 사건 낙태는 모두 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된 민법의 시행일인 1991. 1. 1. 전에 이루어졌으므로, 당시 시행되던 민법에 따른다.)(1) 제992조 (상속인의 결격사유)다음 각 호에 해당한 자는 호주상속인이 되지 못한다.제1호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 피상속인과 그 배우자에게 상해를 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자.제3호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양자 기타 상속에 관한 유언 또는 유언의 철회를 방해한 자.제4호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양자 기타 상속에 관한 유언을 하게 한 자.제5호 피상속인의 양자 기타 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위조, 변조, 파기 또는 은닉한 자.(2) 제1004조 (상속인의 결격사유)다음 각 호에 해당한 자는 재산상속인이 되지 못한다.제1호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 그 배우자 eh는 재산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자를 상해하거나 살해하려한 자.제2호 제992조 제2호 내지 제5호의 사유에 해당한 자.(3) 제984조 (호주승계인의 순위)호주상속에 있어서는 다음 순위로 상속인이 된다.제1호 피상속인의 직계비속남자제2호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여자제3호 피상속인의 처제4호 피상속인의 가족인 직계비속여자(4) 제1000조 (재산상속인의 순위)제1항 재산상속인에 있어서는 다음 순위로 상속인이 된다.제1호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제2호 피상속인의 직계존속(5) 제1003조 (처의 상속순위)제1항 피상속인의 처는 제1000조 제1항과 제1호와 제2호의 규정에 의한 피상속인이 있는 경우에는 그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는 단순상속인이 된다.(6) 일본 민법 제891조(상속인의 결격사유)좌에 제기한 자는 상속인이 될 수 없다.제1호 고의로 피상속인 또는 상속에 관한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또는 사망에 이르게 하려고 하였기 때문에 형에 처해진 자.제2호 피상속인이 살해된다는 것을 알면서 고발 또는 고소를 아니한 자. 다만 그 자에게 시비를 변별할 능력이 없을 때, 또는 살해자가 자기의 배우자나 직계혈족인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제3호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이 상속에 관한 유언을 하거나 이를 취소하거나 이를 변경하는 것을 방해한 자.제4호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에게 상속에 관한 유언을 하게하거나 이를 취소하게 하거나 이를 변 낙태죄가 상속결격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민법은 태아는 상속에 관해서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제1000조 제3항).)따라서 태아가 호주상속의 선순위인 경우, 재산상속의 선순위 또는 동순위인 경우, 낙태죄가 민법 제1004조 제1호 및 제992조 1호 소정의 상속결격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은, 우리나라 및 일본의 통설이고, 다른 견해는 없다.3. 상속결격제도의 본질이 사건의 쟁점은 상속결격제도의 본질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먼저 학설의 대립을 살펴보기로 하겠다.(1) 상속적 협동관계 파괴설상속결격제도의 근거에 대하여, 우리나라의 근래의 학설은 대체로, 법정상속관계는 피상속인과 상속인과의 사이에 상속협동체라고 할 수 있는 윤리적?경제적인 결합관계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이러한 협동체적 결합을 깨뜨리는 비행이 있는 사람에게는 상속권을 부인하여야 한다고 설명한다.(2) 개인법적 재산취득질서 파괴설이 견해는 상속인에 의한 재산취득 측면을 중시하여 상속결격제도는 그 취득질서를 교란해서 위법하게 이득을 취하려는 데에 대한 제재라고 보고 있다.(3) 이원설위의 두 견해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학설로서 상속결격제도의 취지를 이원적으로 파악하는 견해이다. 이 견해에 따르면, “물론 상속인의 비행에 대한 제재 내지 사법벌이라는 것은 공통되지만 구체적으로는 이종류의 사유에 대하여 각각 별개의 취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고, 피상속인의 생명침해의 경우는 “상속협동관계에 대한 파괴 그것의 제재”이고, 피상속인의 유언행위에 대한 위법한 간섭의 경우는 “상속인이 상속법상 유리하게 되고 또는 불리하지 않게 위법으로 간섭하는 데 대한 제재”라고 한다.(4) 검토개인법적 재산취득질서 파괴설은 상속으로 이득을 볼 것을 의욕하거나 알지 못한 경우에도 상속결격이 인정된다고 한다면, 그러한 설명은 충분하지 못하고, 이원설도 전자의 경우에 상속협동관계의 내용이 모호하고, 나아가 후자에 대하여도 과연 상속인이 이익을 얻으려는 의도내지 인식이 필요한지 검토를 요하므로 충분하지 않으므로 상속는 상속결격사유(제1004조)는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일정한 사람의 생명?신체에 중대한 해악을 가한 경우이고(동조 제1호, 제2호), 다른 하나는 사기나 강박으로 유언을 방해하는 등으로 원만한 유언의 질서를 기본적으로 문란하게 하는 경우(동조 제3호, 제5호)이다. 그러나 본 판례는 전자의 경우에 관한 것이므로 전자에 대한 상속결격사유를 살펴보기로 하겠다.(1) 피상속인을 살해한 사람을 상속결격으로 정하는 것피상속인을 살해한 사람을 상속결격으로 정하는 것은 로마법?게르만법에 공통되고, 각국의 입법례에 두루 인정된다.그러나 피상속인을 살해하려 한 사람을 상속결격으로 하는 것은 반드시 보편적이라고 할 수 없으며, 나아가 피상속인 이외의 사람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고 한 경우를 상속결격사유로 하는 입법례는 오히려 예외에 속한다. 일본민법은 “피상속인 또는 상속에 관하여 선순위 또는 동순위에 있는 자”만을 행위의 객체로 정하고 직계존속에 대한 살해 등은 상속결격사유가 아니다. 그 외에 이태리민법이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이나 직계존속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고 한 자”를 상속결격자로 들고 있다.한편 법문은 피상속인의 배우자를 행위의 대상으로 들고 있으나, 배우자는 항상 최우선순위의 상속인 이므로 “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자”외에 이를 규정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2) 살해여기서 ‘살해’는 고의의 살인을 가리킨다. 형법적으로는 살인?영아살해?위계에 의한 촉탁살인 등(형법 제250조, 제251조, 제253조)이 이에 해당한다. 정범?공범?기수?미수를 불문하며, 나아가 예비음모로써도 족하다고 해석되고 있다. 한편 단순히 살해의 의사를 가진 것만으로 부족하고 위와 같은 구성요건해당행위를 할 것이 요구된다. 학설은 더 나아가 자살의 교사나 방조도 이에 해당한다고 한다.그러면 낙태의 경우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태아가 선순위 또는 동순위의 상속인인 경우에는 태아를 포태한 모가 낙태한 경우나 다른 사람이 낙태시킨 경우(형법 제269조, 제270조)는 엄밀하게 말하면 살인과는.
Ⅰ. 서론추정적 승낙이란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승낙이 없었다고 할지라도 행위 당시의 모든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피해자 또는 승낙권자가 행위의 내용을 알았거나 승낙을 하는 것이 가능했더라면 당연히 승낙할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를 말한다. 예컨대, 남편의 부재중에 세무서에서 발송되어 온 봉합된 편지를 받아 두었다가 세금납부 기한을 넘길까 걱정이 되어 그 편지를 뜯어 본 경우, 팔을 다친 응급환자가 팔을 자를 바에는 그냥 죽겠다고 했으나 의사가 어쩔 수 없이 팔을 잘라 환자를 살린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편지를 뜯은 행위, 의사가 팔을 자르고 환자를 살린 행위 등이 비밀침해죄와 상해죄를 구성할 것인지 문제가 될 수 있다.추정적 승낙에 의한 행위는 침해행위 당시 피해자의 현실적인 승낙이 없었다는 점에서 피해자의 승낙에 의한 행위와 구별되나 양자 모두 이에 의한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는 점에서는 같다. 또한 추정적 승낙에 의한 행위는 피해자의 동의가 없으면 가벌적인 범죄로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해에 의한 행위와 유사하나 양해에 의한 행위는 처음부터 구성요건해당성 자체가 부정됨에 반하여, 추정적 승낙은 구성요건에는 해당하나 위법성이 조각될 뿐이라는 점에서 구별된다.)추정적 승낙의 이론은 19세기 말 독일의 메츠거(Mezger)에 의하여 추정적 승낙은 위법성을 조각시킬 힘이 없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추정적 승낙은 특별한 정당화사유가 된다면서 피해자의 현실적 승낙이 있었다면 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만 실제의 승낙에 대치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독일의 학설과 판례로 인정되어 왔다.) 따라서 추정적 승낙에 의한 행위가 위법성을 조각하여 정당화 된다고 하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되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위법성을 조각하여 정당화된다고 할 때의 그 정당성의 근거라든가 위법성이 조각되는 행위의 범위 및 그러한 사례들이 형법 제24조와 관계되는 것인지 아니면 형법 제20조의 범주에 넣어서 이해해야 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Ⅱ. 추정적 승낙의 정당화근거추정적 승 그 행위의 위법성조각의 근거를 민법상의 사무관리규정에서 찾고 있다.그러나 이 학설은 피해자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만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점에서 결함이 있으며, 민법의 원리와 형법의 원리를 동일하게 논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3. 피해자의 승낙의 일종으로 보는 견해)추정적 승낙을 피해자에 의한 이익포기의 한 경우로 보아 현실적 승낙이 있었던 경우와 같이 이익흠결의 원칙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한다. 즉 현실적 승낙이 있었더라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추정적 승낙이 현실적 승낙의 대용물이 된다고 한다.그러나 현실적 승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정되는 규범의 산물이 추정적 승낙이라는 특수성을 이 견해는 간과하고 있다. 추정적 승낙이 있는 한 비록 피해자의 현실적인 의사에 반한다는 것이 사후에 판명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점에서 이를 현실적인 승낙에 연결시키는 것은 옳지 못하다.4. 독자적 위법성조각사유설)추정적 승낙은 피해자의 승낙과 긴급피난의 중간에 위치하면서도 이들과는 다른 구조를 가진 독자적인 위법성조각사유라는 견해이다. 즉, 추정적 승낙은 타인의 법영역에 대한 독자적 침해가 당해 법익주체의 진의에 대하여 사리에 따른 가정적 진실성판단에 근거한 행동이라는 사실에서 찾아야 하며, 이러한 사실에 따라 행동한 경우에는 후일 법익주체의 의견이 이와 달랐다는 사실이 나타날지라도 그 행동은 정당화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추정적 승낙은 현실적 승낙이나 긴급피난과는 그 괴를 달리한다고 한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추정적 승낙에 있어서 위법성조각근거는 표시된 승낙의 경우처럼 이익흠결의 원칙에서 찾기도 어렵고, 불가피한 충돌사태 속에서 고가치의 법익이 저가치의 법익대신에 보전되어야 한다는 사실에서도 찾기 곤란하다. 오히려 추정적 승낙의 위법성조각적 근거는 타인의 법영역에 대한 독자적 침해가 당해 법익주체의 진의에 대한 사리에 따른 가정적 진실성판단에 근거한 행위라는 사실에서 찾아야 한다. 여기에서 사리에 따른다는 것은 객관적 척도에 따라 만일 피해자의 의낙이나 긴급피난과는 독립된 별개의 위법성조각사유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리 학계의 다수설의 태도처럼 추정적 승낙을 우리 형법상 인정된 위법성조각사유중에서 제24조 피해자의 승낙에 준하여 취급하는 것이 타당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독일 형법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추정적 승낙에 대한 총칙적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초법규적 긴급피난을 이익형량의 원리에 입각하여 실정화하고 있는 독일의 실정법상 추정적 승낙을 그 안에 포섭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추정적 승낙을 이와는 독립된 별개의 위법성조각사유로 파악하는 것이 합당할 수 있다.그러나 우리 형법은 제20조에서 위법성조각사유의 포괄적인 원리로 사회상규를 규정하고 있는 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정적 승낙에 의한 행위의 정당화 근거를 형법 제24조 피해자의 승낙에 의한 행위에 준하여 취급하려는 것은 우리 형법 체계상 타당하지 않다.현실적인 승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승낙을 얻어 행동하는 행위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 형법 제24조 피해자의 승낙에 준하여 취급하는 것보다는 추정적 승낙을 제20조의 ‘기타 사회상규’에 속하는 정당행위로 해석하는 것이 우리 형법 해석상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Ⅲ. 추정적 승낙의 유형추정적 승낙이 위법성조각사유로서 고려될 수 있는 사례의 범위는 명확하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다음의 두 가지 유형이 제시되고 있다. 첫째, 피해자의 생활영역에서의 피해자의 이익을 위해서 그의 다른 법익을 침해하게 되는 경우이고(피해자의 실질적 이익을 위한 행위), 둘째, 행위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피해자의 법익을 침해하기는 하였지만 평상시 그와의 관계로 미루어 볼 때 그 정도의 피해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그 이익을 포기할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이다(흠결된 이익의 원칙, 피해자의 이익포기로 추정되는 경우).)추정적 승낙은 대체적으로 위에서의 경우와 같이 구분하는 이분설이 지배적이므로 이분설에 따라 살펴보기로 하겠다.1. 피해자의 실질적 이익을 위한 행위각 피해자의 권리해자가 승낙할 것이라는 추정은 당해 법익의 유지에 있어서 가치가 적은 이익 또는 그 자신에 “인격에 있어서의 특별한 이유”에 의거하며, 추정적 승낙의 위법성조력은 피해자를 위한 이익형량, 피해자가 사태를 할 수 있었더라면 기대될 수 있었던 의사결정에 대한 객관적인 추정 및 허용된 위험의 법리라고 하는 세 개의 관점의 결합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사무관리나 긴급피난과는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 침해되는 법익이 중대하지 않으면 위법성이 조각되고, 위법성의 근거는 법익주체의 추정적 의사이기 때문이다.)Ⅳ. 성립요건추정적 승낙이 정당화사유로 인정되기 위한 피해자의 승낙과 공통되는 요건으로는 ① 피해자인 법익주체에게 당해법익을 처분할 능력이 있어야 하고, ② 법익은 처분이 가능한 것이어야 하며, ③ 승낙의 추정은 행위시에 있어야 하며, ④ 추정적 승낙에 의한 행위는 사회윤리적으로 용납될 수 없거나 법령에 저촉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추정적 승낙에만 특유한 요건은 다음과 같이 살펴보기로 하겠다.1. 추정적 승낙의 보충성추정적 승낙은 현실적인 승낙의 결여를 대체하는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현실적인 승낙을 얻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이를 추정적 승낙의 보충성이라고 한다.) 여기의 ‘불가능한 경우’란 극복할 수 없는 장애로 피해자의 승낙을 제 때에 얻을 수 없는 상황이란 뜻이다. 따라서 의식불명의 중환자를 수술하는 의사는 일시 기절했던 중환자가 다시 의식을 회복하여 아무런 신체적 장애 없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때에는 추정적 승낙을 원용하여 수술을 정당화 시킬 수 없다. 이와 같이 추정적 승낙의 보충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다른 요건을 구비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될 수 없다. 물론 대리인을 통해서 승낙이 가능한 경우에도 추정적 승낙은 인정되지 아니한다.)2. 피해자의 진의에 대한 개연성판단추정적 승낙은 행위 당시의 객관적 정황으로 보아 피해자가 이 사실을 알았으면 틀림없이 승낙할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라야 한다. 이것을 피해자의 진의에 대한 가정적재시에 편지를 비서가 개봉하는 행위, 남편에게 오는 긴급편지를 아내가 평소에 개봉하는 것이 양해가 되어 있는 경우는 남편 부재시에 아내가 긴급편지를 개봉하는 것이 양해가 되어 있는 경우는 남편 부재시에 아내가 긴급편지를 개봉하는 행위 등은 위법하지 않다. 또 이웃집 아이를 부모가 없을 때 징계하는 행위는 그 전에 그 아이의 부모가 이러한 장난을 하면 징계를 하라는 양해가 되어 있어 그 부모의 교육방침을 인식하고 행하였을 경우에만 위법하지 않다. 따라서 사람에 연관된 결정인 경우에는 사물에 연관된 결정의 경우와 달이 피해자 본인의 개인적인 견해가 어떠했는가가 피해자의 진의에 대한 가정적 개연성판단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③ 실존적 결정인 경우타인의 생사에 관련된 중대한 사태에 직면하여 행위자가 생명구조의 수단으로 그 타인의 법익침해행위를 결정한 경우를 말한다. 예컨대 자살미수로 의식을 잃은 중환자를 살리기 위해서 신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수술을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처럼 생사가 관계되는 실존적 결정인 경우에는 행위자가 자기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현재의 능력을 갖지 못한 환자에게 생명구조적인 수술행위를 하였으면 추정적 승낙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피해자인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는 어느 정도의 징표가 있을 때에도 생명을 구조하는 수술이 가능하다. 그 피해자가 현재의 상황에 부딪혔을 때 실제로 어떻게 결정했을 것인가는 행위자의 행위당시로는 결코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환자가 의식을 잃어버리기 전에 수술을 거절하는 의사가 명백한 경우에는 추정적 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2) 행위자 자기의 이익을 위한 행위행위자가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법익주체자의 법익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앞에서 본 ‘사람에 연관된 결정인 경우’와 결론을 같이 한다. 따라서 개별적인 경우에 법익주체자의 양해가 있을 구체적인 사정이 있어야 추정적 의사가 인정된다. 여기의 개별적으로 양해가 있으리라는 구체적인 사정은 법익주체자와 행위자가 서로 친분관계에 있거나 특별한 신뢰관계에된다.
Ⅰ. 서론형사소송법은 사인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절차를 규율하는 법으로서 다른 법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궁극적으로 정의를 실현하는데 그 목적이 있고, 다만 그러한 목적을 형사사법을 통하여 이룬다는 점에 그 특색이 있다. 즉 형사절차법은 사건의 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죄 있는 자를 처벌하고 죄 없는 자가 무고하게 벌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함으로써, 형사사법을 통한 정의를 실현하여 판결의 실질적 정당성을 확보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런데 적정한 형벌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행위가 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증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증거법은 형사소송법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핵심부분이다. 대법원은 접견교통권을 침해하여 얻은 자백의 증거능력을 부정한데 이어 검사가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고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획기적인 판결을 선고함으로써 증거법의 중요성은 더욱 절실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증거법의 개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Ⅱ. 증거의 의의 및 종류1. 증거의 의의형사소송은 형법의 적정한 적용에 의하여 구체적 법률관계를 형성?확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형사소송에 의하여 확정되는 구체적 법률관계는 사실관계의 정확한 파악을 전제로 한다. 사실관계의 확정, 즉 사안의 진상을 명백히 하는 것이 형사소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증거란 사실인정의 근거가 되는 자료를 말한다.증거는 증거방법과 증거자료의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증거방법이란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는 유형물 자체를 말한다. 증인?증거서류 또는 증거물이 이에 속한다. 이에 대하여 증거자료란 증거방법을 조사함에 의하여 알게 된 내용을 말한다. 예컨대 증인신문에 의하여 얻게 된 증언, 증거물의 조사에 의하여 알게 된 증거물의 성질이 그것이다.)2. 증거의 종류(1) 직접증거와 간접증거증거는 증거자료와 요증사실과의 관계에 따라 직접증거와 간접증거하는 증거이다. 일반적으로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이지만 예외적으로 피고인이 거증책임이 있는 경우의 피고인이 제출하는 증거도 본증이 된다. 거증책임의 전환의 예에 해당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에 대하여 반증 또는 반대증거는 본증에 의하여 증명하려고 하는 사실의 존재를 부인하기 위하여 반대당사자, 일반적으로 피고인이 제출하는 증거가 반증이다.(4) 진술증거와 비진술증거진술증거는 사람의 진술이 증거로 되는 것으로서 이는 다시 사람이 직접 경험한 사실을 진술한 증거인 원본증거(본래증거)와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들은 사실을 진술한 증거인 전문증거로 나뉜다. 비진술증거는 그 밖의 서증, 물적증거(증거물, 사람의 신체상태)가 해당된다. 진술증거와 비진술증거의 구별실익은 전문법칙 진술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해서만 문제된다는 점이다.(5) 실질증거와 보조증거실질증거는 주요사실의 존부를 직접?간접으로 증명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증거인 반면, 보조증거는 실질증거의 증명력을 다투기 위하여 사용되는 증거로서 그 자체만으로 주요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이는 다시 증거의 증명력을 증강하는 증거인 보강증거와 증거의 증명력을 감소, 소멸시키는 증거인 탄핵증거로 구분된다.Ⅲ. 증거능력과 증명력의 개념1. 증거능력의 개념증거가 엄격한 증명의 자료로 사용될 수 있는 법률상 자격을 말하며 증거재판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증거능력은 임의성 없는 자백, 전문증거 등 법률에 형식적?객관적으로 규정되어 있다.증거능력을 결여한 증거는 증거로서의 가치가 있다하더라도 법관의 심증형성을 위한 사실인정의 자료로 사용될 수 없고 증거조사도 금지된다. 자백배제법칙,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전문법칙이 이와 관련된다.2. 증명력의 개념증거가 어떠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치(신용성)을 의미하며 자유심증주의가 기본원칙이다. 증명력은 증거능력을 전제로 하며, 법률에 규정할 성격이 아니지만 일정한 제한은 있다.자백의 보강법칙, 공판조서의 증명력이 관련된 영역이다. 한편 자유심증주의의 원칙상 증거를 제출한 자나 증거조사를 신청소송법적 사실에 있어서 순수한 소송법적 사실은 자유로운 증명의 대상이라는 것이 통설과 판례의 태도이다. 예컨대 친고죄에서의 고소 유무, 관할권의 존부, 공소제기 여부, 피고인의 구속기간, 피고인신문의 적법성 여부 등이다. 자백의 임의성의 기초가 되는 사실(책임관련적 소송법적 사실, 증거능력 인정의 기초가 되는 사실)의 경우에는 판례는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고 본다. 보조사실 즉 증거의 증명력에 영향을 주는 사실 가운데 증거의 증명력을 탄핵하는 보조사실은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 그러나 증거의 증명력을 보강하는 보조사실은 그 주요사실이 엄격한 증명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보조사실도 엄격한 증명의 대상이 된다.4. 불요증사실불요증사실은 증명을 요하지 않는 사실을 말한다.첫째, 공지의 사실은 보통의 지식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 즉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반드시 모든 사람에게 알려져 있는 사실일 필요는 없다. ‘공지’여부의 판단은 구체적인 사회생활에서 문제되는 사실에 대하여 일반인이 가지고 있는 의식에 따라 결정되는 상대적 개념이다. 그러나 반증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에 현저한 사실은 법원이 그 직무상 명백히 알고 있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서는 증명을 요하지만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둘째, 추정된 사실이다. 추정이란 일정한 전제사실로부터 다른 사실을 추인하는 것으로서 이에는 법률상 추정된 사실과 사실상 추정된 사실이 있다. 먼저 일정한 전제사실이 증명되면 반증이 없는 한 다른 사실이 인정됨이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 것을 의미하는 법률상 추정된 사실의 경우, 문제되는 예는 형법 제263조의 상해죄의 동시범에 대한 특례규정이지만 다수설은 거증책임의 전환규정으로 본다. 또한 형법 제310조의 명예훼손죄에서의 사실증명도 문제될 수 있다. 이와 구별되는 개념으로서 의제가 있는데 의제는 반증이 허용되지 않지만, 법률상 추정된 사실은 반증이 허용된다. 일반적으로 형사소송법상 법률상 추정된 사실은 없다고 본다. 한편 사실 필수적 요소로 하는 공동정범과 양립할 수 없다. 상해죄의 독립행위를 공동정범으로 처벌하려면 의사의 연락을 매개하는 법적장치가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여기에 더하여 형법 제19조 “동시 또는 이시의 독립행위가 경합한 경우에 그 결과발생의 원인된 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때에는 각 행위를 미수범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상해죄의 독립행위를 미수범이 아닌 기수범으로 처벌하려면 인과관계의 입증을 가능하게 하는 법적 장치도 마련되어야 한다.이렇게 볼 때 형법 제263조는 상해죄의 공동정범 성립을 위한 의사연락에 관해서는 의사연락을 의제하고, 기수범처벌을 위한 인과관계의 입증에 관해서는 피고인에게 거증책임을 전환하는 규정이라고 보아야 한다.)② 형법 제310조형법 제310조는 명예에 관한 명예에 관한 죄에 대하여 “형법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통설은 본조도 적시한 사실이 진실이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임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거증책임을 지운 거증책임의 전환에 관한 규정이라고 해석하고 있다.)그러나 이를 거증책임을 지운 거증책임의 전환에 관한 규정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규정이 명문으로 거증책임을 피고인에게 전환하였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형법 제310조의 규정은 일본 형법이나 독일 형법의 규정과는 다르다.)형법 제310조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하고 있을 뿐이며, 증명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따라서 이는 명예훼손죄에 관한 특수한 위법성조각사유를 규정한 것이지 거증책임의 전환에 관한 규정이 아니라고 해석해야 하며, 동조의 위법성조각사유의 부존재에 대한 거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다고 해야 한다.)Ⅴ. 자유심증주의1. 자유심증주의의 의의자유심증주의란 증거의 증명력을 적극적 또는 소극적으로 법정하지 아니하고 법관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기는 주의를 말하며, 증거평가자유의 원칙이라고도 한다.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증거의 증명력은력의 판단에 있어서 형식적인 법률적 구속으로부터의 자유임을 의미한다. 즉 증거의 취사선택이 법관의 재량에 속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법관은 증거능력 있는 증거를 증명력이 없다는 이유로 배척할 수 있음은 물론 서로 모순된 증거가 있는 경우에 어느 증거를 채택할 것인가도 법관의 자유이고 증거가 가분인 경우에 증거의 일부에 대해서만 증명력을 인정할 수 있다.① 인적증거가) 증인의 증언증인이 성년인가 미성년인가, 책임능력자인가 책임무능력자인가에 따라 증거의 증명력에 법률상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법관이 13-14세의 증인의 증언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하였다고 하여 위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 선서한 증인의 증언이 선서하지 않은 증인의 증언보다 증명력이 높은 것도 아니다. 법관은 선서하지 아니한 증인의 증언에 비추어 선서한 증인의 증언을 배척할 수 있다.나) 피고인의 진술피고인의 진술도 인적증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법관은 다른 증거와 모순되는 피고인의 진술을 믿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피고인의 진술은 강한 증명력을 가진다. 그러나 자백이 항상 절대적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이 정상이 아니거나, 형벌을 원하거나, 보다 무거운 범죄를 숨기기 위하여 허위자백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관은 피고인이 자백한 때에도 자백의 진실성을 심리하여 자백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부인하는 때에도 검찰에서의 피고인의 자백을 믿을 수 있다.)(다) 감정인의 의견감정인의 감정결과도 반드시 법관을 구속하는 것은 아니다. 법관은 감정결과에 반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여러 의견 가운데 각각 일부를 채용하여도 무방하다.)② 서증증거서류의 증명력에 관하여도 법관의 자유판단을 제한할 증거법칙은 없다. 따라서 검사의 증인신문청구에 의한 증인신문조서의 기재내용이나, 증거보전절차에서의 신문조서가 공판정에서의 조서기재내용보다 증명력이 덜한 것이 아니며, 피고인의 법정에서의 진술이 절대적인 증명력을 가지는 것도 아니다.)③ 동일증거의 일부와 종합증거법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