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사회계) 독서감상문최인훈의 [웃음소리]를 읽고서07년 미국에서 끔찍한 소식이 있었다. 미국의 한 한인 유학생이 여자친구의 배반소식에 화가 나서 대학 내에서 무자비하게 총기를 휘둘러 32명이 사망하고 자신도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 귀를 의심했었다. 언론이 자주 부각시켰던 것처럼 한인 유학생이 했다는 내용보다는 한사람이 그토록 많은 이를 아무 이유 없이 ‘죽였다’는 사실에 몸서리쳐졌다. 죽음이라는 영역이 그 단어를 듣는 나로 하여금 거부감이 들게 하는 것 같다.최인훈의 소설 웃음소리는 사랑하던 남자에게 돈을 뜯기고 배신당한 여자가 자살하기 위해 전에 일하던 술집 마담을 찾아가서 돈을 마련하고 자살 장소로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수업 시간에 미리 귀 뜸을 들었던 터라서 소설을 이해하는 데는 별로 지장이 없겠다고 생각했었으나, 바로 당일 집에 돌아와서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정말 난해하다는 것이었다. 작가가 여성의 심리 상태를 묘사해서일까 둔한 남성의 감각으로는 주인공의 심정을 파악할 수 없었다. 내면적으로는 죽는 것을 두려워했고 무서워하는 것 같은 주인공이 P온천으로 향하는 것은 오기였던 것일까. 실제인지 환영인지 모르겠는 예수와의 대화는 구원을 바라는 여자의 마음을 나타낸 것 같은데-왜 가장 현실적인 돈을 매개로 했을까(실제 예수가 말한 구원은 그러한 것이 아니지 않았는가).자세히 생각해보면 사춘기 시절 나에게도 그러한 경험이 있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비록 상황과 이유는 다르지만, 삶을 포기하고 싶은 욕망이 솟구쳐 오르던 기억을 주인공의 이야기를 살펴보며 떠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작품에 표현된 것 같이 절망 끝에 죽음을 결심한 여자가 사실은 마지막까지도 삶의 구원을 간절히 바라는 심정(자살 경비가 마련되자 이 돈이 되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황금의 팔을 가진 사람-예수-이 그 팔을 들어 나를 부른다면 나는 죽는 것을 그만두어도 좋다는 구절 등에서 찾을 수 있었다)은 모두가 하는 상상 아닐까. 물론 주인공의 경우와는 달리 나의 경우에는, 내가 죽으면 누구 하나 슬퍼할 사람 없을 것이라는 사춘기 시절의 냉소감 때문에 그만두었지만, 실은 그것은 죽음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붙인 핑계거리에 불과했다. 삶을 포기한다는 것의 대가를 알고 있었고 사실 죽기 싫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