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여는말우리는 선거 때나 정부의 인사이동이 있을 때에 “지역주의”란 단어를 너무나도 많이 듣게 된다. 그러면 이 “지역주의”란 단어의 뜻에 대해서 알아보자.지역주의는 여러 개념으로 상징된다. 지역정서, 지방색, 지역할거주의, 지역분할주의 지역패권주의 등이 혼용된다. 그러나 이 개념들이 갖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하나는 역사ㆍ문화적 측면에서 감성적 상징으로서의 지역감정(=애향심)이고 다른 하나 는 정치과정 특히 선거와 정부의 인물충원과정에서 제기되는 현상으로서의 지역주의이다. 전자의 경우는 역사적으로 3국시대의 각축과 봉건왕조시대의 통치관점에서 지역을 평가하 고 여기에 주술성까지 가미된 감성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감정은 장년층 이상의 시민들 에게 내재되어있을 뿐 공적 또는 집단적으로 표출되어 사회의 과제로 대두되는 것은 아니 다.우리에게 문제가 되는 지역주의는 선거과정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편중지지이다. 이러 한 현상은 특히 1987년 제13대 대통령선거 때, 각 후보들의 연고지에서 그 후보에 대해 극명한 편중지지를 보내면서 제기되었다. 지역주의는 따라서 우리의 정치경험에서 대구, 경북출신의 집권세력이 주도하는 집권당과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등 이른바 ‘3김’이 각자의 출신지역의 정당을 중심으로 하는 선거경쟁 결과의 성격에 대한 평가에서 비롯되 는 것이다. 즉 집권당의 지도자(대통령)가 그 동안 대구ㆍ경북출신이고 이에 따라 이 지 역의 집권당에 대한 지지가 강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지역주의는 집권당의 대구ㆍ경북 (TK), 김영삼의 부산ㆍ경남(PK), 김대중의 전남ㆍ전북(호남), 김종필의 충남ㆍ충북(충청) 유권자들의 투표행태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여기에서는 지역주의를 “시ㆍ도 단 위의 유권자들이 한 선거에서 여ㆍ야당을 불문한 지역연고정당에 대한 편중적 지지행태” 로 정의한다.지역주의를 선거와 관련시키는 것은 선거에서 각 정당의 득표율이 전국적으로 어는 정 도는 고른 분포를 보이는 것이 정상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편중적 지지는 인위적 동원이라는 세 원인이 거론 되고 있다.첫 번째 원인은 지역주의가 멀리는 고려 초 왕건의 훈요십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 는 역사적 고정관념 또는 편견의 잔재라는 것이다, 이러한 편견은 조선시대 이중환의 ' 택리지'나 이긍익의 '연려실기술' 그리고 안정복의 '임관정요' 등의 책자를 통해 이어졌 으며, 오늘날에 와서도 일부 문필가들의 지역별 '기질론'을 통해 전승되고 있다.그런데 이 주장에 대해서는 지역주의를 전통(전근대)의 유제가 아닌 근대적 현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다시 말해 지역갈등이란 전근대시대에서 형성된 심리 적 편견이 오늘에까지 이어지면서 현대정치의 맥락 속에서 확대 재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근대이후 인위적으로 조장된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원인은 조선시대에는 지역주 의가 없었다는 것과 동학과 일제하의 독립과정에서 지역주의는 없었다는 것을 고려해 보 면 그다지 믿음이 가는 원인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두 번째 원인은 지역주의적 성격을 지닌 특징 정치세력이 엘리트 충원이나 경제개발 면 에서 의도적으로 불평등을 조장함으로써 지역주의를 키웠다는 것으로 정치ㆍ경제적 차별 론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1961년 영남 출신의 군부가 집권한 이후 경제개발과 인사문제 에서 수도권과 영남권은 상대적으로 큰 혜택을 받은 반면, 여타 지역(특히 호남)은 불이 익을 보았고, 거기서 생긴 박탈감이 지역주의의 원인이 되었다는 주장이다.그러나 이 주장은 지역주의가 호남 중심으로 선택적으로 발현되는 이유를 해명해야 하 는 난점에 직면한다. 사실 인사 및 경제개발 면에서 소외된 정도로 본다면, 수도권과 영 남을 뺀 여타 지역에서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충청, 강원, 제주 등에 비 해 유독 호남에서만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진 이유는 무엇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 고는 정치ㆍ경제적 차별론은 지탱되기 어렵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가 되고 있다.마지막으로 언론은 공정한 보도를 하고, 국민들이 올바르게 생각할 수 있도록 정확한 비판과 해설을 해야영남은 중공 업으로 호남은 계속 농업으로, 국가의 공직 자리도 대부분이 영남 사람으로 채용하는 등 의 지역차별을 만들었다.셋째로는 민주주의를 저해한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국민은 국회의원들을 선출할 때 후보자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지역과 나라를 위해 어떠한 일들을 해줄 수 있을 것인 가, 후보자가 속한 정당의 정강이나 정책 등을 생각해서 지지해야 한다. 그런데 지역주의 에 기반한 감정으로 인해 국민들은 무조건 자신의 지역출신 후보자에게 표를 던진다. 이 는 엄연하게 국민이 정치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하며, 이것은 민주주의 저해에 바로 직결되는 것이다.마지막으로 피해의식의 심화이다. 지금까지 진행되었던 지역주의 때문에 상대적으로 박 탈감에 빠져있는 지역의 국민들은 조금만 자신의 지역에 불리한 행위가 실행되어도 많이 불안해 할 것이다. 그러면 이것은 결국 지역주의를 더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되는 것이 다.Ⅲ. 민주화 이후 총선에서 나타난 지역주의{) 조동호 교수님의 『지역주의 연구』참고1) 제 14대 총선14대 국회에서는 민정당, 김영삼의 통일민주당, 김종필의 신민주 공화당의 3당이 합당 을 한 민주자유당이 출범하여 지역구 전체 의석의 50.4%를 차지하였다. 그리고 후보자 충 원에 있어서는 경남ㆍ경기ㆍ경북ㆍ충북 출신 중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대중의 민주당 은 지역구 전체의 32.4%를 차지하였는데 전북ㆍ전남출신의 후보자 충원이 많았다. 현대그 룹의 故정주영 회장이 만든 통일국민당은 전체의 10.4%를 차지하는 비교적 낮은 비율이었 지만 강원도 출신의 후보자 충원율이 높았다. 이것은 14대 국회의원선거도 국회의원의 지 역성과 소속정당과의 관련성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또한, 후보자 충원율에 있어서의 지역성뿐만 아니라 정당별 국회의원 당선결과를 보면 민주자유당은 부산ㆍ대구ㆍ경북ㆍ경남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민주당은 광주ㆍ전 북ㆍ전남 등 호남지역에서 90%에 달하는 지지를 받았다. 한 지역에서 특정 정당에게 90% 에 달하는 지지213충북, 충남31721전북, 전남13031경북, 경남283242제주30003계12166941253▲ 제15대 총선 정당별 지역구 당선자수 (1996.4.11 중앙선거관리위원회)3) 제 16대 총선16대 총선 역시 지역주의의 모습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탈지역주의의 모습이 약간 보이기 시작하는 구도이다. 부산, 대구에서는 여전히 지역주의의 모습이 강하게 보 이고 있으며 영남에서의 한나라당의 강세는 오히려 제 15대 때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 당에 비해 오히려 더욱 강화되었다. 충남에서는 자민련의 세력이 많이 약화되었는데, 자 민련이 충청지역에서 세력이 약화된 이유는 민주당이 이인제 후보를 충남 논산-금산에 출 마시킴으로써 충청지역 유권자들에게 자민련 이외의 지역적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중앙일보 2000/04/18.{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합계서울172845부산1717대구1111인천5611광주56대전1236울산45경기1822141강원359충북, 충남36818전북, 전남2023경북, 경남3232제주123계1129612227▲ 제 16대 총선 정당별 지역구 당선자수 (2000.4.13 중앙선거관리위원회)4) 제 17대 총선지난 2004년에 있었던 17대 총선에서는 정당정치의 민주화를 향한 작은 변화가 있었다. 17대 총선은 지난 박정희 정권 등 권위주의 시대에도 활동을 하던 정치인인 김영삼, 김대 중, 김종필을 표현한 일명 3김 시대 가 막을 내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즉, 우리나라 정당정치의 가장 문제점인 지역주의를 상징하는 3김 시대 가 막을 내린 뒤 치러진 첫 총선이라는 것이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영남권 투어, 추미애 민주당 선 대위원장의 광주 삼보일배 등 지역주의에 기반한 유세활동을 펼치는 등 아직 지역주의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민주당 이라는 이름의 지역주의 세력은 몰락했다.또한, 호남에서의 지역주의가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 라의 지역주의 정치는 영ㆍ호남으로 나뉘어져 지역주의를 열린우리당에 높은 지지를 보냈던 경기도와,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으며 총선거에서 열린우리당에 의석을 몰아줬던 충청도 는 재ㆍ보선에서 한나라당에 의석을 줬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 고 열린우리당 후보들이 모두 낙선한 것이다.열린우리당은 여당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않고, 당정에 충실하지 않았으며, 당 정체성과 거리가 먼 사람을 공천했다가 후보등록에 실패하는 망신을 자초했다. 또한, 선거를 목전 에 둔 시점에서 기간당원들의 격렬한 반발을 무릅쓰고 야당소속 정치인의 입당을 허용함 으로써 민주정당의 이미지를 스스로 훼손하기도 했다. 이러한 열린우리당의 행패는 단순 히 충청도 사람들을 위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이라는 달기만 한 사탕으로는 충청도 는 물론이고 국민들의 성장한 유권자 의식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열린우리당한나라당민주노동당계경기22충남12경북11경남11▲ 2005. 4. 30 재보선 당선자수지금까지 제 14대 총선에서 시작하여 지난 4월에 있었던 제 17대 국회 재보선까지의 선 거 결과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박정희 정권때 지역주의가 나타났었다가 1987년 소선거구 제로 바뀌면서 지역주의 선거의 모습이 다시 부활하였다. 이는 3김 시대 를 거치면서 최 고조에 이르렀고, 제 16대 이후 작은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지역주의에 기반한 정당정치로 인해 우리나라 정당정치에 많은 문제점을 불러오고, 정 당정치의 민주화에 제동을 걸었었지만,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지역주의에 기반한 선거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 미약하나마 지역주의를 벗어나는 모습이 보 인다는 것에 우리는 희망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Ⅳ. 지역주의 정당정치에 대한 해결방안1) 정치개혁의 단행첫번째로, 지역주의 해소 방안으로 확실한 지방분권과 차별적 비례대표를 주장한다. 먼 저 지역경제 피폐라는 지역주의의 하부구조 문제는 지방분권을 철저히 하여 그 책임을 중 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가 스스로 지게끔 하여 지역감정 선동을 예방해야 한다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