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을 읽으면서정치학 이라는 과목에서 ‘군주론에 대해서 비판하라’는 보고서 과제가 군주론과 나의 첫 만남이었다. 도서관에 책들을 뒤적거리면서 ‘군주론’, ‘마키아벨리의 가면’ 이라는 두 권의 책을 빌린 후 한줄 한줄 읽어 내려갔다. 솔직하게 무슨말인지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정치학 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내용들과 역사적인 배경들까지 필요로 하는 내용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 장에서 핵심적인 내용들만 요약하면서 읽고 부분들을 종합해서 이해하는 방법으로 책에 다시금 접근하기 시작했다.비록 군주론에 서술되는 역사적인 사실을 좀더 이해하기에 독자의 폭넓은 역사적인 지식 수준이 필요하지만 수 백년 간 역사적인 사실로만 기록되던 정복 이야기의 주인공을 예로 들어간다는 점에서 조금은 흥미로운 책이었던거 같다.2. 배경당시 피렌체 공화국은 경제적인 능력은 있으나, 군사적인 힘이 매우 약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피렌체는 이탈리아내의 다른 공화국보다 훨씬 더 내분이 자주 일어나는 공화국이었다. 이 당시 마키아벨리의 직업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관료였다. 마키아벨리가 피렌체 궁정에서 외교업무를 맡았다는 것은 그가 정치 사상적인 고민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사실 마키아벨리가 피렌체 공화국의 관료였다는 것 , 게다가 그의 위치가 보잘 것 없었다는 점과 그리고 별반 학력이 없었다는 사실에 대해선 좀 의외였다. 을 쓸 정도의 사람이라면 권력의 가장 핵심부에 위치했거나, 아니면 당시의 사상을 지배할 만한 명성과 학식을 가진 사람이었을 거라는 상상을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 자신의 정치적 등용이라는 정치적 산물의 결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런 혼란한 시대에서 관용과 인내라는 것은 한낱 쓸데없는 것에 불과하며, 오히려 그러한 시대일수록 강력한 개인이 그 시대를 정리해가야 하는 것이 민중을 위해서도 훨씬 더 현명한 것이라는 것이 마키아벨리의 생각이었고, 이런 배경 속에서 이 탄생하게 되었다.3. 군주론‘군주론’은 지구상에 있었던 수많은 역사 속에서 피 흘리면서 새로운 역사를 이루어 나가던 통치자들을 예로 들면서 마키아벨리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정치 체계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한다. 특히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정치 체계라던가 효율적인 지배를 위해서 군주가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 마키아벨리의 충고가 서술되어 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혼란이 계속되는 이탈리아의 현실을 보고 종교가 도덕에 구애받지 않는 강한 힘을 가진 군주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그는 많은 군주들을 예로 들면서, 나름의 현명한 군주의 모습을 개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군주가 되기 위해서는, 또 그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며, 군주의 인물됨이나 성격, 처세는 어떠한가. 이에 대해 제시되는 수많은 군주의 모습들은, 그러나 하나로 요약이 가능하다. 이 책 중간에 나오는, 바로 ‘사자와 여우’라는 말로 압축 가능하다. 즉, 사자와 같이 힘을 지녀야 하고, 여우와 같이 교활해야 한다는 뜻이다. 과정상에서 나타나는 잔혹함 때문에 생기는 비도덕적 책임감에서 자유로 와야 한다고 당부하는 것이며. 하지만 도덕을 완전히 무시한 것은 아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국가가 안정되고 나면, 그 이후로는 도덕이 일반 시민들은 물론 국가 전체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군주는 그에게만 충성할 수 있는 강력한 군대를 지녀야 한다. 그리고 절대 백성들에게 유약하게 보여서는 안 된다. 군주는 유약함을 경계하고 때로는 잔인함으로 백성을 다스려야 한다. 이와 같이 군주는 내적, 외적으로 힘을 지니고 외부 적으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백성들에게 미움과 경멸을 사지 않아야 한다. 또, 약속을 지키는 일이 자신의 이익에 반하면 약속을 지켜서는 안 된다. 또한 군주라면 나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의도 저버릴 줄 알아야 하며, 자비심을 버리고 비인간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아야 한다. 속임수와 음모를 통해서라도 그 자신과 나라를 유지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도덕이나 윤리는 필요 없다. 그러나, 군주는 백성들에게 자기의 이미지를 잘 꾸며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이와 같이 마키아벨리는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군주가 아니라, 언제나 악행을 저지를 수도 있으며, 매우 강력하고 카리스마가 있는 군주를 참다운 군주로 그려내고 있다.4. 비판군주가 자기의 정권을 유지하려면 비도덕적인 것이라도 배워야 한다. 그러나 군주 역시 인간이기 때문에 모든 자질을 갖출 수 없으며, 항상 미덕만 골라 실천하기는 몹시 어렵다.군주는 칭찬받은 일이거나 악평 받은 일이거나 간에 필요한 경우에 과감하게 행동해야만 한다는 것인데 이는 군주가 너그러워 선하고 진지하다 하더라도 그 행동들이 국민의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군주의 자질은 관용적이지만 이를 악덕으로 인식한 국민들이 해대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즉 이 책에서는 관용적인 자질을 갖기를 권하면서도 인색함을 군주 된 사람의 지위 유지를 위한 필요악으로 정의 내리고 있다.군주가 공포의 대상도 되고 사랑의 대상도 되어야 좋다는 식의 논리이다. 이런 논리는 인간을 은혜도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거짓말을 일삼는 악한 존재로 인식한 것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되는데 모든 인간이 양심이란 마음의 눈을 가지고 있는 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처럼 완벽하게 사악해질 수 없을 것이므로 그의 이론은 인간 마음 속의 사악함을 너무나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사악한 인간본성에 대한 인식에서 잔인하지 않은 군주는 그 밖의 모든 군주의 자질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쓸모가 없다는 사실이 스키피오를 보면 입증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군주를 사랑하고 존경한다면 이는 백성들 자신이 편안하기 때문이며, 그와 반대로 군주가 백성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면 군주 자신만이 즐거움을 만끽하며 백성들은 고생하기 때문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경우에 비추어 보면 이해가 쉬울듯하다. 바로 ‘박정희’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그것이다. 그는 아마도 이런 속내를 가졌을 것이다, ‘지금 내가 하는 것들은 과정상으로는 문제가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를 잘 살게 만들기 위함이야. 지금 이 상태로 정권을 이양하기에는 나 이외에는 마땅한 인물도 없고 이게 현실적으로 더 현명한 판단일 거야.'라고 말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계획을 발판으로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을 수 있다는 데에 동의하며 그 업적을 높이 평가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그에 대한 논란이 양 갈래로 나뉘는 것은 왜일까? 이중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비판 세력들의 주장이 ‘군주론’에 대한 비판과 유사한 특성을 지닐수 있다는 가정으로 접근해본다. 즉, 결과만 좋으면 동기야 어찌됐든, 과정이야 어찌됐든 상관없다는 논리이다. 이런 마키아벨리적인 논리의 결과는 존재하는 다수의 국민들을 억압하며 존재하는 독재자의 모습들일 수 있다. 실제로 박정희 대통령은 유신이라는 모습으로 독재자의 모습을 드러냈었다.또 군주는 미덕을 갖춘 체하기만 하면 된고 군주는 다만 자신이 인자하고 언행이 일치하며 악의가 없고 신앙심이 깊은 것처럼 백성들에게 인식되는 것으로 만족하면 된다는 것으로 군주의 성향이 선하다 해도 만일 악한 일을 해야 할 경우가 생기면, 그것이 아무리 악한 짓이라고 하더라도 서슴지 말고 행해야 한다는 것은 자칫 백성들을 눈먼 시민들로 만들어 버릴 여지가 충분하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전두환’대통령의 3S(쓰리에스)정책-Screen, Sex, Sports-에서 찾아볼 수 있겠다. 국민들의 관심을 영화와 프로야구 성개방 등으로 돌려서 정치에서의 관심을 차단시키려는 정책으로 전두환 정권의 독재체재를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의 정치형태를 띠게 될 것이다. 군주의 위신을 높이는 데에 자신의 능력을 널리 선전하고 과시하는 것을 최고의 수단으로 여겨 보여주기 위주로 흐를 위험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