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화 홍 련 전고소설론발표자: 김 영 진1. 요약 정리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필사본·목판본·활자본이 모두 전하며, 이들을 표기문자에 따라 다시 한글본, 한문본, 국한문본으로 나눌 수 있다. 한글본은 효종연간에 전동흘 ( 全東屹 )이 평안도 철산부사로 가서, 배좌수의 딸 장화(薔花)와 홍련(紅蓮)이 계모의 흉계로 원통하게 죽은 사건을 처리한 사실담(事實談)을 소재로 하여 쓴 한문본을 대본으로 하여 썼다.한문본은 전동흘의 6대손 만택(萬宅)의 간청에 의하여 박인수 ( 朴仁壽 )가 1818년(순조 18) 12월 1일에 쓴 것이다. 이 한문본은 전동흘의 8대손 기락(基洛) 등이 1865년(고종 2)에 편찬한 ≪가재사실록 嘉齋事實錄≫과 ≪가재공실록 嘉齋公實錄≫(全庸甲, 1968)에 실려 있고, 국한문본은 ≪광국장군전동흘실기 光國將軍全東屹實記≫에 전한다.한글 필사본은 신암본(薪菴本)과 의산본이 있으며, 한글 목판본은 자암본(紫岩本)·송동본(宋洞本)·불란서동양어학교본(佛蘭西東洋語學校本) 등이 있다. 구활자본(딱지본)은 13종이나 되는데, 특징에 따라 세창본(世昌本, 1915년)·영창본(永昌本, 1915년)을 비롯하여 동명본(同明本, 1915년) 계열로 나뉜다. 이 작품은 지방관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공안류소설(公案類小說)인 동시에 ‘콩쥐팥쥐전’과 함께 대표적인 가정형계모소설(家庭型繼母小說)의 작품이다.이 작품은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하였지만 내용은 완전히 소설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소설 장화홍련전은 계모와 전처 소생이 겪는 갈등의 모든 책임을 계모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 시대의 남녀 성 차별 의식이 그대로 투영된 작품이라고도 할수 있다.2. 줄거리세종조에 평안도 철산에 배무룡(가재사실록에선 배시경 이란 양반으로 나온다.) 이라는 좌수가 있었는데, 그의 부인이 선녀로부터 꽃송이를 받는 태몽을 꾸고 장화를 낳았다. 그리고 2년 후 홍련을 낳았다. 홍련이 다섯 살 때에 부인이 죽자, 좌수는 대를 잇기 위하여 허씨와 재혼하였다.허씨는 용모가 추할 뿐 아니라 심성이 사나웠으나 곧 삼형제를 낳았다.(가재사실록에선 필동과 응동이라는 두 아들을 낳았다라고 되어 있다.) 허씨는 아들이 생긴 뒤 전부인의 딸들을 학대하기 시작하였다. 장화가 정혼을 하게 되자, 혼수를 많이 장만하라는 좌수의 말에 재물이 축날 것이 아까워 장화를 죽이기로 흉계를 꾸며, 큰 쥐를 잡아 털을 뽑아서 장화의 이불 속에 넣었다가 꺼내어 좌수에게 보이고 장화가 부정을 저질러 낙태하였다고 속여, 아들 장쇠를 시켜 못에 빠뜨려 죽였다. 그 순간 호랑이가 나와 장쇠의 두 귀와 한 팔, 한 다리를 잘라가 장쇠는 병신이 되었다.이에 계모는 홍련을 더욱 학대하고 죽이려 하였다. 홍련은 장쇠에게서 장화가 죽은 것을 알았고, 또 꿈에 장화가 홍련의 꿈에 나타나 원통하게 죽은 사실을 알려주자, 홍련은 장화가 죽은 못을 찾아가 물에 뛰어들어 죽었다.그로부터 그 못에는 밤낮으로 곡소리가 났으며, 원통하게 죽은 두 자매가 그 사연을 호소하려고 부사에게 가면 부사는 놀라서 죽었다. 이런 이상한 일 때문에 부사로 올 사람이 없었는데, 마침 정동우(鄭東佑)라는 사람이 자원하여 부사로 부임하였다.도임 초야에 장화·홍련이 나타나 원통하게 죽은 원인과 원을 풀어줄 것을 간청하였다. 이튿날 부사는 좌수 부부를 문초한바, 장화는 낙태하여 투신자살하였고, 홍련은 행실이 부정하더니 야음을 틈타 가출하고 소식이 없으며, 장화의 낙태물이라고 증거물을 제시하는 것을 보고 사실인 것 같아, 좌수 부부를 훈방하였다.그날 밤 꿈에 두 소저가 나타나 계모가 제시한 낙태물의 배를 갈라 보면 알 것이라 하고 사라졌다. 이튿날 부사는 다시 그 낙태물을 살피고 배를 갈라 보니 쥐똥이 나왔다. 이에 부사는 계모를 능지처참하고, 장쇠는 교수형에 처하였으며, 좌수는 훈방하였다.그리고 못에 가서 자매의 시신을 건져 안장하고 비(碑)를 세워 혼령을 위로하였더니, 그날 밤 꿈에 두 자매가 다시 나타나 원한을 풀어 준 일을 사례하며, 앞으로 승직할 것이라 하였다. 그뒤 그 말대로 부사는 승직하여 통제사에 이르렀다.〔Ⅰ〕한편, 배좌수는 윤씨를 세 번째 부인으로 맞았는데, 꿈에 두 딸이 나타나 상제가 전세에 못다한 부녀의 연분을 다시 이으라고 하였다는 말을 전하고, 윤씨부인은 꿈에 상제로부터 꽃 두 송이를 받은 태몽을 꾸고 쌍동녀를 낳아 꿈을 생각하여 장화와 홍련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두 자매가 장성하여 평양의 부호 이연호의 쌍동이와 혼인하여, 아들 딸을 낳고 복록을 누리며 잘살았다.〔Ⅱ〕한문본 및 국한문본의 줄거리는 〔Ⅰ〕과 같고, 한글본은 〔Ⅰ〕과 환생(還生) 후의 이야기〔Ⅱ〕를 합한 것이다.3. 실화가 소설이 된 이유실제사건 ‘장화홍련전’은 효종대 전동흘이 평안도 철산 부사로 재직하던 중 겪은 일로 그의 문집인 ≪가재사실록 嘉齋事實錄≫에 실려있다. 전동흘은 전라도 출신의 무장으로, 정묘호란이 일어나자 김상헌의 종사관으로 명나라에 군사를 요청하러 갔다가 화의 가 성립되어 도중에 돌아온 일이 있으며 병자호란 때에는 의병을 일으켜 남한산성까지 인조를 모시고 내려가는 등 국가에 대한 의리를 철저히 지켰던 인물이다.당시 배경이 되는 철산현은 원귀(寃鬼) 때문에 매년 가뭄이 들고 수령들이 죽거나 갈려 거의 폐읍이 될 정도였다고 한다. 실제로 효종 연간(1649-1659)에는 거의 매년 가뭄이 들다시피 하였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이것이 죽은 귀신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조정에선 적당한 인물을 물색하고 전동흘을 수령직으로 파견 하였다. (소설 속에서는 정동우 로 나옴.)철산 부사 전동흘은 장화와 홍련의 죽음에 얽힌 사건을 해결하였고. 그를 신명철인(神明鐵人)이라 부르고 공덕비를 세웠다고 한다.문집에서는 전동흘이 관아에서 실제로 장화와 홍련의 원귀를 만난 것처럼 설명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로 보기 어려운 점이 있는데 전동흘의 문집은 전동흘이 쓴 것이 아니고, 그 생전시의 기록도 아닌 기락이 편찬한 책이기 때문이다.≪가재사실록 嘉齋事實錄≫에 기록되기 이전에 한글본이 있었고. 그를 통해 이미 일반인들 사이에 장화홍련의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고, 그 과정에서 소설적인 요소들이 덧붙여졌을 가능성이 크다. ≪가재사실록 嘉齋事實錄≫의 장화홍련전도 일정 부분은 소설인데, 민간에 유포되어 있던 것이 더 소설적인 성격이 강하다.4. 소설 장화홍련전소설 구조를 살펴보면 장화와 홍련이 물에 뛰어드는 것을 분기점으로 하여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어진다. 그리고 전자는 '계모학대형 소설'의 구조를, 후자는 '공안류 소설'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태몽 설화, 적강화소, 청조의 길안내 전설, 원혼의 공청출현설화, 재생환생 설화 등 여러 가지 설화를 포용하고 있다. 이로 보아 이 소설은 어떤 하나의 실담이 소설화하였다고 보기보다는 어떤 이야기가 상당한 시간을 지나면서 많은 다른 이야기와 화소들을 첨가시켜 다듬어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즉, 작자에 의한 하나의 창작이라기보다 어떤 이야기의 골격을 중심으로 발전을 거듭한 적층 문화적 성격을 지녔다고 봄이 타당하다.이 소설에서도 고대소설의 원을 푸는 해법의 방법 속에 한계성을 발견하게 된다. '눈물의 삶, 순종, 인고의 삶'에 입각한다면 당연히 자신의 누명을 사랑을 통해 벗겨야 한다. 그러나 이 소설의 후반부 클라이막스에서는 철저한 복수의 양상을 보여준다. 물론 권선징악적 결론을 위한 장치랄 수도 있지만 고대소설이 극복하지 못한 부정적 모습의 표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장화홍련전의 뛰어난 점은 인물의 전형성과 인물간의 대립, 갈등 양상이 치밀하다는 점이다. 장화홍련전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가 약간씩 기형적인 성격을 소유하고 있다. 구태의연한 방법인 선인 악인의 대립을 심화시킴에 의해 흥미를 유발시키려 하지만 선인 자체도 약간의 문제성이 있다. 장화홍련은 극심한 어머니 콤플렉스의 소유자, 계모는 열등 컴플렉스에 빠져 전처 소생에 대한 학대를 일삼고 자식인 장쇠까지 불행에 빠뜨린다. 배좌수는 우유부단하고 인물이라서 갈등을 풀지 못하고 가정을 파탄으로 몰고 간다. 이와같이 장화홍련전에는 개별 인물의 왜곡된 성격 때문에 인물간에 극도의 대립을 보인다. 이 문제를 풀 사람은 배좌수밖에 없지만 그의 성격 또한 우유부단하기 때문에 중간적 존재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파란으로 몰고 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