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춘향전의 3가지 색깔한중일 삼국이 돌아가며 개최하는 베세토 연극제도 수업시간의 한중일 춘향전을 보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가깝지만 먼 한중일 삼국이 이러한 연극제를 매년 돌아가며 연극제를 개최하고, 또한 우리나라의 고전 춘향전을 한국, 중국, 일본이 각각 창극, 월극, 가부키 창극 형식으로 공연되었다는 것 자체가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역사적인 의의까지 가지게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한중일 삼국은 모두 그들만의 가무희가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극인 춘향전을 한국 사람인 내가 중국의 창극, 일본의 가부키로 보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였다. 각자의 독특한 전통양식으로 한나라의 고전극을 공연했다는 점에서부터 신선하고 새롭게 느껴졌다. 베세토 연극제에 대해서 조금의 지식도 없었던 나이기에 인터넷검색을 통해 조금 더 알아보게 되었는데, 춘향전의 시작부분의 이몽룡과 성춘향이 사랑에 빠지는 파트를 공연하게 된 중국의 월극은 국내에서 최초로 소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9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월극이 이제야 우리나라에 최초로 소개되고 공연되었다는 것이 중문과학생인 나에게 적지 않은 부끄럽게까지 느껴지게 되며, 중국에서 5년 동안이나 생활했던 나로서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고, 중국이라는 나라가 아직은 가깝지만 먼 나라라고 생각되었다. 일본의 가부키 또한 매우 생소하였다. 중국전통극은 수업시간에서나마 감상할 수 있었지만 일본에게 관심이 제로인 나에게 이번기회로나마 처음 접할 수 있게 해주었다.한중일 삼국이 함께한 춘향전이라는 .말만으로도 충격적이었던 연극이 직접 감상하게 되니 더욱 신기하고, 각국의 전통극에 대해서 좀 더 배우고 감상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먼저 시작한 중국 월극 버전은 남성, 여성의 역할 모두를 여자배우가 연기하게 되었던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여성들만이 연기한 월극은 경극보다 소리와 감정이 풍부하게 표현되었다고 느껴졌다. 특히 이몽룡과 성춘향이 사랑에 빠져 서로에게 시선을 빼앗겼을 때에 방자와 향단이가 그들의 시선을 줄처럼 느껴지게 묘사하며 그들의 사랑의 시선을 묶어주기도 하였던 장면은 감탄스럽기까지 하였다. 다음파트인 한국창극의 차례에서도 한중일의 극을 함께 본다는것만의로도 우리나라 창극까지도 신비하고 새로워 보였다. 아무래도 난 한국 사람인지라, 남성, 여성배우가 모두 출현해 연기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워 보이며, 가장 춘향전다운 춘향전이라고 느꼈다. 일본의 가부키는 나를 거의 쇼크 상태로 만들었다. 중국의 월극과는 반대로 여성의 역할까지 모두 남자배우가 연기하는 것을 보고 거부감이 들기도 하였다. 교수님께서 가부키에서 배우들이 행하는 조그마한 행동하나하나가 모두 정해져있는 정형화된 연기라는 것을 들었을 때 조금씩이나마 정말 노력하는 나라라고 느꼈다. 창도한 밖에서 하는 점이 흥미로웠고, 검은 복장을 한 사람이 소품을 날라주는 장면은 가장 현대적이며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되었다. 하이라이트인 이몽룡이 암행어사가 되어 성춘향을 구하러 오는 한국의 창극은 많은 조연배우들이 등장하며 생동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배우들은 흥이 넘치고 활력 있게 움직였고, 해설자 역할을 하는 도창도 인상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