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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만식의 그로테스크적 미학으로 풀어내는 작가론
    그로테스크의 미학채만식 작가론-채만식 소설에 나타난 ‘그로테스크’ 연구< 차 례 >Ⅰ. 시작하는 글Ⅱ. 본격적으로1. 풍자와 그로테스크2. 작품 속 그로테스크1) 「태평천하」2) 「탁류」3. 그로테스크의 미학Ⅲ. 마치는 글Ⅰ. 시작하는 글백릉 채만식(1902-1950)은 1924년 단편소설 「세 길로」를 통하여 『조선문단』에 등단한 뒤, 30여 년 동안 소설, 수필, 희곡, 평론 등 200편에 달하는 풍부하고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물론 근래에 들어 그의 작품 활동을 친일문학으로 간주하고 이를 청산하고자 하는 작업이 시도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업적이 우리 근대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식민지 시대는 그의 탁월한 현실 인식과 비판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필체로 묘사되었으며, 특히 「태평천하」로 대표되는 채만식 특유의 날카로운 풍자는 30년대 문학사에 제법 굵직한 한 획으로 기록될 만큼 돋보인다.한편, ‘그로테스크’는 이질적인 것의 결합으로부터 오는 뒤틀림, 환상적인 괴기성, 극도로 부자연스러운 것, 흉측하고 우스꽝스러운 것 등을 나타내는 용어다. 그로테스크의 이러한 성질은 독자들로 하여금 어딘가 모를 불편함을 느끼게 하거나 조소하게 만드는 점에서 아이러니나 풍자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채만식의 소설에서 발견되는 그로테스크성은 인물 묘사에서는 물론 작품에 제시되는 상황에서도 발견된다.본고는 채만식의 소설 분석을 통한 그로테스크성의 발견과, 채만식이 추구했던 크로테스크의 미학과 그 효과에 대한 연구를 목적으로 한다.Ⅱ. 본격적으로1. 풍자와 그로테스크채만식의 소설 속 그로테스크는 그의 풍자를 완성하고자 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채만식의 풍자의 중심에는 ‘그로테스크’적인 이미지가 자리하고 있다. 괴기스러우며 우스꽝스러운, 정상적이지 않은 작중인물과 상황을 설정함으로써 비로소 그의 풍자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로테스크의 미학적 원리는 우스꽝스러움 또는 공포스러움과 조롱으로서의 희극적 내용이라피폐해진 우리 민족의 좌절감은 괴기스럽고 흉측한 인간 내면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비정상적인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서 정상적인 것을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무리한 요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채만식은 소설 속 인물들과 상황으로부터 정상적인 것을 제거하고 그 이상의 극단적인 그로테스크를 부여함으로써 비판성과 풍자성을 한층 강화시켰다.2. 작품 속 그로테스크아래에서는 풍자성 짙은 채만식의 장편소설 「태평천하」와 「탁류」를 통해 작품 속에서 그로테스크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알아보겠다.1) 「태평천하」)「태평천하」의 ‘윤직원’은 그로테스크적인 요소를 고루 갖춘 인물이다. 그의 괴기스러운 행위에 대한 묘사는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심심찮게 등장한다. 돈이 있으면서도 아끼기 위해 인력거꾼과 굳이 시비를 하거나, 바득바득 우겨서 하등권으로 상등석에서 명창대회를 관람하거나, 잔돈이 있음에도 일부러 거스름돈을 주지 못할 만큼 액수가 높은 지전을 내서 공짜로 버스를 타는 윤직원의 행위는 우스꽝스러움을 넘어서 그로테스크하다. 돈으로 산 족보나 ‘직원’이라는 직함도 비정상적인 요소이며, 과거 화적떼가 집안으로 난입했을 때 아랫도리도 미처 챙겨 입지 못하고 기어 달아나는 모습 역시 그로테스크라 하겠다. 또한, 일흔 둘의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지닌 ‘야만스러운 정력(하지만 윤 직원 영감처럼 나이 칠십여 세에, 연령의 한계를 마구 무시하는 그의 야만스러운 정력은, 부질없이 생물로서의 선천적인 운명이라고만 처분은 안 됩니다. /156p)’과 그 정력을 열다섯 살짜리 춘심이에게 쏟아보고자 하는 행위(윤 직원 영감의 나이 꼬박 일흔 둘인 줄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 것을, 글쎄 애인한테라서 그 중 일곱 살만 줄이어 예순다섯으로 대다니, 그것을 단작스럽다고 웃어 버리기보다 오히려 옷깃을 바로잡고 엄숙히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일흔두 살 먹은 영감이 열다섯 살 먹은 애인 앞에서 나이를 일곱 살을 줄여 예순다섯 살로 대던 것입니다. /155p), 그리고 결과적으로 손자인 경)’에서도 그로테스크가 발견된다. 어린 것을 탐하고 싶은, 벌어놓은 돈으로 먹고 마시면서 오래오래 살고 싶은 그의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은 이렇듯 과장되고 괴상망측한 행위로 묘사된다. 왜곡된 사회를 살고 있는 한 개인의 왜곡되고 뒤틀린 삶의 방식을 통하여 채만식은 당시의 타락한 개인을, 사회를 극단적으로 제시한다. 우리의 이미 왜곡된 시대에 그로테스크한 왜곡을 한차례 덧입히면서 우습거나 혹은 두려운 것으로 만든다. 이보다 더 탁월하고 인상적인 강조법을 찾기도 힘들 것이다.괴상스러운 행위나 외양묘사는 비단 윤직원이라는 인물에게만 국한되어있지 않다. 윤직원 영감의 가족 구성원의 외모도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 상노아이놈 삼남이(이 놈이 썩 묘하게 생겼습니다. 우선 부룩송아지 대가리같이 머리가 곱슬곱슬하고 노랗기까지 한 게 장관이요, 그런 대가리가 어쩌면 그렇게도 큰지 남의 것 같습니다. 눈은 사팔이어서 얼굴을 모로 돌려야 똑바로 보이고, 코는 비가 오면 고개를 숙여야 합니다. /30p)와 둘째 손자 며느리인 조씨(얼굴은 얇디얇은 납작 바탕에 주근깨가 다닥다닥 박혀서, 그닥 출 수는 없는 인물입니다. 그런 중에도 더욱 안된 건 잡아뽑아 놓은 듯이 뚜하니 나온 위아랫입술입니다. 이 쑤욱 나온 입술로, 그 값을 하느라고 그러는지 새수빠진 소리를 그는 퍽도 잘합니다. /60p), 윤직원의 딸인 서울아씨(이마가 좁고 양미간이 넓고 콧잔등은 푹신 가라앉고, 온 얼굴에 검은깨를 끼얹어 놓았고 목이 옴츠러지고, 이런 생김새가 아닌게아니라 청승맞게 생겼습니다. /61p)와 서자 윤태식(열다섯 살이라면서, 몸뚱이는 네뎃 살배기만큼도 발육이 안되고, 그렇게 가냘픈 몸 위에 가서 깜짝 놀라게 큰 머리가 올라앉은 게 하릴없이 콩나물 형국입니다. /64p)의 외모 역시 괴기스럽기 짝이 없다.그밖에도 가내에 과부가 유독 많은 것(이래서 이 집안에 과부가 도합 다섯입니다. 도합이고 무엇이고 명색 여인네치고는 행랑어멈과 시비 사월이만 빼놓고는 죄다 과부니 계산이야 순편합니다. /62p))이라든지,고 앉아서 편안허게 살 태평세상, 이걸 태평천하라구 허는 것이여태평천하!…… (257p)일제에 의해 억눌리고 지배당하고 있는 현실을 태평천하라고 일컫는 비정상적이며 이질적인 그의 사상은 냉소와 조소를 이끌어낸다. 채만식의 그로테스크, 그리고 그 효과로 인한 풍자성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이다.끝으로, 「태평천하」에서 필자가 가장 주목한 다음의 인용문은 방에 가만히 드러누워 춘심이라도 와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윤직원 영감을 묘사한 대목이다.침침한 13와트 전등불에 담배 연기만 자욱하니. 텅 빈 삼칸 장방 아랫목에 가서허연 영감 하나만 그들먹하게 달랑 드러누운 것이, 어떻게 보면 징그럽기도 하고,어떻게 보면 폐허(廢墟)같이 호젓하기도 합니다.(125p)어떻게 보면 징그럽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호젓-무서운 느낌이 들만큼 고요하고 씁쓸-한 윤직원 영감의 방을 떠올리며 독자의 머릿속에는 어떤 불편함이 함께 떠오르기 마련이다. 침침한 불빛과 자욱한 담배연기로 형성되는 몽롱한 분위기 속에서 덩그러니 놓인 허연 영감의 모습에서 그 어떤 유쾌함도 찾아볼 수 없다. 더러는 씁쓸하다거나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떠올릴지 모르나, 그 역시 유쾌하지 않다. 이것이 채만식의 그로테스크이자 「태평천하」의 그로테스크다. 혼란한 시대 상황에 덩그러니 놓인 개인 혹은 민족이 느끼는 공포와 괴기. 이질적이고 비정상적인 것들의 결합으로부터 발생하는 냉소를 가장 잘 드러내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2) 「탁류」)「탁류」는 시대의 탁한 흐름에 휩쓸려버린 주인공 초봉의 비극적인 삶을 그려낸 작품이다. 채만식은 곱고 순결하기만 한 초봉을 지독하고 악독스러운 탁류에 빠뜨림으로써 그로테스크적 효과를 창출한다.돈을 대준다는 이야기에 솔깃한 정주사 내외에 의해 초봉은 진작부터 마음에 두었던 남승재를 떠나 고태수에게 시집가게 된다. 돈 때문에 딸자식을 시집보내는 정주사 내외의 행위와, 딸을 기생으로 팔아버리는 명님이 부모의 행위(돼지 새끼나, 혹은 송아지나 그놈이 조금만 더 자라 제풀로 뛰어 다니면서 밥도 먹고쁨이 싱글벙글 넘쳐흐르는 얼굴들이다. /229p). 가장 행복해야 할 신부가 우울해하는 것은 물론이요, 신부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이 대단히 만족해하는 상황은 참으로 우스꽝스럽다. 이를 시점으로 초봉의 기괴하며 환멸스럽고 괴기스러운 인생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아무 멋은 모르겠어도 그다지 불행하던 않던 열흘 동안의 신혼 생활이며,그러다가 흉악한 형보에게 겁탈을 당하던 일, 태수의 불의지변과 뒤미처탄로가 된 온갖 협잡, 이리하여 마침내 곱던 무지개와도 같이 스러진 환멸 (281p)억지로 떠다밀듯 결혼한 지 열흘 만에 남편 고태수는 중매를 서주었던 김씨와 정사를 벌이다가 들통나 맞아 죽고, 그야말로 그로테스크한 외모를 지닌 장형보(이 사람을 목간통에서 보면 더욱 기괴하다. ‘고릴라’의 뒷다린 듯싶게 오금이 굽고 발끝이 밖으로 벌어진 두 다리 위에, 그놈 등 위로 혹이 달린 짧은 동체(胴體)가 붙어 있고, 다시 그 위로 모가지는 있는 둥 마는 둥, 중대가리로 박박 깎은 박통만한 큰 머리가 괴상한 얼굴을 해 가지고는 올라앉은 양은, 하릴없이 세계 풍속 사진 같은 데 있는 아메리카 인디언의 토템이다. /99p)에게 겁탈까지 당한다.‘이미 헌 계집, 그리고 임자 없는 계집’이 되어버린 초봉에게 비정상적일만큼 기구하고 기괴한 주변인들의 접촉이 시도된다. 마음을 추스르고자 하다가 만난 제호역시 추악한 인간 본능을 가리지 않는다. 그와의 동행 중 들른 온천에서 초봉은 두 사람의 이불이 깔린 자리를 보며 ‘대체 어째서 이렇게 되어지는 것인고?’하는 서글픈 의문을 갖는다. 그로테스크한 초봉의 인생, 그녀의 운명은 이렇게까지 되어진다는 것 자체가 그로테스크다.아이를 밴 초봉의 고민 또한 그로테스크다.고태수와 결혼을 하고, 장형보한테 열흘 만에 겁탈을 당하고,다시 보름만에 박제호를 만났으니 대체 이게 누구의 자식이냔 말이다. (317p)초봉이 뱃속의 아이에게 건네는 한탄(네가 만일 너를 안다면, 그리고 네가 나오는 예가 어딘 줄을 안다면 너는 탯줄을 후뜨러 잡고 매달리면서, 나는 싫다26p)
    인문/어학| 2009.09.23| 7페이지| 2,000원| 조회(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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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상섭 <취우> 작품론
    현대문학사驟雨그들만의 은밀한 ‘사랑과 전쟁’-염상섭 장편소설 〈취우(驟雨)〉 작품론< 차 례 >1. 시작하는 글2. 본격적으로2-1. 시간적·공간적 구조에 담긴 사랑과 전쟁 2-2. 인물에 담긴 사랑과 전쟁2-3. 주제에 담긴 사랑과 전쟁2-4. 문체에 담긴 문학사적 의의3. 마치는 글1. 시작하는 글조건이 그리 좋지 않은 여자와 나무랄 데 없는 젊고 건장한 남자와의 로맨스, 오래 전 결혼을 약속한 여자와 현재의 연인 사이에서의 갈등, 한 남자를 사이에 둔 라이벌 관계의 여자들끼리 벌이는 질투어린 신경전, 복잡하고도 미묘한 애증과 삼각 구도로 이루어지는 치밀한 그들의 밀고 당기는 심리……. 요즘 흥행중인 드라마나 영화의 줄거리가 아니다. 예기치 못한 소나기처럼 찾아온 전쟁과 사랑을 그린 염상섭의 장편, 〈취우(驟雨)〉다.〈취우〉는 염상섭의 해방 이후 작품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꼽을만한 장편소설임에도 사실상 대중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6·25전쟁 당시의 서울을 배경으로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신음했던 나라의 아픔과 인간의 본성을 사실주의 수법으로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1952년 7월 18일부터 이듬해 2월 20일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는데, 소설이 발표된 이 기간은 6?25의 소용돌이로부터 휴전되기 5개월 전까지 시기이다. 52년과 53년은 문학사에 있어서는 암흑기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침체된 시간이요, 공백의 시간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꾸준히 연재되었을 뿐 아니라 도중에 중단되거나 하지 않고 끝까지 완성되었다는 점에서부터 높은 문학사적 의의를 지닌다.작품에서 주로 묘사되고 있는 것은 주인공 강순제와 신영식의 ‘러브라인’이다. 작가는 마치 전쟁이 발발하긴 했으나 그것은 남녀 간의 애정관계에 있어서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듯 담담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취우〉는 닮은 듯 닮지 않은 ‘전쟁’과 ‘사랑’이라는 소재를 교묘히 조화시키고 그 사랑 속에 전쟁을 숨기며 당대의 비참한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취우〉의 작품 분석을2장천연동, 사직골, 필운동제13장학교제14장9월 초순부터중순까지천연동, 길, 무꾸리집제15장사직골, 천연동제16장9월 26일부터10월 중순까지천연동, 필운동제17장필운동, 길, 창신동,혜화동, 천연동제18장10월 중순부터하순까지천연동제19장재동, 천연동제20장11월부터12월 13일까지천연동위의 은 김윤식의 연구)를 나름대로 도식화 한 것으로, 각 장마다 시간과 공간적 구조가 각각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각각 구조를 분석해보며 이를 통해 당대 상황을 추측해보고자 한다.작품 내에서 시간은 크게 적치 3개월과 수복 후 2개월의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자의 시간이 제1장부터 16장까지로 상대적으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시간의 흐름 역시 앞의 3개월이 뒤의 2개월보다 훨씬 빠르고 박진감 있게 흘러가고, 11장부터는 시간이 흐르는 단위가 느려지면서 16장에 가서도 각 장이 포괄하고 있는 시간대가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또한 알 수 있다. 이처럼 비중의 분배가 공평치 못한 것은 물론 한계점으로 지적되기도 하나, 다른 관점으로 보았을 때 작가는 16장까지의 적치기간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한 셈인데, 이는 어쩌면 작가의 고의적인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숨 막히는 북한군의 손아귀 아래에서 당시 서울 시민들은 당연히 자유롭거나 당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강순제와 신영식의 연애 또한 자유롭거나 당당하지 못하게 시작된다. 둘의 감정과 눈빛은 주위의 눈치를 살피며 은밀하게 교환되고 그 과정 또한 수면 아래로 감추어져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둘의 그 은밀한 연애는 당대의 분위기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자유로이 이루어질 뿐 아니라, 심지어 그를 소유하고픈 그녀의 모습에서는 차차 일말의 당당함마저 느껴진다. 시대는 억압받고 있으며 그들의 연애 또한 공식적으로 허가받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지만, 순제는 적극적으로 사랑을 간구한다. 물론 ‘보란 듯이’ 자유연애를 만끽하는 그들을 그리며 작가가 꾀한 것은 소극적인 ‘저항정신’은 아니리라. 그러나 것이 그리 어색하지만은 않은 것이다. 연애와 전쟁에는 은근하고 은밀한 긴장이 있다. 염상섭은 그 공통점을 시대와 역사에 살포시 얹었고, 이는 자연스레 흘러가며 강순제와 신영식의 연애사와 6?25의 전개를 이끌어냈다.한편, 작품 내에서 공간은 그리 넓거나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지 않은데, 주된 공간은 천연동, 재동, 혜화동, 필운동, 창신동과 이 사이를 이어주는 길 뿐이다. 그밖에 부수적인 공간들은 연서, 학교, 무꾸리집 등으로 작품에서 그저 한두 번 언급되는 정도이다. 공간적 배경인 천연동은 신연식의 집, 재동은 강순재의 집, 혜화동은 김학수 사장의 집, 창신동은 회장 정필호의 집, 회현동은 한미 무역회사, 필운동은 강순제의 친정, 사직골은 김학수의 사돈집, 연서는 묘지기집, 학교는 의용군 대기소로 각각 묘사된다. 이러한 제한적이며 폐쇄된 공간의 설정은 당시의 상황을 대변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리는 끊어지고 쉴 새 없이 숨고 도망쳐야 한다. 염상섭은 사실적인 기법으로 피난에 실패해 빼앗긴 서울에 갇혀있는 이들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 셈이다. ‘사랑’이라는 이름 뒤에서 ‘전쟁’을 묘사한 것처럼, ‘허구’라는 이름을 방패삼아 그는 ‘사실’을 기록했던 것이다. ‘다큐멘터리 기록영화처럼 시간의 순서에 따라 사실주의적 수법으로 창작하였다)’는 설명도 필자의 의견을 뒷받침해준다.2-2. 인물에 담긴 ‘사랑과 전쟁’1) 강순제주인공인 강순제는 김학수의 여비서이자 불륜 관계를 맺은 첩이다. 결혼 경험도 있고 나이도 적지 않은 서른이지만 외국어에 능통한 통역관이기도 하며 경제력까지 지녔다. 사회적으로는 촉망받는 능력 있는 여성이지만, 첩 노릇으로 부정적 경제력을 획득했으므로 가정과 윤리적 측면에서는 비난의 대상이다. 또한 김학수의 경제적 도움이 없어지자 젊고 건강한 청년인 영식에게로 마음을 돌리는 것이나, 약혼녀 명신의 입장에서는 신영식과의 교제를 시작한 것 자체가 도덕적으로 비탄 받을만한 인물이다.강순제의 태도에서 우리는 그녀의 적극적이고 다소 이기적인 사랑방식을 발견한다시도하기도 한다. 전쟁의 극함이 그녀를 더욱 악바리로 만든 셈이므로, 사실 서울의 상황을 알지 못했던 명신은 그녀를 비난할 자격이 없을지 모른다.2) 신영식신영식은 한미무역의 젊고 유능한 과장으로, 강순제의 환심을 사고 애정관계의 갈등의 주체가 되는 인물이다. 그러나 뚜렷한 자신의 주관이 없고 우유부단하며 소극적인 인물로, 오히려 강순제나 정명신보다도 줏대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쟁이 발발한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피난을 모색하기 보다는 그저 ‘될 대로 되라’는 식의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순제와 감정을 교환하는 중에도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채 여자 쪽이 조종하는대로 끌려다닌다. 또한 명신이 등장한 이후에도 이렇다 할 어떤 입장을 분명히 취하지 않는 우유부단함은 염상섭 소설에서 종종 등장하는 양가적 인물의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런 영식의 모습을 보며 명신은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며 의아해하고 안타까워한다. 필자는 그런 신영식의 모습에서 전쟁이 발발했지만 그 어떤 저항도 하지 않고 그저 상황이 되는대로 흘러 다니는 소극적이고 순응적인 시민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그 어떤 적극적인 입장도 취하지 않고 한걸음 뒤에서 상황을 바라보고 자연스레 그 흐름을 따르는 것이다. 이는 2-3에서 다룰 ‘가치중립성’과도 연관이 있다. 사랑이 자연스러웠듯 그에게는 전쟁조차 자연스러운 흐름의 일부였는지 모른다.3) 정명신정명신은 신영식의 약혼녀로, 가족과 함께 피난을 간 상황이기 때문에 서울 수복이 되기 전까지는 등장하지 않으며 그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적지만 순제와 영식의 관계 사이에서 삼각 구도를 형성하며 긴장감을 더하기도 한다. 강순제와 같은 신여성임에도 윤리와 도덕의 가치를 두고 영식과 순제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비난하며 당당하게 선전포고까지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적치하의 서울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오히려 전쟁의 영향을 받지 않았고 따라서 강순제에 비해 타락하지 않은 건전한 인물로 그려진다. 같은 신여성임에도 전쟁의 영향 아 것이다. 6?25도 그의 돈을 향한 사랑을 막을 수는 없었다.2-3. 주제에 담긴 ‘사랑과 전쟁’김윤식은 작품의 주제를 ‘가치중립성’으로부터 발견한다.) 여기서의 가치중립성이란 어느 한쪽도 선택하지 못하고 중도적 입장을 취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테면 전쟁이 발발한 가운데 남한과 북한 사이에서 그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못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승패가 갈리기만을 기다리는 소시민들의 입장이다. 돈과 사랑, 그리고 이념을 사이에 두고 세 남자를 넘나드는 강순제의 모습이기도 하다. 강순제와 정명신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은 하나 딱히 분명한 해결책 따위를 제시하지는 못하는 신영식의 모습도 보인다. 또한 이러한 가치중립성은 작품의 결말 부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순제가 영식과 보낸 3개월간의 마법 같은 시간들은 적군 치하라는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 풀려버리는데, 명신의 등장이 그 시발점이 된다. 피난에 실패해서 갇혀버린 공간 안에서 두 사람의 은밀한 관계가 시작 되었으므로 폐쇄되었던 공간이 개방되면서 전쟁 발발 이전의 상황, 즉 명신과 영식의 만남으로 돌아간 것이다. 작품의 결말은 영식의 어머니가 명신과 순제와의 대비적인 비교에서 명신에 대한 적극적인 호의를 가짐으로 명신의 최후 승리를 암시한다.) 전쟁으로 인해 맺어진 연인과 기존의 연인과의 가치가 중립되기 위해서는 명신에게도 우월할 기회가 주어져야 하기 때문에 작가는 굳이 명신에게 영식의 가족을 부양케 한 것이다. 염상섭이 추구했던 이러한 가치중립성은 사실 그의 양가적 만연체와도 통하는 바가 있다. 초기와 중기작에서도 흔히 발견되었던 그의 양가적 속성은 〈취우〉의 주제의식에서도 새삼 드러난다.이러한 가치중립성은 사랑과 전쟁이라는 대비되는 개념에서조차 중립을 유지할 것을 요구한다. 작품은 사랑과 전쟁의 기로에서 중립을 지키며 아슬아슬한 곡예를 벌이고 있다. 겉모습은 분명 사랑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으나 위에서 분석된 바와 같은 전쟁의 혼란을 적정량 함유하고 있다는 말이다. 조금이라도 더, 혹은 덜 다루었다면 〈취우〉
    인문/어학| 2009.09.23| 8페이지| 2,000원| 조회(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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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춘수 시인의 작품을 통해 본 어조 변화
    시의 이론 - 어조김춘수 시인의 작품 속에서 발견되는 어조 변화1. 서론 : 들어가며모든 문학작품에는 ‘탈’(persona)이라 불리는 화자와 어조가 존재하는데, 문학작품에서의 어조란 화자의 목소리를 뜻한다. 작가는 글을 쓸 때 어떠한 감정 상태로 대변되는 태도나 입장을 지니고 있는데, 이것이 작품 속에서 어조로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작가에 따라 각각 다양한 태도와 개성적인 목소리를 갖는 것이 당연한데), 때때로 이렇듯 다변적인 어조가 한 시인의 작품 속에서 발견되기도 한다.김춘수(金春洙, 1992~2004) 시인은 대표작 「꽃」으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당당히 ‘꽃의 시인’이라는 별명을 획득했다. 그러나 그저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까닭에 많은 연인들이 애송(愛誦)하곤 했을 그 시에 담긴 ‘존재론적 본질의 탐구’로부터 그의 고뇌는 시작되었다. 그의 고찰은 작품 속 어조의 변화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쳤는데,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고 싶다’고 노래했던 시인은 곧 ‘하나님은 이미 눈도 없어지고 코도 없어졌더라. 흔적도 없더라’고 중얼거리고 말았다. 이처럼 ‘의미시’와 ‘무의미시’로 구분되는 김춘수 시의 변모 양상을 통해 그의 작품 속에 드러난 어조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2. 본론 : 김춘수 시의 변모 양상과 어조 변화2-1. 의미시앞서 말했듯 김춘수 시인의 시적 궤적(軌跡)의 다양성은 크게 두 부류의 시로 양분화 된다. 초기에는 ‘릴케’의 영향과 관련을 지닌 상징적 시 세계로부터 중기 이후로 가면서 ‘잭슨 플록’의 기법과도 유사한 무의미시편으로 나아갔다.) 초기의 시는 일명 ‘의미시’라 불리는데, 김춘수 시인의 첫 시집인 『구름과 장미』와 가장 사랑받고 있는 『꽃의 소묘』에 실린 다음의 시들을 분석하며 각각의 어조를 살펴보겠다.산은 모른다고 한다.물은모른다 모른다고 한다.속잎 파릇파릇 돋아나는 날모른다고 한다.내가 기다리고 있는 것을내가 이처럼 너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산은 모른다고 한다.물은 모른다 모른다고 한다. 되어탑을 흔들다가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꽃을 위한 서시」비슷한 시기에 쓰인 시가 아님에도 두 시는 참으로 닮았다. 정확히 말하면 화자의 목소리, 어조가 닮았다. 그들의 담담하고도 먹먹한 태도와 갈망하며 추구하는 것조차 동일하다. 「모른다고 한다」의 화자는 무언가를,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2연의 3행과 4행에 걸쳐서 자신의 끝없는 기다림을 두 차례나 반복하였으나, 결국 돌아오는 대답은 ‘모른다’는 한마디뿐이다. 산도 물도, 그리고 화자 자신도 이처럼 기다리고 있는 ‘너’에 대하여 전혀 아는 바가 없다. 김춘수의 존재론적 본질의 탐구는 이처럼 솔직하다.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그에 따른 갈망을 그는 담담하게 들려준다.그런데 그가 찾던 ‘너’의 윤곽이 드디어 「꽃을 위한 서시」에서 드러나게 된다. ‘내가 이처럼 기다리고 있는 너’는 곧 ‘신부’로 형상화되어 나타난다. 그러나 화자는 여전히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의 존재와 그 본질을 파악하지 못함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밤내 울’며 그는 신부의 본질을 갈망하고 있다. 그러나 화자의 갈망은 격정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관조적이고 체념적인 어조를 띤다. 그러나 관조적인 그의 태도가 결코 ‘무의미’를 상징하는 것은 아니다.위의 시들과는 약간 다른 어조를 지니고 있는 다음의 두 시를 살펴보자.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는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꽃」『다뉴브강에 살얼음이 지는 동구의 첫겨울가로수 잎이 하나 둘 떨어져 뒹구는 황혼 무렵느닷없이 날아온 數發의 쏘련제 탄환은땅바닥에쥐새끼보다도 초라한 모양으로 너를 쓰러뜨렸다.순간,바숴진 네 頭部는 소스라쳐베드로가 닭 울기 전 세 번이나 부인한 지금,십자가에 못 박힌 한 사람은불면의 밤, 왜 모든 기억을 나에게 강요하는가.나는 스물두 살이었다.대학생이었다.일본 동경 세다기야서 감방에 불령 선인으로 수감되어 있었다.어느 날, 내 목구멍에서창자를 비비 꼬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난생 처음 들어보는 그 소리는 까마득한 어디서,내 것이 아니면서, 내 것이면서……나는 콩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고북받쳐 오르는 울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누가 나를 우롱하였을까.나의 치욕은 살고 싶다는 데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후략)?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현대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로도 뽑혔다는 「꽃」은 많은 대중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그저 사랑과 낭만을 노래한 시가 아니다. 앞서 살펴본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김춘수의 초기 작품들은 대부분 ‘본질 찾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꽃」 또한 예외가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는데, 화자는 ‘무엇’이 되고 싶다고 말하며 그 ‘무엇’을 ‘꽃’에 형상화하고 있다. 무의미한 ‘몸짓’에서 의미 있는 ‘눈짓’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아름답게 그려냈으나, 관념적이며 철학적인 어조로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역시 존재의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다.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픈 간절한 바람과 의지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서로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작용한다는 결론으로 맺어진다.반면, 격정적이며 불안정한 태도의 화자는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을 고한다. 추상적이었던 그의 갈망의 욕구는 한결 구체화되었고, 베일로 얼굴을 가리운 신부처럼 은밀하게 드러나던 감정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부다페스트에서 죽었다는 어느 열 세 살난 소녀는 ‘불령 선인으로 수감되었던’ 시인의 치욕스러운 한 때를 상기시켰다. 청년의 때에 일본 천황을 비난하다가 사상범으로 끌려갔던 그는 불령선인(不逞鮮人)으로 낙인찍혀 퇴학을 당했으며 해방 때까지 숨어 살게 된다. 이 사건과 한국전쟁으로 인해 그는 역사를 악(惡)으로 보게 되었고, 다시 이데올로기와 폭력으로 형상화시키기에되어있다. 앞에서 소개한 두 편의 시를 포함한 네 편의 시들은 모두 각각의 개성적인 목소리를 지녔지만, 그러나 공통점이 있다. 추구하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한 자의 목소리이다. 시인은 이들을 통하여 ‘의미’를 이야기한다. 차분하고 담담하게, 때로는 격정적이고 적대적인 어조로, “인간 자신을 포함한 모든 존재와 세계의 모순이, 비극이, 고행이, 슬픔이, 방랑이, 사라짐이, 고뇌가, 경계가, 무력함이, 적요가 어떻게 세계와 존재 속에 스며있는가”) , 과연 그 의미가 무엇인가를 묻고 있는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2-2. 무의미시무의미시로 대표되는 김춘수 시인의 후기 시들은 일반적으로 1969년 출간된 시집『타령조 기타』를 시작으로 한 60년대 이후의 시들부터 1997년에 출간된 『들림, 도스토예프스키』까지의 작품을 지칭한다.) 관념과 낭만의 시를 주로 쓰던 그는 문득 존재의 본질은 언어에 갇혀있을 지 모른다는 의문을 품게 되고, 이제껏 추구해오던 관념을 오히려 거세하기로 마음먹는다. 의미와 감정을 모두 잠재우고 그저 사물을 나열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그 어떤 고뇌도, 이데올로기도, 의미도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순수를 꾀하고자 한 것이다. 『타령조 기타』에서 그는 형식과 음악성을 중시하고 그 의미를 배제시키는 일종의 ‘실험’을 시작한다. 무의미시의 시작인 셈이다. 그와 동시에 작중화자의 어조 또한 변화를 겪는다.눈 속에서 초겨울의붉은 열매가 익고 있다.서울 근교에서는 보지 못한꽁지가 하얀 작은 새가그것을 쪼아 먹고 있다.월동하는 인동 잎의 빛깔이이루지 못한 인간의 꿈보다도더욱 슬프다.? 「忍冬 잎」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새로 돋는 정맥이바르르 떤다.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새로 돋는 정맥을 어루만지며눈은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달고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지붕과 굴뚝을 덮는다.삼월에 눈이 오면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 열매들은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밤에 아낙네들은그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아궁이에. 시인은 곧 ‘리얼리즘의 확대’를 구상해냈고, 이를 통해 대상의 관념을 배제시키는 법을 터득한다. 풍경을 묘사하되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고, 대상의 어느 부분은 버리고 어느 부분은 과장한다. 대상과 배경의 위치를 실제와는 전혀 다르게 배치하는 등 나름대로의 재구성을 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인식과 논리는 부수어지고, 언어가 지녔던 성질과 의미마저 소멸하면서 대상은 그제야 본질을 획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이 개입되어 쓰인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은 보다 안정적이다. 차분하며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려진 풍경들은 화자의 인식을 따라 흐르고 있다.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무의미시와 다소 가까워진 느낌이다.한편, 역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허무함은 『처용단장』을 통해 무의미시로의 추구로 발산되었다. 이데올로기에의 희생양으로 ‘처용’은 안성맞춤인 인물이었고, 김춘수 시인은 처용과의 만남을 통해 의미를 소멸시키고자 했다.눈보다도 먼저겨울에 비가 오고 있었다,바다는 가라앉고바다가 있던 자리에군함이 한 척 닻을 내리고 있었다.여름에 본 물새는죽어 있었다.물새는 죽은 다음에도 울고 있었다.한결 어른이 된 소리로 울고 있었다.눈보다도 먼저겨울에 비가 오고 있었다.바다는 가라앉고바다가 없는 해안선을한 사나이가 이리로 오고 있었다.한쪽 손에 죽은 바다를 들고 있었다.? 「처용단장 제1부 눈, 바다, 山茶花 4」돌려다오.불이 앗아 간 것, 하늘이 앗아 간 것, 개미와 말똥이 앗아 간 것,여자가 앗아 가고 남자가 앗아 간 것,앗아 간 것을 돌려다오.불을 돌려다오. 하늘을 돌려다오. 개미와 말똥을 돌려다오.여자를 돌려주고 남자를 돌려다오.쟁반 위에 별을 돌려다오.돌려다오.? 「처용단장 제2부 들리는 소리 1」꾸준한 노력과 실험을 통해 노련해진 그의 무의미시에서, 차츰 화자는 목소리를 잃어갔다. 처용은 단연 주인공이었으나, 그의 태도에서 느껴지는 것은 모호성으로부터 출발한 허무주의뿐이다. 처용은 그저 ‘한쪽 손에 죽은 바다를 들고 있’을 뿐이었다. 처용의 모습을 그저 담담히 서했다.
    인문/어학| 2009.09.23| 8페이지| 1,500원| 조회(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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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상섭 <표본실의 청개구리> 분석 레포트
    현대작가론해부解剖된 지식인知識人의 발악發惡-염상섭의 초기작, 〈표본실의 청개구리〉 분석Ⅰ. 서론횡보 염상섭은 1919년경부터 〈삼광송(三光頌)〉, 〈법의(法衣)〉, 〈박래묘(?來猫)〉, 〈이중해방(二重解放)〉 등의 시, 수필, 평론을 발표하여 왔지만, 그가 본격적으로 소설가로서 이름이 부각되고 성과를 거둔 작품은 1921년 발표한 단편 〈표본실의 청개구리〉라고 할 수 있다. 〈표본실의 청개구리〉는 1921년 《개벽》 14호에 3회에 걸쳐 연재된 단편소설로, 3?1운동 전후의 어두운 현실을 살아가는 무기력한 지식인의 고뇌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식민지 시대 주인공이 자신의 상황을 무기력한 마비 상태―즉 표본실에서 해부되어 사지를 핀에 찔린 채 칠성판 위에 전시된 청개구리의 상태―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뛰어난 묘사와 사실성, 의식이나 심리, 관념의 세계를 감각적 표현으로 바꾸어 형상화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표본실의 청개구리〉는 한국 현대 문학사상 최초의 자연주의 계열의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사실주의적 경향을 띠고 있어 ‘사실주의적 자연주의 작품’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1920년대 사회는 물론 인물의 내면까지 해부하듯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으나 여러 가지의 상징적 대화와 사건, 그리고 복합적인 시점 구성 때문에 매우 난해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본고에서는 〈표본실의 청개구리〉분석을 통해 작품의 의의와 한계, 또한 염상섭의 초기 문학관과 그의 내면세계를 탐구하고자 한다.Ⅱ. 본론가. 작품 분석〈표본실의 청개구리〉는 염상섭의 첫 단편소설로 3·1운동 직후, 패배주의적 경향과 우울 속에서 침체되어 있는 무기력한 지식인의 고뇌를 다루었다. 시간적으로는 1920년대 전반기를, 공간적으로는 서울과 평양, 남포 등지를 배경으로 한다. 3.1운동의 실패 후에 빚어진 심한 좌절감과 절망, 신경과민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며 고뇌하는 젊은 지식인 ‘나’와, 불의의 현실로 억울한 감옥살이를 하는 동안 후처(後妻)가 가출하여 창녀가 된 사실을 알고 정신 이상자가객을 보고 ‘나’와의 동질성을 느끼기도 하며, 남포에서 만난 Y와 A에게서 김창억이라는 인텔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를 방문한다. 그는 정신이상자로, 부모와 첫 부인을 여읜 뒤 후처마저 자신의 옥살이 기간을 견디지 못한 채 떠나자 충격에 조금씩 정신이 이상해지며 혼자서 유곽 근처에 삼층집을 짓고 살았다. 일종의 영감(靈感)에 사로잡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세계 평화를 위한 회를 조직한다고 말하는 그를 모두가 비웃지만, ‘나’는 그의 괴상한 언행에 도리어 쾌감을 느낀다. 남포를 떠난 지 두 달쯤이 지난 어느 날, Y에게서 온 편지에는 김창억이 집에 불을 지르고 사라졌다는 소식이 담겨있었고 ‘나’는 이에 크게 실망한다. 김창억은 후처의 친정인 평양 보통문 밖 짚더미 속에서 걸식(乞食)하며 살아가고 있었으나 그가 김창억이라는 사실을 아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2. 주제〈표본실의 청개구리〉는 3?1운동 전후의 어두운 현실을 살아가는 무기력한 지식인의 고뇌를 다룬 작품이다. 삶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 ‘나’는 거대한 힘에 억눌려 침체된 기분과 삶의 권태를 느끼고, ‘김창억’은 불의의 현실로 인해 광인이 된다. ‘나’와 ‘김창억’은 정신적 우울증을 앓고 방황하는 인물로, 이 두 인물을 통해 작가는 그 당시 그 시대의 아픔을 가진 자는 광증(狂症)과 신념 사이에서 맴도는 방랑자가 되거나 광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비극적 숙명을 그리고 있다. 시대의 암담한 현실 속에서 갈등하며 살아가는, 모든 것이 까발려져 해부된 지식인의 발악을 토로한 셈이다.3. 의의〈표본실의 청개구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주의 소설로, 인간의 내면세계를 심층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었다. 이 작품이 발표되던 3?1운동 전후에 시대적 분위기는 몹시 우울하고 침통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절망적인 사회 현실을 자연과학적인 방법으로 작품화해 성공시킨 것이다.자연주의 소설은 19세기 과학적 발견과 지식을 소설 창작에 적용한 것으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사실주의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사조(思潮) 태도라고 할 수 있으며 일명 ‘과학적 사실주의’라고도 한다.) 실험실의 해부대 위에 생물을 올려놓고 해체하듯 현실과 인간사(人間事)를 다루므로, 일상적인 현실의 어두운 면을 보다 세밀하고 정확하게 그려낼 수 있으나, 현실의 어두운 면만을 지나치게 부각시켰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표본실의 청개구리〉는 표본실에서 개구리를 해부하는 묘사라든지, 3.1운동 직후의 패배주의적 경향과 우울함, 어두운 고뇌를 표현한 부분이 자연주의적 성향을 띠고 있다는 측면에서 자연주의 소설이라 평가받는다. 청개구리 해부에 대한 환각은 작품 속에서 ‘나’의 표본이 되는 ‘김창억’을 해부대에 올려놓고 그의 생활과 심리를 분석적으로 해부하여 표현하겠다는 암시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1920년대 사회는 물론 인물의 내면까지 해부하듯 파헤치는 것이다. 뛰어난 사실성을 지닌 문장과, 관념의 세계를 형상화하고 이를 상징적인 수법으로 성취시킨 점이 작품의 특징이며 의의라 할 수 있겠다.그러나 여러 상징적 대화와 사건, 그리고 서술의 구체성보다는 관념의 표현이 집중 묘사되어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사실주의적 색채가 농후하므로, 〈표본실의 청개구리〉는 ‘사실주의적 자연주의’ 경향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이는 작가가 당대의 지식인들이 겪는 내면적 고뇌로 인한 정신적 우울증을 드러내고자 했던 결과라 할 수 있으며, 이 작품과 함께 초기 3부작을 이루고 있는 〈암야(暗夜)〉와 〈제야(除夜)〉 역시 그들이 겪는 고뇌가 전편을 지배하고 있다.4. 상징- 표본실의 청개구리표본실은 식민지 시대를 상징하며, 청개구리는 지배를 받는 지식인을 상징한다. 해부된 청개구리가 사지에 핀을 박고 칠성판 위에 자빠진 형상은, 일제 강점기의 현실에서 지식인으로서 뚜렷한 의식체계를 세우지 못하고 방황하는 우울한 ‘나’와 ‘김창억’, 그리고 열정과 목표 의식 없이 살아가는 당대의 모든 지식인들의 내면을 상징하는 것이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파괴되어 피폐한 이들을 오장을 빼앗긴 채로 사지를 버르적거리는 개구리 때의 ‘개구리 해부 장면’과 ‘광인 김창억 사건’은 갈망이 충족되지 않는 삶과 그 갈망의 내용을 표현코자 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한편, 실패자처럼 보이는 김창억은 오히려 ‘나’의 동경이자 자유의 표출인 셈인데, ‘나’는 용기가 없어 선택하지 못했던 자유를 누리며 사는 그를 통해 쾌감을 얻다가, 김창억이 자신의 삼층집에 불을 지르고 사라지자 절망과 좌절감에 휩싸인다. 어쩌면 김창억이 그 당시 지식인의 이상적 전형이자, 당연시될 법한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광증을 택한 것처럼 보였던 그도 결국은 방랑자 신세를 모면할 수 없었다. ‘김창억’과 ‘장발객’, 그리고 ‘나’는 결국 하나의 상징으로 모이게 된다.- 삼층집극히 개인적인 불행에 의해 시발된 ‘김창억’의 광증은, ‘삼층집’을 매개로 세계 평화 추구라는 철학적 광증으로 비약하고 만다. 결국 삼층집은 젊은 지식인이 추구하는 이상과 절망적인 현실 사이에서 비롯된 한 개인의 불행이자 당대 지식인의 불행한 삶을 암시하는 매개체라 하겠다.5. 한계그러나 이러한 문학적 공로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지닌 한계가 드러나기 마련인데, 우선 작품 구조상 감상적인 초기 낭만주의적 성격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한계를 찾을 수 있다. 객관성을 생명으로 하는 자연주의 기법을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고백적 서술과 과다한 주관성의 노출이 결점으로 발견되는 것이다. 다음의 인용문은 환멸의 낭만주의를 성립케 하는 풍부한 여건을 갖추고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인간에게 허락된 이외의 감각을 하나 더 가지고 인간의 침입을 허락지 않는 유수미려한 신비의 세계에 들어갈 초대장을 가진 하느님의 총아 김창억은침식 이외에는 인간계와 모든 연락을 끊고 매일 같은 꿈을 반복하며대지 위에 자유롭게 드러누워서 무애무변(無涯無邊)한 창공을 쳐다보며대자연의 거룩함과 하느님의 은총 많음을 홀로 찬양하고 있었다 …….”)또한 시시때때로 변하는 혼란스러운 시점을 지적할 수 있는데, ‘나’의 관점에서 바라본 1인칭 작가 시점으로 시작된 소설은, 6장부터 8장까의도적 수법이라고 말한다. 특히 10장 마지막에 난데없이 튀어나온 전지적 시점은 김창억의 근황을 담담하고도 객관적으로 서술함으로써 그의 광기가 이미 과거의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독자에게 실감케 한다는 것이다.)한편, 작품에 묘사된 해부 장면 중 다음에 인용된 것처럼 냉혈동물(冷血動物)인 개구리의 배에서 더운 김이 모락모락 나온다는 표현은 과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것이라 하여 자연주의 소설인지에 관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수염 텁석부리 선생이 청개구리를 해부하여 가지고더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장을 차례차례로 끌어내서는 ……”)그밖에도 문체의 서술이 지루한 것과 엉성한 플롯, 지나치게 생경(生硬)한 어휘들의 남발도 이 소설이 지닌 예술적 결함이라 하겠다.나. 염상섭의 초기 문학관염상섭은 조선의 유교적 관습과 문화의 지배를 받으며 유년시절을 보내다가, 15세가 되던 1911년부터 24세가 되던 1920년까지는 일본 유학 생활을 통해 근대 문물을 체험했다. 봉건과 근대라는 이질적인 삶의 환경은 그로 하여금 소속되어야 하는 집단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고, 그것은 자아 정체성의 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염상섭에게 ‘일본’은 합리적이며 근대적 사고를 가르친 미래의 이상이었을지 모르나, 식민지 시대라는 현실은 그것을 함부로 인정해서는 안 되는 적대적인 존재로만 평가하게 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갈등하고 번민하던 염상섭은 자아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문학’을 택한다.〈표본실의 청개구리〉를 발표하기 이전부터 비평가로 활동해온 염상섭의 문학은 1922년 《개벽》지에 발표된 〈개성과 예술〉에 이르러서야 하나의 완성된 문학론의 모습을 보인다. 〈개성과 예술〉은 개성과 예술의 관계에 대해 논하는 짧은 평론으로, 자연주의의 의의를 강조하고 있으며 ‘자아의 각성’이라는 문제가 화두로 제시되고 있다. 그는 문학 작품의 창작에 앞서 세계를 객관적으로 보아야 함을 강조했는데, 객관적 관찰을 통한 현실 파악이 당시 식민지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겠다.)
    인문/어학| 2009.09.23| 6페이지| 2,000원| 조회(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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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준호 <살인의 추억>과 비교한 김광림 희곡 <날 보러 와요> 분석 레포트 평가A좋아요
    [공연예술과 영상예술의 교감]김광림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과의 비교를 통해1. 작가 소개1.1. 김광림극작가 겸 연출가 김광림은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1977년 극단 연우무대)를 창립하며 연극계에 입문하였다. 그는 연우무대를 통해 1978년 창작극 와 1979년 을 발표하면서 극작가로 나서게 되었다. 미국 UCLA에서 연극학 공부를 마친 후 1987년 아동극 를 쓰면서 본격적으로 작가로서, 또한 연출가로서의 활동을 재개하였다. 같은 해에 을 연출하였으며, 1988년에는 독일 극작가 크뢰츠의 을 연출하여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수상하였다. 이후 1990년, 자신의 창작극 를 연출하였고, 3년 뒤인 1993년에는 이를 개작한 를 연출하였다. 같은 해에 이강백의 를 연출하여 백상예술상 연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어 국립극장 우수 창작극 공모에서 당선된 (1991)가 이윤택 연출로 1993년에 공연되었으며, (1994)가 박광정 연출로 초연되었다. 예술의 전당 초청 공연작 이 1994년에, 연우무대 공연작 가 1996년에 각각 자작, 연출로 공연된 바 있다. 이후에도 김광림은 쉬지 않고 , 등의 희곡을 발표하였으며, , , 등 다수의 작품을 연출하였다. 이 중 는 초연 이후 수차례의 재공연 기회를 가졌으며, 백상예술상을 비롯한 여러 연극상을 휩쓸었다. 또한 한국의 현대극을 대표하는 창작극으로 뽑혀 1997년 세계연극제에 참가하는 명예를 누리게 되었다.김광림은 전통과 현실, 역사에 대한 깊은 성찰과 뛰어난 상상력으로 끊임없이 현대의 이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진실과 거짓, 선과 악, 정의와 부정, 진보와 후퇴, 가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다루며 그 틈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통해 문제를 일깨워준다. 또한 연출가로서 다양한 연극 형식의 추구라는 그의 왕성한 작가적 실험은 관객에게 새로운 형식의 무대를 끊임없이 선사하고 있다.2.2. 봉준호영화감독 봉준호는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 영화 아카데미 11기 출신이다. 1994년 6mm 단편 영화 《백색인》을 연 살아났다. 대종상과 대한민국 영화대상 등 국내 영화상은 물론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을 했다. )* 작품의 배경이 된 ‘화성 연쇄 살인 사건’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차례로 살해되었으나 범인이 잡히지 않은 미해결 살인사건이다. 1986년 9월 19일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안녕리(安寧里, 현 안녕동)에서 71세 노인의 하의가 벗겨지고, 목이 졸려 살해된 채 발견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1986년 2차례, 1987년 3차례, 1988년 2차례, 1990년과 1991년에 각각 1차례씩 총 10회에 걸쳐 불특정 다수의 여성 10명이 차례로 강간 살해되었는데, 사건 모두 태안읍 반경 2㎞ 이내에서 일어났다. 총 180만 명의 경찰이 동원되고, 3,000여 명의 용의자가 조사를 받았음에도 8차 사건을 제외하고는 어떤 사건의 범인도 잡히지 않았다.)3. 작품 분석3.1. 플롯과 장면 분석는 19장면으로 나누어져 용의자를 검거하여 심문하고, 그 과정에서 범인이 아님이 드러나게 되어 또 다른 용의자를 찾게 되는 구성을 반복한다.# 1화성연쇄살인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으로 작품의 전체 분위기를 설정한다. 음향효과로 빗소리와 여자의 비명이 들린다.# 2마지막 장면과 같이 이 작품을 회상 형식으로 이끄는 장면이다. 수사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김반장이 박기자가 병문안을 온 상황이다. 쓸쓸해 보일수도 있지만 앞으로의 희망과 뿔뿔이 흩어진 동료들의 새로운 세상살이가 희망처럼 들린다.# 3본격적으로 극이 시작되는 장면으로 수사팀의 분위기와 상황, 등장인물들 많은 정보들이 나타난다. 이 장면의 주 무대는 경찰서 내부이다.# 4첫 번째 용의자 이영철이 심문 받는 장면이다. 어떻게든 사건을 마무리 지려는 조형사와 논리적으로 해결하려는 김형사와 김반장이 용의자에게 취조실에서 심문을 한다.# 5사건 해결의 중심지인 경찰서에서 미스 김은 김형사에게 호감을 표현하고 특종을 위해 도둑질도 마다 않는 박기자의 모습에서 새로운 사건들이 발생할 준비를 자가 형사들을 힘들게 했지만 결국 그들 모두가 사건 해결을 위해 각기 다른 입장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131개월 후, 새로운 다짐을 하고 있는 형사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사건 해결을 위해 김형사는 논리적 근거와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박기자는 여전히 개입하여 형사들을 혼란시킨다. 이장면에서 범인의 신청곡을 확인하고 다들 긴장에 빠지게 되는데 추리와 혼란, 그리고 긴장감이 계속적으로 확대되는 장면이다.# 14첫 장면과 비슷한 분위기로 살인사건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빗소리와 비명 그리고 갈대밭이 그 배경이 된다.# 15참담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자 모두들 넋이 빠져 있는 장면이다. 그래도 사건 해결을 위해서 애쓰는 형사들의 모습이 애처롭게 그려진다.# 16사건 현장에서 수거해 온 흙더미에서 증거를 찾으려는 수사팀의 모습과 미스 김의 애틋한 사랑이 보여지는 장면이다.# 17결정적인 용의자 정인규를 심문하는 장면이다. 앞서의 용의자들과 달리 정확한 어조의 정인규는 범인이 틀림없어 보이지만 DNA검사 결과 그는 범인이 아니다. 김반장과 김형사는 크게 낙담하고 사건은 다시금 미궁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다.# 18낙담한 김형사 앞에 상상 속의 범인이 나타나 마치 조롱하듯 비웃는 장면이다. 실제로는 있을 수 없지만 연극적 상상력을 엿볼 수 있도록 몽환적인 분위기가 나타난다. 실제 공연 때 범인 역을 맡은 사람은 비닐 뒤에서 온 몸을 벗은 채 연기하였다고 한다.# 19장면 2의 연결이다.* 액자식 구성는 박기자로, 은 박두만으로 나타난 회상의 주체를 통해 두 작품은 모두 액자구조를 채택했다. 그러나 그 액자구조를 제시하는 방법은 다르다. 연극에서는 극의 앞 뒤(#2과 #19)로 액자의 틀을 보여주었지만 영화는 일련의 연대기적 사건을 보여주고 난 후 2003년 현재에 살고 있는 박두만의 모습을 통해 앞서 나열된 사건이 회상이었음을 알려준다.3.2. 등장인물 비교1) 형사이름김세곤 반장신동철 반장공통점전형적인 베테랑 수사관으로 40대 중반이며, 자원해서 태안 경 경기일보의 박기자까지 가세해서 사건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검토하고 유추하며 수사를 하여 저마다의 역할을 수행한다. 형사들은 범인을 찾는 한편 모두 자신의 사랑을 추구한다. 하지만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하고, 그 기억에서도 벗어나지 못한 채 불구가 된다.반면 영화에서의 수사팀은 광기 그 자체이다.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는 영화의 카피처럼 영화 속 형사들은 범인 찾기에 대한 집착과 수사 외적인 요소, 그리고 반복되는 사건에 의해 점점 미쳐간다. 또한 영화는 박두만과 서태윤의 관계에 치중한다. 직감 수사와 서류 수사로 대변되는 서로 대립되는 방식의 수사 때문에 갈등을 빚지만, 영화 말미로 갈수록 서로가 서로의 대체 자아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 속 형사들 역시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형사들의 패배로 일단락된다.이름이영철백광호공통점사건과 일치하는 진술로 인해 강력한 용의자 선상에 오른다. 정신이상을 가지고 있어 헛소리를 잘 늘어놓으며, 둘 다 기차에 치여 사망한다. 용의자 → 목격자→ 피해자로 변하는 다변적인 인물이다.차이점사춘기를 지나면서 잘못된 성관념이 정착되어 지금의 정신 이상을 앓게 되었다. 다변적 변화과정은 형사들의 대사로 처리된다.어린 시절의 난봉꾼이였던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로 얼굴에 화상이 생겼으며 그로 인해 정신병을 앓고 있다. 다변적인 변화과정을 백광호의 대사와 행동으로 직접 보여 준다.이름남현태조병순공통점변태 성욕으로 인해 용의자로 의심을 받게 되고 꿈속에서 살인했다고 주장한다. 자기 논평과 외부 논평이 다른 이중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차이점연상의 여인과 결혼했으나 그의 왕성한 성욕을 견디지 못하고 아내는 가출한 상태이다.아내와의 관계에서 만족 하지 못하여 도색잡지에 의존하며, 사건 현장에서 자위를 하다가 검거된다.이름정인규박현규공통점사건 발생일 마다 비오는 날에 꼭 라디오에 음악을 신청(모차르트의 레퀴엠,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하는 이며, 그 음악이 방송된 날마다 마을에서 사건이 발생한다. 정황상 범인이다.차이점가구 공장 점원으로 고문 때문에 사들 간의 관계를 암시할 수 있는데, 정 중앙에 자리한 김반장은 형사들 사이에서 조율자 역할을 하며, 박형사와 조형사의 책상은 나란히 이웃하고 있어 친형제나 다름없는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준다. 새로 들어온 김형사는 개인적인 관계나 수사방식 등이 박형사와 조형사와 대조를 이루는데, 이를 설명하기라도 하는 듯 책상은 그들로부터 저만치 떨어져서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2) 음악이 작품에서는 음악이 극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중요한 단서로 작용했는데, 이는 작가가 특정 음악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구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형사가 집착이라도 하는 듯 듣는 ‘모차르트의 레퀴엠’과, 장면과 장면 사이에 흘러나와 마치 범인을 잡지 못하는 형사들을 약 올리기라도 하는 듯한 느낌의 속된 유행가는 극의 표현력을 더욱 부각시켰으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3) 의상의상은 전체적으로 사실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으로 연출되었다. 실제 사건을 소재로 했으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인물들을 그리고자 하는 의도에서였다. 독특한 것은 용의자인데, 극중에서 용의자는 세 명의 실제 용의자들과 상상 속의 범인 등 총 네 명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이 네 명의 용의자는 모두 한 사람이 연기하는데, 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에 머리 스타일이나 분장조차 바꾸지 않은 채로 1인 3역(상상 속 범인 제외)을 표정과 말투만으로 소화해내는 것이다. 1인 4역은 한 연기자가 각기 다른 성격의 네 가지 역을 소화하는 연극적 재미를 주는 한편, 범인의 실재성을 현저히 약화시킴으로써 형사들이 결국 범인을 잡지 못할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갈수록 오리무중인 범인을 1인 4역으로 형상화 한 것으로, 이는 오직 연극이기에 가능한 설정이다.) 이를 활용하여 연극은 용의자 캐릭터에 더 큰 상징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더불어 튀지 않는 평범한 옷차림의 용의자는, ‘범인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는 암묵적인 경고를 보내는 것으로도 보인다.3.4. 시공간 분석과 상징장면공간시간사건1들판4월2일 밤3차 이영
    인문/어학| 2009.09.23| 11페이지| 2,000원| 조회(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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