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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복궁 답사기 -왕의 발자국을 따라, 궁궐 여인들의 손길을 따라
    답사 보고서왕의 발자국을 따라,궁궐 여인들의 손길을 따라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는 자연스럽게 가까운 많은 궁궐들을 다녔고, ‘이런 건물이 서울에 있구나’ 외에는 안내판을 보더라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렇게 20년이 지났고,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 문화재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을 해야하는걸까?’ 그런 의문이 이번 학기에는 ‘한국의 문화유산’이라는 수업을 수강하도록 만들었다.서울시내 한복판에 존재하는 유적지, 한국 사람이라면 다 알만한 경복궁. 서울을 찾는 외국인이라면 한번쯤 들르게 되는 경복궁이기에 답사 목적지로 정했다. 3시 반에 시작하는 한국어 설명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추운 날씨에도 경복궁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의 교대식을 보고 들어가기로 했다. 교대식을 거행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기에는 좌청룡, 우백호, 현무, 주작이 그려져 있었다. 웅장한 구령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교대되었다. 사람들이 사라짐과 동시에 박력있는 교대식은 끝을 맺었다. 교대식이 끝난 후에 잠시동안 흥례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쪽에는 인왕산이 저 멀리에는 청와대가 뒤로 보이는 백악산을 보며 ‘산이 몇백년동안 경복궁을 감싸주고 있었구나’라고 생각하며 흥례문 안으로 들어갔다. 3시 반까지는 아직도 시간이 남아있어 영제교에 있는 천록을 유심히 쳐다보기도 하고 근정전의 내부와 외부를 바라보기도 하였다.이윽고 3시 반. 답사가 시작되었다. 경복궁에 들어오게 되면 영제교 아래에는 물이 흐르는데 이 물의 의미는 궁궐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물을 통해 마음을 정화한 후에 임금을 뵙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천록이라는 동물 4마리가 물을 통해 악귀가 들어오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천록을 본 순간 캄보디아에 있는 앙코르 와트가 생각이 났다. 앙코르 와트에 들어가려면 흐르고 있는 폭이 넓은 강 위에 있는 다리를 건너야 한다. 그 수로도 경복궁의 수로와 마찬가지로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다. 앙코르 와트의 물의 의미는 임금을 신격화하여 물을 중심으로 지상계와 천상계로 나누는 것과는 다소 차이점이 있지만 어디에서든 물은 정화의 의미를 갖는 것 같다. 다시 경복궁으로 돌아와서 영제교를 건너다보면 영제교 좌우 양 끝에 기둥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기둥은 하나의 돌을 깎아서 만든 것인데, 이것을 보니 ‘궁이 지어질 때 기여한 조상들은 정말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이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왕과 함께 정치를 논하다. “근정전”근정문을 지나 근정전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닥에는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박석들이 깔려있고 정1품, 종1품 등이 새겨진 품계석이 있었다. 천막을 치기 위한 고리도 단단하게 땅에 잘 박혀있었다. 하나하나 접할 때마다 건축설계가 왕뿐만이 아닌 궁궐을 드나드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섬세하게 된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답도에 새겨진 두 마리의 봉황을 지나쳐 근정전의 내부를 살펴보았다. 신하와 임금이 만나는 곳이기에 바닥은 벽돌로 되어있었고 방석이 놓여져 있었다. 천장에 무언가가 그려져 있다고 배웠던 생각이 나서 막상 위를 보았지만 몇 백개의 무늬 외에는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자리를 조금 옆으로 움직여 위를 보라고 했을 때 7개의 발가락을 가진 용 두 마리와 여의주가 그려진 ‘쌍룡희주’를 볼 수 있었다. 그림에서 금색이 많이 칠해져있어 경복궁을 다니면서 본 그림 중에서 가장 화려했던 것으로 기억에 남는다. 금색이 많이 들어간 그림은 사실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었다. 다시 근정전 외부로 눈을 돌리니 난간을 지탱하는 돌기둥에 주작, 현무, 청룡, 백호 사신이 근정전을 지키고 있었고, 그 주위를 다시 십이지신중 개와 돼지만을 뺀 나머지 석상이 지키고 있었다. 화재 시 쉽게 불을 끄게 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준비해놓은 드므와 흥선대원군이 놓았다고 하는 청동 솥인 정을 보았다. 드므에는 한가지 전설이 내려오는데 하늘의 화마가 드므에 든 물에 비친 자기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놀라 도망가게 하여 왕궁의 안전을 지키려고 했다는 이야기이다.외국 사신과 경연을 “사정전”이제 사정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정전은 임금과 함께 공무원 회의를 하거나 외국 사신들이 왔을 때 접대하던 장소이다. 임금이 앉는 자리 뒤에 있는 병풍이 눈에 띄었는데 전해져 내려오는 일월오봉도는 거의 그림이 비슷하다고 한다. 해와 달은 각각 임금과 왕비를 5개의 산 봉우리는 왕실의 권위와 존엄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사정전 앞에는 앙부일구가 있다. 앙부일구을 위에서 보면 동그랗게 생겼고 아래를 보면 네모난 돌이 앙부일구를 받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늘은 동그랗고 땅은 네모이다.’라는 것을 잘 표현해준 유물이었다. 사정전 주위에는 온돌이 깔려진 만춘전, 춘추전이 있어 추웠을 때에는 그 곳을 사용하였던 것으로 생각이 된다.한글을 탄생시켰던 곳 “수정전”과 유희를 즐기던 “경회루”사정전을 나와 임금이 평상시에 생활하던 곳인 수정전으로 갔다. 비록 안은 닫혀 있었지만, 예전에는 집현전으로 쓰여졌다. 하지만 그 후에 임진왜란이 일어나 건물은 사라지고 고종때에 이르러서야 복원이 되었다고 한다. 휑하니 건물 하나만 있었을 뿐이지만 다른 건물과 이어져 있던 복도의 흔적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 수정전 또한 얼마나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을까? 이외에도 수정전에는 옛 선조들의 지혜가 숨어있다. 수정전으로 가기 위한 계단을 보면 위로 갈수록 높낮이가 작아진다. 올라갈 때 힘들다는 생각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한다. 또한 계단 옆에 모퉁이에서 보면 돌이 아래로 갈수록 조금씩 큰 것을 볼 수 있는데, 비가 왔을 때 돌의 마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라고 한다.수정전에서 몇 걸음만 걸으니 맘이 확 트이게 하는 연못과 함께 경회루가 보인다. 원래는 담이 있었으나 일제시대에 헐었기 때문에 쉽게 경회루를 볼 수 있었다. 경회루는 많은 사람들이 친근할 것이다. 만원짜리 지폐 뒷면에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만원짜리 지폐 앞면에는 일월오봉도가, 뒷면에는 앙부일구가 그려져 있다.) 여름에 경복궁을 다녀갔을 때에는 경회루에 입장했으나 지금은 보수기간이기에 출입은 금지되었다. 경회루를 가장 잘 사용한 왕은 연산군이라고 한다. 술과 안주를 각각 건너편에 놓고 배로 왔다갔다 하면서 즐거움을 만끽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전에는 돌기둥 대신 용무늬가 있었다고 한다. 또한 만들어질 당시에 경회루 연못에 청동 용 2마리를 넣었다고 하는데 1997년 공사 때에 실제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2층에 올라가면 자리가 구분되어 있는데 각각이 달(1월, 2월...)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렇게 나누어진 자리 중 가장 가운데에 있는 자리가 왕이 앉는 자리이다. 왕이 앉는 자리는 다른 사람들이 앉는 자리보다 약간 높다고 한다. 그리고 높은 관직의 신하가 앉는 자리는 그 다음으로 높고 나머지는 그 아랫 관직의 신하가 앉게 된다. 경회루에 있는 연못은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이 때 파놓은 흙은 아미산이란 동산을 만들 때 쓰여졌다고 한다.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강녕전”신하와 함께 정치에 대해서 논했고 사신들도 대접했고 경회루에서 실컷 놀았으니, 피곤해진 왕을 따라 강녕전으로 향했다. 강녕전은 용마루가 없어 사진들 중에서도 눈에 띄었다. 임금이 용이기에 용마루가 없다는 설이 있지만 그건 잘못된 설이며 그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고 한다. 강녕전에 어정이라는 우물이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에 꼭 필요한 물이 왕이 거처하는 곳에 있기 때문에 왕에게는 항상 깨끗하고 신선한 물을 드릴 수가 있었다.왕비가 외로움을 달랬던 “교태전”강녕전에서 교태전을 가는 도중에 다른 기둥과는 달라 눈에 띄는 주황색의 기둥이 볼 수 있다. 흰 색으로 무늬가 들어가 있는데 전사체로 만수무강이라고 쓰여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윽고 궁의 가장 중심부인 교태전에 도착했다. 왕비가 살고 있던 교태전 역시 겅뇽존초롬 용마루가 존재하지 않는다. 교태전에 용마루가 없는 것은 궁녀가 돌아다닐 때 비슷한 건물이 많아 길을 찾기 힘들까봐 일부러 표시를 해놓기 위해서라고 한다. 집을 떠나 있는 외로움, 여자로서 밖으로 잘 나갈 수 없는 서러움, 여러 분야에 신경을 써야하는 임금 옆에서 외로움이 응집되어 있는 왕비에게 설계사가 선물한 것은 주변경관이었을 것이다. 교태전을 바라보고 있으면 쉽게 눈에 띄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아미산이다. 경회루를 만들기 위해 파놓은 흙을 가져다 놓은 것이다. 아미산과 함께 있는 교태전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경복궁 안에 있는 거처라기보다는 동산과 함께 있는 작은 산속 같았다. 특히나 아미산을 아름답게 해주었던 것은 주황색의 아름다운 굴뚝과 돌담이다. 특히 굴뚝은 매우 아름다워 보물 811호로 지정되어 있다. 경복궁을 돌아다니다가 교태전을 들어오면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굴뚝에 새겨진 문양들뿐만이 아니라 교태전과 이어지는 벽이나 문, 또한 힘이 없는 여인들을 위해 옆으로 미는 문 등에서 궁궐의 많은 여인들을 위한 설계사들의 세심한 노력들을 엿볼 수 있었다.
    인문/어학| 2008.08.29| 6페이지| 1,000원| 조회(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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