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형제도를 찬성한다.범죄의 책임이 사회에도 있으므로 사회적 차원에서의 책임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사실이 그렇다. 그들이 범죄자가 된 데에는 분명히 사회의 책임도 있을 있다. 그렇다면 사형을 시키지 않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 일까? 사회는 범죄자들이 그렇게 된 데에도 분명 사회적 책임이 있지만, 피해자들이 그렇게 된 데에도 분명 사회적 책임이 있다. 단지 어느 책임에 더 비중을 두냐만이 관건인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거들먹거리며 단죄하지 않는 것은, 또 한 편으로는 피해자들에게 져야할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사형제도 폐지론자들이 들고 일어서야 할 문제는 단죄의 방법이 꼭 ‘사형’이어야만 하냐는 것인데 요지를 잘못 잡은 듯 하다.또 사형제도가 범죄 예방 효과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그런 주장 또한 일리가 없다. 치안상태가 개선되면 범죄율을 자연히 떨어지게 돼 있다. 그런 상태에서 사형제를 폐지한 미국같은 경우에는 범죄가 줄어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치안상태 개선과 무관하게 정치적 결단에 따라 폐지한 영국의 경우를 보라. 사형제를 폐지하고 살인범죄가 60% 정도 늘었다. 사형수 한 사람을 집행했을 때 살인피해자가 4명에서 8명 가량 감소한다는 경제학적 계량분석 결과도 있다.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그리고 오판의 가능성에 대해 덧붙이자면, 인간이 만든 모든 제도는 불완전하고 항상 명과 암이 있게 마련이다. 재판제도도 그렇다. 오판에 의한 피해문제는 사형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재판제도 자체에 내제하는 것이고, 법을 재정할 당시부터 성원 모두가 암묵적으로 동의, 전제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사형제도가 폐지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관건은 어떻게 오판을 줄일것이냐이다.사형제도가 사법살인이고 비인도적이라는 지적은 옳다. ‘행복추구권’이나 ‘자유권’을 침해하는 것도 분명히 옳다. 하지만 그렇게 따져보면 법이라는 것 자체가 아예 성립할 수가 없다. 개인의 권리를 하나같이 존중한다면, 어찌 사람이 사람을 규제하고 재판하며 벌칙, 형벌을 내리는 ‘법’이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인가. ‘법’이라는 것은 사람이 살면서 지켜야할 ‘최소한’의 것을 규제한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법의 제정을 통해 이루어내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최소한의 희생을 통해 더 큰 것을 지켜내고자 함이다. 법에도 ‘자유권’의 범위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이라고 명백히 규제되어 있지 않은가. 타인의 행복추구권-권리를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이유로 사형제도를 반대한다면, 법의 존재 자체를 반대해야함이 마땅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