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발찌 법 시행에 대한 논의 ”성폭력범죄는 ‘영혼살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피해자에게 지워지지 않는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상처를 남기는 범죄이다. 현 사회에서 성폭력범죄는 최근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나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발생이 잦아 사회를 경악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흉악한 성폭력범죄자들의 재범을 억제하고 예방하고자 많은 수단들이 강구되고 있다. 그 중 현재 시행되고 있으면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전자발찌 법’에 대해 알아보고, 그것의 사회적 효율성에 대해 논의해 보자.□ 전자발찌 법은 무엇인가.성폭력범죄자 위치추적제도(전자발찌 제도)는 13세 미만 아동상대 성폭력범죄자 등 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하여 최장 10년 동안 24시간 위치추적을 하는 제도로서, 1997년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최초로 시행된 이후 2008년 현재 세계 10 여 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발생한 용산 초등학생 성폭력·살해사건으로 많은 국민들이 충격과 분노를 느끼고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되던 가운데, 특정 성폭력범죄자들의 행적을 추적 · 확인하여 이들의 재범을 방지하고자 도입되었으며, 2007년 4월「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2008년 5월 동법을 개정하여 9월 1일부터 시행하게 되었다.법무부에서는 2008년 12월까지 200 ~ 300명의 성폭력범죄자가 전자발찌를 부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는 매해 약 1,000명 이상의 성폭력범죄자가 전자발찌를 부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전자발찌 부착대상자로는,① 성폭력범죄에 의해 2회 이상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형기의 합계가 3년 이상인 자가 그 집행을 종료한 후 또는 집행이 면제된 후 5년 이내에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때,② 이 법에 따른 전자장치를 부착 받은 전력이 있는 자가 다시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때,③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하여 그 습벽이 인정된 때,④ 13세 미만의 자에 대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때 등이다. 전자장치는 성범죄자의 가석방 또는 집행유예선고 시에도 부착명령을 할 수 있다.법률에서는 부착되는 전자장치에 관하여 상세히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법률 제정 후에 당국에 의하여 고안된 전자장치는 손목시계와 비슷한 모양으로 발목에 차도록 하고 있으며, 피 부착자가 임의로 해제하거나 손상한 때에는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전자발찌 법에 대한 논쟁지난 9월 1일, 이미 법률로 제정된 전자발찌 법은 국회에 상정되었을 당시 인권 단체와 여성단체 등 각종 사회단체사이에서 찬반논란이 거셌다. 주요 초점은 성범죄자의 인권침해 위험성과 피해자의 안전할 권리의 대립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상반된 두 주장의 뒷받침 되는 근거들을 정리해보고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필자의 의견을 밝혀 보고자 한다.▲ 찬성론전자발찌 법의 도입은 성범죄의 예방과 재범 방지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에 찬성론자들은 전자발찌 법의 도입이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그 근거로 이미 시행중에 있는 나라들 본보기로 들고 있다. 2000년 스웨덴에서는 전자발찌 도입 이후 해당 범죄 발생이 10 ~ 30%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고,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에서는 전자발찌 대상자의 80 ~ 90 %가 지정된 장소를 이탈하지 않고 무사히 형기를 마쳤으며 기간 중 재범률은 1 %에 불과했다고 한다.우리나라의 경우 이전까지는 성범죄 예방의 수단이 미미한 수준이었다. 집행유예와 가석방으로 출소한 사람들에게는 보호처분이 내려지지만 보호관찰 인력의 태부족으로 실효성 있는 보호와 관찰이 어려워 재범의 가능성을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에 전자발찌 법의 시행은 성범죄의 재범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실제로 미국 플로리다주 교정국은 성범죄자 재범률은 40 %이지만 경찰이 근접감시하면 재범률이 7.8 %로 떨어지고, 전자발찌를 채우면 3.8 %까지 내려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찬성론자들은 경험적 실제 데이터를 근거로 재범률이 높은 성범죄의 재범방지에 전자발찌의 효율성을 주장한다.범죄자가 어딜 가든 추적한다는 것은 한 인간으로서 인권침해가 될 수도 있는 사항이다. 하지만 그것은 형 집행 기간 중의 이야기이며, 97년 미 연방 대법원에서 이 문제로 위헌 청구가 제기 되었지만 5대 4 다수결로 각하 결정이 내려졌다. 왜냐하면 재범 우려가 큰 상습적 · 폭력적 성범죄자에 한해 적용되며 사회 보호라는 공익에 부합하고, 평생 감옥에 있는 대신 전자발찌를 차고 사회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인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그리고 가해자의 인권과 피해자와 그 가족의 인권을 동일한 것으로 취급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보고, 성폭력이 주로 신체적 · 정신적으로 취약한 아동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악질적인 범죄라는 점, 또 피해 아동과 가족 전체가 평생 고통 속에 지내야 한다는 점을 들어 피의자의 인권침해 위험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반대론인권이란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하는 최소한의 기본적 권리이며 그 누구도 제외되거나 차별받을 수 없는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이러한 인권을 전자발찌 법이 침해한다고 주장한다.법률적으로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된다. 범죄 사실이 인정되기 전까지는 피의자에 대해 죄인으로 간주해선 안 되며, 단지 범죄를 다시 저지를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인권을 무시한 처사라고 말한다.그리고 24시간 위치 추적으로 성범죄와 무관한 모든 사생활을 감시하여 침해하고, 사회적 낙인을 통해 갱생의 기회를 박탈해 버린다. 성범죄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가해자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아도 된다는 것은 이미 인권의 논리가 아니다.또한 전자발찌는 착용자의 시간대별 위치를 알려줄 뿐, 범행의도를 알려주는 것은 아니므로 범죄 예방 효과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성범죄가 충동적이며 우발적으로 벌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착용자에 대한 심리적 억제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이번 전자발찌 법 시행은 다른 범죄 전력자들에게도 이와 같은 전자감시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 성폭력 범죄만이 아닌 강력범죄 일반의 범죄율이 증가하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여타 강력범죄에도 유사한 방식의 감시가 도입되어야 한다는 대단히 우려스러운 논리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의 의견2006년 용산초등생 성추행 살해, 2007년 제주초등생 유괴 성추행 살해사건에 이어 올해 초 혜진ㆍ예슬 양 성폭행 살해사건이 발생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들 범죄자 대부분은 성폭력 전과자들이다. 이처럼 성폭력 범죄자 재범률은 매우 높다. 통계에 따르면 성폭력사범 재범률은 30%에 이르고, 특히 성폭력 동종 재범자 중 1년 내 재범률 43%, 3년 내 재범률이 71%에 이른다고 한다.따라서 성범죄의 재범 가능성과 위험성 차단의 목적으로 9월 1일 시행된 전자발찌 법은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진다.그 근거로 첫째, 비용 상의 우위가 있다. 9월 1일 전자발찌 법의 시행을 위해 투입된 예산은 시스템 개발비, 전자발찌 개발비 등 약 80억 원 가량이다. 비용 상으로만 따졌을 경우, 근접감시나 구금형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 절감효과가 크다. 즉, 가석방을 통해 사회에 빨리 복귀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성범죄자가 받는 인권 침해 피해비용보다 피해자의 받는 피해비용이 더 크다. 전자발찌 법 시행은 반대론자들의 주장대로 인권 침해의 위험이 존재하며, 이 인권침해로 인해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잠재적인 피해자가 성범죄로 인해 받게 될 피해비용과 수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비용(자녀 등하교 같이 하기 등)은 인권침해로 인한 비용보다 클 것이라고 생각된다.
REPORT감 상 문“ 화선 김홍도, 풍속화 속으로... ”“화선 김홍도, 풍속화 속으로...”최근 ‘바람의 화원’이라는 드라마가 화제다. 이 드라마는 톱스타 박신양과 문근영의 주연으로 조선시대 가장 유명한 풍속화가 김홍도와 신윤복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이 감상문에서는 당대 최고의 화가인 두 인물 중 김홍도의 작품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배우 문근영보다 배우 박신양이 좋아서가 아니라 지난 달 24일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하여 기획특별전 ‘유물 속 가을이야기’에서 본 김홍도의 작품들, 타작, 벼 배기 등 서민들의 일상적 삶 모습의 멋과 흥, 해학을 잘 그려낸 천재화가 김홍도와 그의 여러 작품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홍도 그는 누구인가 』화선 김홍도金弘道(1745 ~ 1806년경)는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화원 화가로서, 당시 회화의 삼대 조류인 진경산수화, 풍속화와 남종화南宗畵는 물론이고, 도석인물道釋人物, 고사인물故事人物, 영모화조翎毛花鳥, 사군자, 초상화, 기록화 등 각 부문을 비롯해, 심지어는 불화, 판화에 이르는 거의 모든 장르에 걸쳐 두루 명작들을 남긴 대가이다. 특히 그는 국왕인 정조의 절대적인 후원 속에서 한국적 특성이 두드러진 ‘김홍도 화풍’을 확립하고, 자신의 화풍을 한 시대의 양식으로까지 확산시킴으로써 동시대와 후대의 화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한국 회화사에서 김홍도가 갖는 중요성은 그의 작품에서 간취되는 고도의 예술성, 작가적 독창성과 한국적 미감의 발현이란 점에 있다. 또 문화사적으로는 우리나라 산천의 아름다움을 건실한 사실성의 바탕 위에서 독특한 시정을 담아 재현한 진경산수화라든가. 우리 조상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과장 없이 그려내면서도 그 멋과 흥, 해학을 이끌어낸 풍속화 등에 나타난 소재의 근대적 성격에 큰 의의가 있다. 김홍도는 더욱이 시서화악詩書畵樂 등 다방면에 걸친 교양을 한 몸에 갖추었던 작가였으며, 이러한 자질들은 그 작품의 전반적 풍격을 드높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화선 김홍도, 풍속화 속으로...』풍속화는 조선 후기에 집중적으로 그려졌다. 풍속화 하면 떠오르는 김홍도는 조선 후기에 활약한 풍속 화가이다. 특별히 조선 후기 풍속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서민들이 주인공으로 부상했다는 데 있다. 신분적 차별이 심했던 시절 주인공으로 등장한 서민들의 모습은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박물관에 보았던 김홍도의 작품과 그 밖의 작품들을 지금부터 느껴 보자.벼 타작《단원풍속첩》중, 종이에 수묵담채, 국립중앙박물관흥겨운 가을걷이 장면을 활달한 X자 구도 속에 정리해 담았다. 볏단을 묶어 지게로 실어 오고, 통나무에 내리쳐서 알곡을 떨어내며 한편에선 싸리비로 쓸어 모으는 광경이 퍽이나 분주해 보인다. 그러나 한편에는 일꾼은 아랑곳없이 짚단을 받친 멍석 자리에 기대어 막걸리 한잔 걸친, 느긋한 얼굴로 장죽을 빼어 문 마름(지주를 대리하여 소작권을 관리하는 사람)이 보인다.감상지게를 진 일꾼, 자리개로 볏단을 묶는 일꾼, 개상이라고 불리는 통나무에 볏단을 메어쳐서 이삭을 떨어내는 일꾼, 마당에 떨어진 낱알을 마당비로 쓸어 모으는 연세가 지긋해 보이는 일꾼. 모두들 저마다의 일에 열중하고 있다. 힘든 농사일인데도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모습이다. 모두 흥겨운 노랫소리에 맞춰 힘겨운 노동을 이겨내는 듯하다. 일꾼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보면 지게를 짊어지고 볏단을 옮기는 청년의 약간 힘겨워 보이는 자세라던가, 볏단을 내리치려고 머리위로 힘껏 볏단을 든 형태라던가 역동적이고 사실적이다. 한편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는 마름의 모습이 그림 상단에 보인다. 반가 자세로 턱을 괴어 누운 모습이나 삐딱하니 갓을 쓴 폼이나 한가하다 못해 건방져 보인다. 김홍도는 술에 취해서 체면도 없이 누워 있는 모습을 열심히 일하는 농사꾼들의 웃음 가득한 얼굴과 대비시켜 사회상을 비판하고자 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신분차별에서 오는 불평등에 대해 비판의 시각이 잘 반영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씨름《단원풍속첩》중, 종이에 수묵담채, 국립중앙박물관들배지기로 용을 쓰는 씨름꾼을 중심에 두고, 이를 지켜보는 구경꾼들과 씨름에는 관심 없는 엿장수를 둥글게 에워싸서 화면에 통일감을 주었다. 현장의 열기는 기본적으로 구경꾼들의 갖가지 표정과 각기 다른 자세에서 오지만, 이들이 화면 위쪽에 더 많이 배치되어 있는 구도 덕분이기도 하다.감상한 가운데 두 씨름꾼들의 각 표정은 정말 생동감이 넘친다. 들배지기로 넘기려는 씨름꾼의 용을 쓰는 인상 섞인 표정과 넘어가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상대의 옷을 움켜진 손과 옷의 주름, 그리고 당황한 기색이 얼굴에 드리운 씨름꾼의 표정이 마치 그림 속에 실제의 사람이 들어가 씨름을 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림의 중심 밖으로는 등을 돌리고 엿을 팔고 있는 엿장수와 씨름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엿장수와 엿에만 관심이 있는 꼬마아이, 씨름꾼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흥미롭게 또는 긴장 속에 관람하는 구경꾼들의 모습이 다채롭다. 관람객의 표정과 자세는 하나하나가 모두 다르게 표현되어 각 개인의 다양한 개성적인 모습을 보는 것이 그림을 감상하는 또 하나의 묘미였다.이 작품에서는 우리나라의 고유 민속놀이인 씨름을 주제로 서민들의 다양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무엇보다도 역사가 책으로만 기록되어 전해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서도 표현되고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해 보는 순간이다.----------------------------------------------------서당《단원풍속첩》중, 종이에 수묵담채, 국립중앙박물관서당에서 공부할 때 일어난 재미있는 광경을 묘사한 풍속화이다. 가운데서 한 손으로 눈물을 닦고 있는 어린 소년의 모습이 훈장이 지시한 사항을 지키지 못해 종아리를 맞은 듯하다. 이를 보고 우스운지 다른 생도들은 웃음을 터뜨리고 있고, 훈장마저 웃음을 참느라고 얼굴이 일그러져 있다.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생도들의 웃음소리가 작품 가득 넘쳐 귓전에 까지 들어오게 하는 듯하다.감상한 손으로 대님을 만지작거리며 눈물을 훔치고 있는 아이, 그 아이의 것으로 보이는 형편없이 구겨진 책, 웃음을 참느라 볼이 불거져 나온 훈장님의 모습, 그 옆에 가느다란 회초리, 손으로 입을 막고 웃음을 참는 아이, 책장을 넘기는 모습. 섬세하게 묘사된 모습이 현장감을 더욱 살리는 듯하다. 양쪽으로 줄지어 앉은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개구쟁이 모습들이다. 특히나 맨 아래쪽 아이의 옷 선이 구불구불하게 떨리는 모습은 이 아이가 어깨를 들썩이며 웃는 모습을 표현한 듯하다. 오른편의 맨 위쪽 학생은 상투를 올리고 갓을 쓴 것으로 보아 결혼까지 한 학생으로 보인다. 조선시대에 어린아이들이 천자문과 예절, 교양을 배우던 서당의 모습을 익살스러운 장면으로 잘 담아놓은 그림이다. 김홍도 작품들은 인물의 모습과 사물의 모습만을 간단하게 그려놓고 있지만 그 속에 담겨진 생활의 생동감과 현장감, 정감은 넘쳐난다. 김홍도가 조선 후기 최고의 풍속화가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무동《단원풍속첩》중, 종이에 수묵담채, 국립중앙박물관북, 장구, 피리 둘, 대금, 해금 등 삼현육각의 가락을 타고 예쁘장한 소년이 너울너울 춤을 춘다. 이제 입이 아파서 피리를 삐딱하게 문 피리장이를 보면 함께 논지도 벌써 한참 되었다. 소년의 옷 윤곽선은 굵기의 변화가 많은 활기찬 선으로 되어 있고, 악사들의 그것은 변화가 적으나 대신 농담의 구분을 뚜렷이 하여 공간감을 확보했다.감상차림새로 보아 장악원 소속의 악사와 무동으로 보인다. 장악원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연주되는 음악 및 무용에 관한 모든 일을 맡아 보던 관청이었다고 한다.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는 무동의 모습은 경쾌하기 그지없어 보인다. 미소를 머금고 춤에 흠뻑 취해버린 무동의 얼굴이 생동감이 넘친다. 움직이는 팔을 감싸고 있는 옷자락이 공기의 저항으로 비틀어져 날리는 모습은 정말 사실적으로 보여 진다. 악사들 중에는 볼을 부풀려 통소를 부는 악사의 힘겨운 모습이 눈길을 끈다. 악사들은 북, 장고, 중금, 대금, 퉁소, 생황의 삼현육각으로 편성되어 있다. 각종 잔치부터 사당패 놀음, 굿에 이르기까지 조신 시대에 가장 일반적으로 연주된 음악 모둠이 삼현육각이라고 한다. 당시의 이러한 생활과 과거의 전통을 한 장의 그림으로 생생히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천재화가 김홍도에게 감사함을 전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