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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미니즘적 문학 비평으로 바라본 `보바리 부인`
    페미니즘적 문학 비평으로 바라본 ‘보바리 부인’1.서론야우스(H.R.Jauss)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작품들은 그 것이 나타나는 순간에 있어서는 아직 특정한 독자와 연결될 수 없고 오히려 문학적 기대의 익숙한 지평을 완전히 파괴함으로써 비로소 그 독자가 점진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은 그러한 ‘문학적 기대의 익숙한 지평을 파괴한’ 작품 중 하나로, 이야기 형태에 대한 형식적인 쇄신으로 소설사에 한 획을 그었으며, 사실주의 소설의 완성이나 자연주의 소설의 선구자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그리하여 지금 까지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에 대해서는 여러 각도에서 많은 연구가 되어왔으며, 특히 등장인물의 욕망의 구조나 욕망 추구의 과정 등이 지라르(Girard)의 욕망의 이론 등에 근거해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연구들은 ‘보바리 부인’속 여성인물의 행동이 남성작가에 의해 주도되어온 남성 이데올로기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거의 고려하지 않았고, ‘보바리 부인’ 속 세계관이 남성에 의해 왜곡된 세계라는 것을 간과하곤 했다.모간(Morgan)교수는 페미니즘적 문학 비평의 원리에 대하여, 작가의 작품은 성에 의해 결정되거나 상당한 정도로 성에 제약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인생과 세계를 다르게 경험하는 만큼 작품도 달리 쓸 수밖에 없다. 남녀의 생리적이고 정신적인 성차가 문학적 텍스트의 발생과 그 구조에 까지 관여하게 되므로, 페미니즘적 문학 비평은 작품을 읽는 가운데 문학에 비춰진 성차, 그것도 문학의 텍스트성, 문학성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 될 수 있는 범주에 걸친 성차를 추적하고 해석해 내야만 한다.)필자는 이러한 페미니즘적 문학 비평의 원리에 따라, ‘보바리 부인’에서 나타난 남성 작가의 한계-상투적 여성상-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규명해 보고자 한다.2. 남성 작가인 플로베르의 작품 ‘보바리 부인’ 속의 상투적 여성상(1)소설 외형상의 구조에서 나타나는 상투적 여성상상투적 여성상은 이 소설의 표제인 ‘보바리 부인’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한 인물은 우선 기호인 하나의 이름으로 표기된다고 볼 때 ‘보바리 부인’이라는 이름은 그녀의 처녀 때 이름인 엠마 루오(Emma Rouault)의 모든 실존적 개성을 부인하는 것이 된다. 그와 반대인 예를 들자면, 제인 오스틴의 소설 ‘엠마(Emma)’의 여주인공은 타이틀이 예고하듯이 오직 엠마일 뿐이며 강한 자기정체성을 지닌 힘 있고 지배적인 인간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오스틴의 엠마와는 정반대로 제시되는 플로베르의 여주인공은 주로 용빌(Yonville)의 의사 샤를 보바리의 아내인 ‘보바리 부인’으로 동일시되어짐으로써, 엠마의 완전한 파괴는 소설에 그녀가 처음 등장하는 순간부터, 아니 제목에서부터 불가피 한다. 이렇듯 결혼으로 이뤄진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서 아무개의 아내로만 자기 정체 확인(Identification)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플로베르가 나타낸 여성 일반의 운명이며, 이것은 가부장제 사회 하에서 나타나는 남성들의 시각에 의한 상투적 여성성의 구현이라고 할 수 있다.플로베르의 상투적 여성성 구현은 ‘보바리 부인’의 형식상의 구성에서도 나타난다. ‘보바리 부인’은 교장 선생님을 따라 교실에 들어서는 중학생 시절의 샤를 보바리를 독자에게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샤를이 엠마가 죽은 뒤에도 그녀를 잊지 못하다가, 결국은 그녀의 검고 긴 머리 타래를 손에 쥔 채 죽고 마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즉 전체가 3부 35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 1장에서는 샤를의 출신과 성장배경을 보여 주고 3부의 마지막 세 장(9,10,11장)에서는 엠마 사후에서 샤를의 종말까지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따라서 ‘보바리 부인’은 여주인공인 엠마의 욕망 추구 과정이 주 내용이지만, 외형은 샤를로 시작해소 샤를로 끝이 나는 형태로 되어 있다.또한, 인물의 등장, 퇴장 순서 뿐 만 아니라 작품의 구성상의 또 다른 문제인 시점의 경우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자리는 샤를 보바리에게 할애하고 있다.의사)는 가는 도중 안내자의 말에서 루올 이라는 사람은 이 근처에서 가장 부유한 농부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어젯밤 옆집에서 주현절(主顯節)의 축하를 하고 돌아오는 도중 다리를 다쳤다고 했다. 아내는 2년 전에 죽고 지금은 가사를 돌보는 딸과 단둘이 살고 있다고 했다.(중략)그 동안 하녀는 헝겊을 잘라 붕대를 만들고 딸인 엠마양은 조그마한 베개를 몇 개 만들려고 했다. 그녀가 좀처럼 바느질 상자를 찾아오지 못하자 아버지는 화를 내며 소리쳤으나 그녀는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바느질 하는 동안에 손가락을 찔리자 그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가 쪽쪽 빨았다.샤를은 그녀의 손톱이 너무나 흰데 깜짝 놀랐다. 끝이 뾰족한 손톱은 반짝반짝 빛나고, 디에프산 상아 세공보다 더 깨끗하게 다듬어져 끝이 둥글게 깎여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손은 그다지 아름다운 편이 아니었다. 희지도 않았고 손가락은 약간 마른 편이었다. 게다가 좀 지나치게 긴 편이어서 윤곽에 곡선의 부드러움이 없었다. 그녀에게 가장 아름다운 것은 눈이었다. 눈빛은 갈색이었으나 속눈썹 때문에 검게 보였다. 눈초리는 천진할 정도로 대담해서 사람의 눈을 거침없이 쏘아보았다.)이처럼, 독자가 베르토에서 엠마를 처음 대하게 될 때도, 샤를 보바리의 안내에 의해서만 엠마라는 존재를 인지 할 수 있게 만들어 놓고 있다.즉, 플로베르는 소설의 서두에서 샤를의 시선이라는 방법,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시선의 변조(Modulation)를 통해 엠마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것들은 이 소설이 결국 ‘샤를의 아내로 살다가 죽게 되는-결코 자기 삶의 자율적 주체가 되지 못하는- 엠마의 이야기’임을 형식과 내용면에서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2) 여성 주인공의 지적능력과 외모 묘사에서 나타나는 상투적 여성성아름다운 여성에 대한 숭배는 남성이 만들어낸 허구의 이데올로기이다. 낭만주의에서 시작된 여성성의 이분법-아름다운 성녀와 악마-가운데 아름다운 여성에의 찬미는 마치 아름다운 여성만이 사랑을 할 가치가 있고 사랑과 행복을 위하여 여성이 해야 할 일의 전부가 아름다운 외모 가꾸기 인 것처럼 강조한다.) ‘보바리 부인’ 역시 여주인공의 지적능력의 과소평가와 지나친 외모 위주의 묘사를 통해 남성작가로서의 편견을 드러내고 있다.여주인공인 엠마는 ‘열다섯 살 때 반년이상이나 낡은 도서실의 먼지로 손이 뒤범벅되어’) 있을 정도로 독서에 취미를 붙인 여자이다. 그러나 엠마가 읽은 책들은 모호하고 공상적인 열망만이 가득한 소설들 뿐 이었다.그녀는 삽화 위에 덮인 얇은 종이를 입으로 훅 불어 젖힐 때마다 몸을 떨었다. 종이는 반쯤 떠올랐다가 다시 책장위에 천천히 떨어졌다. 그 그림은 발코니 난간에서 짧은 외투를 입은 젊은 신사가 띠에 주머니를 단 흰 옷 입은 여인을 껴안고 있는 것이거나, 곱슬곱슬한 금발의 영국 부인이 둥근 밀짚모자를 쓰고 맑고 커다란 눈으로 이쪽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중략)푸른 잎으로 된 정자 밑에서 색시를 안고 얼큰히 취해 긴 곰방대를 빨고 있는 회교국 부족장도 있고, 이교도, 터키식 칼, 그리스식 모자, 특히 디오니소스적인 나라의 파란 경치, 그 중에는 종려나무며 전나무, 오른 쪽에 호랑이, 왼 쪽에 사자, 지평선에는 타타르식 탑, 이 모든 풍경이 씻은 듯 아름다운 원시림에 둘러싸여 쏟아지는 햇빛은 물 위에서 흔들리고, 푸른빛으로 빛나는 물 위 여기저기에 헤엄쳐 다니는 백로는 마치 긁어놓은 듯하고 뚜렷한 손톱자국을 남기고 있었다.엠마의 머리 위 벽에 걸린 램프 불이 이러한 모든 그림을 비췄다.)그런 이유로 그녀는 세계를 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도취의 몽상에만 빠지고 만다.(엠마는) 폭풍우가 있었기 때문에 바다가 좋았고, 푸른 초목은 오로지 폐허 속에 듬성듬성 살아 있을 때에만 사랑스러웠다. 그녀는 언제나 사물에서 자기의 이익을 끄집어내지 않고는 만족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필요 없다고 생각한 것은 모두 지워버렸다. 예술가적이라기보다 감상적인 기질로 풍경을 찾지 않고 정서를 요구했다.)인용문에서 나타나듯이 그녀는 삶에 대한 이성적인 조망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호한 감상주의에 의거하고 있다. 그녀의 사고의 토대는 빈약하고 허황되며 비현실적이기 까지 하다. 이것은 이 가질 수 있는 세계관의 한계라고 볼 수 있다.여성을 외모위주로 판단하는 편견은 ‘보바리 부인’ 속에서 자주 등장한다. 엠마는 ‘보바리 부인’에서 미의 가치가 부여되는 온갖 특징을 지닌 유일한 인물이다.①하얀 깃 위로 목이 나와 있었다. 머리칼은 흰 가리마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갈라져 있고, 그 부드럽고 검은 머리는 양쪽으로 딱 붙어 가운데가 약간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귓불을 약간 내놓고 볼에서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 머리칼은 뒤에 틀어 올린 머리에 함께 묶여 있었다. 시골 의사인 그)는 그런 머리를 생전 처음 보았다. 그녀의 뺨은 장밋빛 이었다.)②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 레옹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보바리 부인이 앉아 있는 의자의 가름나무에 발을 올려놓고 있었다. 그녀는 푸른색의 조그마한 깃장식을 달고 있었는데 그것이 볼록볼록 주름 잡힌 깃을 마치 프레즈(앙리 4세 시대에 유행하던 넥타이)처럼 똑바로 세우고 있었다. 그녀가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턱은 옷 속에 살짝 파묻히기도 하고 때로는 아름답게 드러나기도 하였다.)③“귀여운 여인이야. 꽤 예쁘던걸. 그 의사의 부인 말이야.” 그)는 중얼거렸다. ‘깨끗한 이, 검은 눈, 그리고 조그마한 말, 그리고 파리의 여인 같은 그 자태, 도대체 어떤 출신의 여자일까? 그 뚱뚱한 의사 선생은 어디에서 저런 훌륭한 여자를 찾아냈을까?’(중략)‘그 여자의 눈은 정말로 송곳으로 쿡 찌르는 것처럼 내 가슴까지 꿰뚫는 눈이다. 게다가 그 창백한 살결, 나는 창백한 살결을 가진 여자가 무척 좋아.’)④그녀는 모든 소설 속의 사랑하는 여인이었으며 모든 희곡의 여주인공이었고 또 모든 시집에 나오는 막연한 ‘그녀’였다. 레옹은 엠마의 어깨에서 ‘목욕하는 할렘 여인’의 호박색(琥珀色)을 연상했다. 그녀는 긴 가운을 걸친 봉건시대의 영주 부인 같았고 ‘바르셀로나’의 창백한 여인 같았다. 그녀는 천사였다!)
    인문/어학| 2010.01.17| 7페이지| 1,000원| 조회(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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