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철, 『地上의 人間』20120704 염보라처음 시집을 폈을 때 든 생각은 ‘막막하다’였다. 한자도 한자였지만 특이한 구성과 독특한 문체가 너무나도 튀었기 때문이다. 말라르메의 시집 한 편을 보는 것 같았다. 사실 처음부터 시집에 몰입하기엔 난해한 구절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시를 감상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보고, 발제한 자료와 교수님의 수업을 듣고 나니 조금씩 그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단어 하나하나가 몸부림치고 있었고 그 몸부림이 시 전체로 이어져 결국엔 내가 이 시집 안에 갇힌 기분이 들었다. 『地上의 人間』은 정말이지 매력적이고 중독성 강한 시집이다.포스트 모더니즘의 특징들이 많이 드러나는 그의 시에는 부조리한 현실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내용들이 많았다.진실에 대하여진실은 바로 네 옆에 있다 ; 어느날의 술진실은 바로 내 옆에 있다진실은 바로 내 옆에 (들어) 있다그러나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고그리고, 때로 내가 미쳐, 모르는 척하는 것이고진실은 바로 내 가슴 속에 (누워) 있다그러나 내가 미처 뛰지 못하고 있는 것이고(처음엔 나도 ‘동빡’이라는 말을 ‘진실’의 반댓말로 착각 했었다)사실상 어떤 때는 진실은 너무 날카로운 것이어서이 ‘내’가 네 ‘너’에 대하여 너무 깊은 상처를 주게 되어그리하여 때로는 진짜 진실이 진실 아닌 것이 되어버리고, 기실 때로는 그 진실 아닌 것이 더욱 절실해질수도 있는 것이고, 말하자면 진실의 칼날은 너무나날카로운 것이어서 되도록 칼질 속에 진실은 깊이깊이 (드러누워) 있는 것이 좋을 때도그리하여 이젠 나도담배를 피우면 깊이, 깊이 들여마신다과연 나는 진실한가 진실하지 않은가나는 도대체 어떤 때 행동해야 하며어떤 때 침묵해야 할, 진실이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 아닌지오늘 밤도, 그리하여, 나는 화폐를 주고일회용 섹스를 구입해 봤지만, 도대체 이것이진실이 아니라는 사실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어서(가엾은 섹스는 비쭉 한쪽 뒷발을 밖으로 드러내고 자고 있는데)그러나, 내가 미쳐, 진실이 아니라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해야 하므로청춘, 용기, 기타 등등하며 부르짖어 보지만 마음 속으로힘껏, 그렇지만 그것은 오늘밤도 너무나 멀어만 뵈는구나(과연 이 내가 어느 날 죽은 진실을 위해 통곡이나 할 수 있을는지……)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돌려 말하지도 않고, 숨겨 말하지도 않는 화자의 직접 화법은 작가와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다. 억압적인 정치 상황과 사회의 위선들 사이에서 진실을 추구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하지만 박남철 시인은 ‘어느 날 죽은 진실’들을 위하여 시로써 끊임없이 이야기하려 한다. ‘사실상 어떤 때는 진실은 너무 날카로운 것’이다. 그렇기에 ‘진실의 칼날은 너무나 날카로운 것이어서 되도록 칼질 속에 진실은 깊이깊이 (드러누워) 있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작가 또한 ‘나는 도대체 어떤 때 행동해야 ’하는 지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작가는 진실을 갈구하며 찾아내려 노력한다. 설령 오늘밤도 그 진실을 찾지 못해 안타깝더라도 그는 여전히 ‘힘껏’ 노력할 것이다. 현실을 버리지도, 그 현실을 향해 굽히고 들어가지도 않는 그의 진실 됨에 박수를 치고 싶다.시골 계시는 엄마 아부지 돼지는 또 어떻고南喆 돼지야 너도 이젠 어엿한 조선 돼지가 되지 않았느냐우리 조선 돼지들이랑 그저 먹고 사는 일이 젤 중한 일이니……시골 계시는 엄마 아부지 돼지님 말씀, 남철 돼지야아